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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00만弗 이상 금융자산가 8만6천700명>

여행가/허기성 2006. 10. 10. 20:55

1년 새 21% 급증..남성이 87% 차지

(서울=연합뉴스) 곽세연 기자 = 우리나라에서 주거지와 소비재를 제외하고 100만달러 이상의 금융 자산을 보유한 '백만장자'가 8만6천7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약 375명은 3천만달러를 초과하는 금융자산을 가진 초고액 자산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메릴린치가 컨설팅 회사인 캡제미니(capgemini)와 공동으로 발간한 '아시아태평양 연례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고액순자산보유자(HNWI: 주거지와 소비재를 제외하고 최소 100만달러 이상의 금융 자산을 보유한 사람)는 2005년 말 현재 8만6천700여명으로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총 2천300억달러에 달했다.

부자 보고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8대 주요 시장(중국, 홍콩, 인도, 인도네시아, 일본, 싱가폴, 한국, 대만)을 대상으로 작성됐다.

◆ '백만장자' 증가율 세계 1위 = 한국의 경우 HNWI 숫자가 전년 대비 21.3% 늘어나 인도(19.3%), 인도네시아(14.7%), 홍콩(14.4%), 싱가포르(13.4%) 등 다른 아시아태평양 국가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한국의 HNWI는 전체 성인인구의 0.22%에 해당하는 것으로, 세계 평균(0.22%)과 같았지만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평균치인 0.10%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또 싱가포르(1.48%), 홍콩(1.30%), 일본(1.29%), 대만(0.32%)에 뒤이은 것이다.

한국 HNWI의 1인당 평균 순자산은 350만달러로 홍콩 530만달러, 중국 500만달러, 싱가포르 470만달러에 이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4위를 차지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HNWI의 1인당 순자산은 320만달러였다.

또 성별로는 남성 비율이 87%에 달해 부의 남성 편중 현상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가운데 가장 심했으며, 연령별로는 31~50세가 가장 많은 비중을 나타내 16~30세의 젊은 부자가 많은 중국과 인도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직종별로는 54%가 기업인이었고, 35%는 사업주나 기업 영업 담당자 출신이었다.

메릴린치 글로벌 프라이빗 클라이언트(GPC) 장재호 한국 본부장은 "국내 HNWI의 급속한 증가는 2005년 지속적인 경제 호전에다 주식시장의 높은 수익률에서 기인했다"면서 "한국 뿐만 아니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의 HNWI도 대폭 늘어났다"고 말했다.

◆ 한국 자산배분 가장 보수적 = 아시아태평양지역의 HNWI는 주식과 대안투자(PEF, 상품투자, 미술품투자 등)에 포트폴리오의 약 4분의 1인 24%, 23%를 분배하는 등 두 부문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해외투자 배분은 기타지역에 비해 더 적었다. 보유 자산의 절반 이상을 조국이 포함돼 있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 투자하고 있으며 4분의 1 이상을 북미지역, 나머지가 유럽, 라틴아메리카, 중동지역에 배분했다.

한국 HNWI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이었다. 한국 HNWI의 자산은 주로 현금.예금(35%)과 채권(25%)으로 이뤄져 대표적인 보수국가로 손꼽히는 일본(현금ㆍ예금 27%, 채권 16%)보다 더 보수적인 성향을 드러냈다.

한국 HNWI는 자산의 5%만을 대안투자에 분산해 다른 아시아태평양 국가의 20%에 크게 못미쳤다. 주식에는 자산의 20%가 배분돼 인도네시아(16%), 중국(14%)을 제외하고 아시아태평양 국가 가운데 가장 낮았다.

장 본부장은 "앞으로 아시아태평양 HNWI가 자산을 국제적으로 분산투자하고 자산배분 전략에 있어 현금.예금 대신 대안상품과 주식의 비중을 늘리는 등 좀 더 공격적인 접근법을 채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글로벌 자금, 아시아태평양에 집중 = 2005년 아시아태평양 HNWI의 수는 전년 대비 7.3% 늘어난 240만명이었다. 특히 초고액 순자산보유자(Ultra-HNWI) 수가 전년 대비 12.1% 증가한 1만5천600명에 달해 부의 높은 집중도를 나타냈다.

메릴린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HNWI 자산이 글로벌 성장률인 6.0%를 뛰어 넘는 연간 6.7%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2003년 6조6천억달러에서 2004년 7조1천억달러, 2005년 7조6천억달러로 늘어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HNWI 자산은 2010년 10조6천억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전세계 HNWI의 국제적 투자지역이 북미에서 아시아태평양으로 선회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2005년 전세계 HNWI의 자금 가운데 44%가 미국에 투자됐지만 2007년에는 43%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 반면 아시아태평양에 대한 투자비중은 23%에서 24%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실제로 작년에는 글로벌 HNWI가 총 자산의 23%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투자했으며, 유럽을 제치고 처음으로 미국에 이어 투자지역 2위에 올랐다.

장 본부장은 "부의 증가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그 중심에 한국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