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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통합행정으로 가야 한국경제가 돌아간다

여행가/허기성 2006. 10. 20. 06:19


 “경기도를 꽁꽁 묶는 행정은 망국적 발상”

김문수 경기지사는 ‘일하는 지사’로 인정받기를 원한다. 그의 홈페이지 초기화면에는 ‘할 일 많은 경기도, 일하는 도지사’라는 모토가 뜨고 점퍼 차림의 김 지사가 손을 머리에 올려 하트모양을 그리고 있다. ‘일하는 지사’로 도민에게 사랑받겠다는 의미다. 김 지사는 첫 번째 해야 할 일로 ‘수도권규제철폐’를 들고 나왔다. ‘대수도론’ ‘수도권통합론’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수도권 이외의 광역단체는 “그것만은 안 된다”며 맞서고 있다. 제4기 지자체가 출범한 지 100일을 맞아 논쟁 중심에 있는 김문수 경기지사를 만났다.

- 전임자인 손학규 지사에 대한 평가한다면.

“손 전 지사의 업적은 인정한다. 지표로 나온다. 외자유치 액수, 수출의 규모, 창업기업 및 고용인력 수 등 모두 수치로 나오는 것이어서 논쟁의 여지가 없다. 도정에 대한 상세한 정보와 지식을 갖고 직무에 임해서 별 어려움은 없다. 이제 100일이 다 되어가는 데 10월에 ‘민선4기 도정운영 기본계획’을 발표할 것이다. ”

- 도정방향에 대한 가닥이 잡혔다는 뜻인가.

“도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도정에 반영하기 위해 ‘도민에게 듣겠습니다’는 주제로 도민과의 대화와 토론시간을 가졌다. 지사와 공무원은 도민의 머슴이다. 주인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13조5000억 원(하이닉스 파주공장)을 투자해 6000여 명의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기업의 투자를 막는 수도권 규제현장을 보며, 도정의 방향을 확고히 설정하고….”

- 대수도론에 관한 얘기인데, 수도권을 제외한 13개 광역단체에서 반대하고 있다.

호사다마다. 반대 목소리도 나쁘지 않다. 결국은 내 말대로 가고 있다. 대(大)PK(부산·경남)경제통합, 대전·충남 행정통합 얘기가 나오고 있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대륙의 부상에 대응하기 위해선 칸막이 행정에서 통합행정으로 가야 한다. 광역행정이 역사적 추세다. 그게 살길이다. 칸막이를 계속 늘리니까 효율성 약화된다. 지방의 경쟁력이 없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 경기도 입장만 내세운다는 지적도 있다.

“규제강화는 망국적 발상이다. 중국 공산당도 그렇게 안 한다. 티베트를 발전시키기 위해 상하이를 규제하지 않는다. 한국 경제가 안 돌아가는 요인은 바로 수도권 규제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한국경제의 핵심인 경기도를 꽁꽁 묵으니까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심장을 묶고 손발이 따뜻해지길 바라는가. 수도권규제는 경제논리상 억지다. 많은 지식인이 허구의 노예가 되어 있다. 우리나라가 불행하다.”

- 수도권에 경쟁력을 악화시킬 정도로 인구가 집중되어 있다.

“그 판단을 누가 하는가. 기업이 하는 것이다. 대통령이나 정치인이 아니다. 경쟁력 떨어지는데 왜 수도권에 오느냐고 말하는 것은 권력자의 횡포다. 이런 것은 오만방자한 발상이다. ‘비수도권이 잘 살기 위해 수도권을 규제해야 한다’ ‘서울대 없애면 내 자녀가 좋은 대학에 간다’는 퇴행적 포퓰리즘이 그것이다. 균형과 평등이라는 이름 아래 결국 나라는 망해가고 있다. 한국성장동력이 멈추는 핵심적 요인이다.”

- 대수도론를 실현하기 위한 향후 진행프로그램은.

“서울·경기·인천지역 등과 교통, 물, 공기 실무협약을 준비하고 있다. 교통이 완전통합되기까지 1년 이상 걸릴 것이다. 실무적인 일이 복잡하고 돈도 몇천억 원 들어간다. 교통국을 신설해서 서울과 협상도 하고 배우고 따라갈 것이다. 물과 공기도 마찬가지다. 서울 화장장도 하남에 건설할 것이다. 16기를 설치하겠다. 대신 5호선을 상일동에서 하남시까지 연장을 요구할 것이다.”

- 대수도론에 대항해서 ‘대영남론’이 나오고 있는데.

“부산·울산·경남 등 대영남이 광역화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특화발전하는 것은 국토균형발전의 한 방법이다. 그러나 집안싸움하기 위한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된다.”

- 경기도 분할론도 잠재되어 있는 상태인데 지역통합을 위한 대책은.

“3중, 4중의 수도권 규제를 피해보자는 갈망이 경기 남북도 분할론으로 표출된 것이다. 지역통합을 위해선 무엇보다 삶의 질을 개선이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교육에 가장 큰 역점을 둘 생각이다.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인구가 계속 유입돼 과밀학급으로 교육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교육규제로 대학 증설 신설과 이전을 막혀 있는 것이다. 네로황제 때도 없던 악법이 경기도에 적용되고 있다. 경기북부인 파주, 고양, 연천에 대학이 없다. 평준화정책으로 경기도 내에 명문고등학교가 없다. 거점을 두어 명문교육을 만들려고 하는데 이것도 규제 때문에 쉽지 않다.”

- 평준화 교육정책에 반대하는가.

“그렇다. 공립학교는 평준화를 할 수 있다. 사립학교에는 자율성을 줘야 한다. 잠재된 개성과 조건에 맞는 개인을 형성해줘야 한다. 획일화해서 두부 찍듯이 만드는 것은 인간의 본성과 부합하지 않는다. 한국교육은 평준화정책 때문에 실패했다. 왜 너도나도 유학을 떠나는가.”

- 팔당호 수질개선 방안이 결정됐나.

“팔당호 준설은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경안천 일대를 정비해서 수질을 높일 예정이다. 주변에 생태습지 늘리고 축분처리장 시설 대폭 지원할 계획이다. 상시감시를 위해 팔당호 안에 CCTV를 설치할 것이다.”

- 경기도에서 평택이 가장 주목받고 있는데.

“한·미동맹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평화신도시를 만들고자 한다. 미군 가족 동반율은 우리나라가 6%, 독일이 80%, 일본이 60%다. 미군 가족들은 반미시위 등으로 인해 한국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며칠 전 한미친선축제 갔는데 미군 부인을 거의 볼 수 없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평화신도시는 다르게 추진할 것이다. 외국인 주거단지 조성과 국제대학교와 외국인 초·중·고 유치를 염두에 두고 있다. 또 베드타운이 아니라 직장과 거주지를 결합하는 행태의 도시를 만들 것이다.”

- (대권에 나서고 있는) 한나라당 후보 중 누가 본선 경쟁력이 크다고 보는가.

“국민이 판단할 문제인데…. 모두 훌륭한 분이다. 세 분이 힘을 합쳐야 한다. 합당한 절차를 통해서 선출되면 누가 되든 승복하고 포용하는 결과를 기대한다. 그렇게 안 지키면 그분은 정치적 수명이 다 됐다고 본다.”

- 한나라당이 분열되는 상황을 우려하는 것인가.

“현재로서는 분열될 가능성 약하다. 잘되고 있으니까. 한나라당을 나가면 손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한나라당은 응집력이 강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