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수요는커녕 경기지역 중산층 흡수도 어려운 입지 조건인데다 일대 개발이 집중되어 있어 과잉공급 문제가 크다. 이렇게 되면 경기 서북부 전역의 서울진입 교통 문제가 심각해진다. 잇단 투기 열풍에 따라 향후 높아질 분양가 문제나 미흡한 투기 대책도 걱정스럽다.
개발 계획에서 소개한 교통 대책에 따르면 원당∼경명로간 도로 및 김포∼원당간 도로 신설,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 및 2호선 계획 변경 등이 있다. 기존에 추진해오던 고양∼인천공항간고속도로(2013년), 김포고속화도로(2012년), 일산대교 건설(2008년) 등도 있다.
인천 지역 인근 외곽도로망은 차츰 개선돼 서울 초입까지는 괜찮을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서울에서 도심으로 들어오는 길은 여전히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뿐이다. 이들 간선도로는 지금도 경기 인천과 일산신도시 등 고양, 김포, 파주 등 서북부 지역에서 서울로 진입하려는 차량들로 출·퇴근 시간만 되면 심한 체증을 앓고 있다.
검단신도시뿐만 아니라 인근 김포·파주·송도·영종·청라 등 서북부에 신도시가 집중 개발되고 있다. 확대 개발되는 파주는 일산보다도 커진다. 이대로라면 경기 서북부 주민이 서울 도심까지 출·퇴근하는 데에는 3시간도 넘을 수 있다.
과잉공급이 큰 문제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인천 주택보급률이 106.6%에 달하고 향후 경기 서북부 일대 개발도 집중돼 있어 공급 과잉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검단·김포·청라·영종에서 분양될 아파트 물량만 현재 인천 전체 아파트 가구수(40만가구)의 절반인 19만여가구다. 유입 효과가 없으면 공동화(空洞化)될 수밖에 없다.
공공택지여서 25.7평 이하 중소형 아파트는 원가연동제가 적용되고, 중대형은 채권입찰제까지 적용되지만 이곳 분양가를 낮추기엔 역부족이다. 투기 열풍으로 주변 아파트 값이 오르면 소용없기 때문. 최근 상승세라면 이 지역 연말 시세는 연내에 평당 1000만원도 넘길 분위기다. 평당 1300만원에 달하던 파주 운정의 한라비발디 중대형 아파트가 이곳에서도 나올 수 있다.
투기방지책도 미흡하다. 주택거래 신고지역으로 지정해 자금 조달과 입주 계획서를 내도록 했다. 그러나 이는 거래 주택의 기준시가가 6억원을 넘을 때에만 적용된다. 고가주택이 적은 이곳에선 효과가 크지 않다. 주택 투기지역으로 지정해 양도소득세를 실거래가로 과세토록 했지만 투기 바람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편 추 장관은 이날 오전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신도시 공급 계획을 미리 밝혀 부동산 시장에 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신도시에 관한 보고에 앞서 “부동산 시장이 동요해서 급한 마음에 서둘러 발표했는데 결과적으로 시장에 혼란을 주게 돼 죄송하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이번 일로 부동산 투기를 부추겼다는 여론의 비난과 함께 여당과 시민단체의 사퇴 압력까지 받고 있다. 일단 청와대가 진화에 들어갔고 신도시 조성 계획도 이날 발표되면서 한 고비를 넘겼지만 시장 불안이 지속되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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