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남부권 택지개발사업’이 곧 본격 시작된다. 1992년 기본 계획 수립 후 14년 만이다. 서구와 유성구에 걸친 총 465만평으로 수도권의 분당신도시(594만평)에 버금가는 크기다.
이 가운데 올해 말 착공되는 1단계 지구만 183만평. 2만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인데, 소형부터 중·대형까지 고루 섞였다. 무주택 서민은 물론 평수를 늘리려는 일반 수요자에게도 호기(好機). 특히 이 지역은 녹지가 많고 교통도 편리해 인기를 끌 것으로 대전시는 보고 있다. 호남고속도로 유성IC와 서대전IC, 대전~당진 간 고속도로에 가깝다.
서남부권은 둔산, 노은에 이은 대전의 마지막 대규모 택지지구. 둔산지구는 1994년 사업이 끝난 이후 지금은 사실상 도심권에 편입됐고, 대전 북부의 노은지구도 작년 입주와 뒤처리가 마무리됐다. 그린벨트를 허물지 않는 한 대전에서 더 이상은 대형 택지지구가 나올 수 없다.
◆내년부터 분양, 2010년 입주
1단계는 서구 가수원·관저·도안동, 유성구 봉명·상대·용계·원신흥·구암·복용·원내동 등 10개 동에 걸쳤다. 총 2만2962가구(공동 2만813가구, 단독 등 기타 2149가구)를 지어 6만5000명이 살게 된다. 3개 동(洞) 정도를 ‘뚝딱’ 지어내는 셈이다.
입주는 2010년 시작돼 2012년 마칠 예정. 한국토지공사(42%)·대한주택공사(38%)·대전시도시개발공사(20%)가 구역별로 사업에 나섰다. 현재 총 1조6630억원의 보상금 가운데 1조4000억원이 풀려나가 93% 정도 보상이 진행됐다. 아파트 분양은 내년부터 한해 5000가구씩 이뤄질 계획이다. 미분양을 막고 원도심의 재개발사업도 위축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다.
2·3단계 총 282만평은 1단계 사업이 완료되는 2011년 이후 8만명 수용 규모로 추진한다는 방침만 정했을 뿐 구체적 계획은 아직 서지 않았다.
◆공원 많은 친환경 도시
서남부권의 특징은 전원적·친환경적 지역이라는 점이다. 갑천변의 입지 여건을 살려 가급적 산·언덕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개발된다. 큼지막한 공원을 여러 군데 배치해 주민들은 마치 앞마당이나 뒷동산처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도로·교량·아파트 등도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하는 ‘뷰티 타운’이다.
30년 이상 빌려주는 국민임대주택도 많아 무주택 서민에게는 어느 때보다 좋은 주택 마련 기회다. 1단계 지역의 경우 국민임대주택이 전체 공동주택의 27.5%인 5730가구 건설된다.
◆“원도심 침체 가속”비판도
대단위 택지 공급의 1차적 목적은 당연히 늘어나는 주택 수요에 대비한 것이다. 여기에다 도시 전체의 균형 개발, 행정중심복합도시의 배후 기능, 도로의 신설·확장을 통한 도심권 교통의 분산을 겸하고 있다. 하지만 대전시의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둔산과 노은택지 개발이 그랬듯 도심권 인구 감소를 초래해 원도심 활성화와 균형 발전에 오히려 역행할 것이라는 비난도 끊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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