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³о삶"이야기..

안정환 아내 이혜원 의류사업가 변신

여행가/허기성 2006. 12. 2. 01:46
안정환의 아내 이혜원 씨가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유명 스포츠 스타의 아내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평소 꿈꿔왔던 패션 사업에 첫걸음을 내디딘 것. 이 씨는 최근 여성 의류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을 오픈하고 ‘대표 이혜원’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현재 안정환이 팀을 찾지 못해 ‘잠시’ 쉬고 있는 상황이라 자신의 사회 활동을 이상한 시각으로 볼까봐 많은 고민과 갈등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남편의 적극적인 외조와 격려 덕분에 ‘리안(www.liahn.co.kr)’이란 쇼핑몰을 탄생시켰고 ‘리안’이 오픈하자마자 주문이 밀려들어 이 씨는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다.

요즘 안정환 이혜원 부부는 ‘새벽 별 보기 커플’이다.


청담동의 숍에서 의상을 매만지는 이혜원 씨.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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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생활할 때는 늦은 아침을 먹고 남편이 운동나가면 그때부터 집안 일을 시작하는 여유와 넉넉함이 묻어났지만 두 달 전부터 남편은 운동하러 아내는 동대문 시장으로 옷을 구입하러 가는 고된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이 씨가 전하는 남편 안정환의 근황은 운동 선수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차이점이 있다면 소속팀이 없다 보니까 훈련 장소와 일정 등이 불규칙하다는 것. 새벽 5시에 청담동의 집을 나서 경기도 남양주 부근의 한 학교 운동장에서 훈련하는 것을 시작으로 하루를 여는데 날씨가 추워지면서 여러 가지 불편함이 뒤따르고 있다. 시간을 좀 늦추고 싶어도 그 이후론 조기축구회원들이 운동장을 사용하기 때문에 부득불 그 시간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

“많이 안타까워요. 겉으론 전혀 내색하지 않고 이전보다 더 규칙적이고 부지런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 마음은 오죽하겠어요. 웃어도 쓸쓸해 보이는 얼굴을 남편한테서 느낄 때 저 또한 힘들어지지만 일을 시작하면서 서로 많이 밝아진 것 같아요.”

이 씨는 인터넷 쇼핑몰에 뛰어들게 된 계기에 대해 “남편과는 전혀 관계 없는, 오래 전부터 계획된 일”임을 분명히 밝혔다.

“제가 쇼핑몰을 시작한다고 하니까 몇몇 사람들은 남편이 무적 선수로 있어 아내가 돈벌이를 시작한 것처럼 보더라구요. 사실 이런 시각들이 있을까봐 일을 시작하지 못하고 미루고 있었거든요. 남편의 축구 인생과는 상관 없는 순수한 제 일이고 디자이너가 꿈이었던 제 인생의 첫 발을 내딛는 일이 쇼핑몰 운영이었어요. 이런 부분으로 몇날 며칠을 고민하자 남편이 오히려 다른 사람들 시선이 무슨 상관이냐며 용기를 줬어요. 우리만 아니면 그만이라고 말하더라구요. 눈물나게 고마웠어요. 남편의 배려가.”

이 씨는 새벽 3시에 집을 나선다. 미스코리아 선배 임주연 씨와 함께 동대문시장을 샅샅이 뒤지고 다니며 좋은 물건을 골라내는 일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고 고달팠다고 한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볼까봐 최대한 ‘변장’을 하고 다니다가 얼마 전부터는 ‘안정환의 아내’라는 사실을 굳이 숨기지 않는단다.

“처음엔 상인들이 물건도 잘 보여주지 않으려고 했어요. 제가 쇼핑몰을 시작한지 몰랐기 때문이죠. 뭐 하러 새벽시장까지 나와서 고생하느냐며 돌려보내는 분들도 있었구요. 지금은 많이들 챙겨주시고 좋은 물건은 일부러 숨겨 놓고 있다가 제가 나타나면 보여주시고 그래요. 이 일이 얼마나 많은 발품을 팔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좌우되더라구요. 쇼핑몰이 오픈하자마자 워낙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어 발바닥이 퉁퉁 부어도 힘든 줄을 모르겠어요.”

어머니 전봉숙 씨와 함께 운영하는 청담동 ‘토브’의 주차장 한켠에 자신의 숍을 만든 이 씨는 인테리어 단가를 낮추기 위해 페인트 칠부터 도배까지 손수 처리했다고 한다. 기자와 인터뷰를 하는 자리에 앉자마자 “이 벽지는 리원이(딸) 방에서 가져온 거구요, 저기 샹들리에는 집 천장에 매단 것 떼어온 거예요”라며 활짝 웃었다.

스물두 살에 축구 스타 안정환과 결혼하면서부터 공인 아닌 공인으로 살아야 했던 지난 6년여의 시간들. 미스코리아라는 프로필과 안정환의 평범하지 않은 가정사까지 껴안으면서 이 씨는 줄곧 언론의 관심과 시달림 속에서 살아야 했다. 이 씨로선 이 부분에 대해 아직도 할 말이 많은 듯했다.

“얼마 전에는 정말 황당한 얘기를 들었어요. 우리 부부의 이혼설, 불화설이 나돈다는 거예요. 물론 가끔씩 다투고 싸운 적은 있어요. 하지만 단 한번도 이혼 운운했던 적이 없었어요. 한번은 이웃 주민을 우연히 길에서 만났는데 절 보시곤 ‘힘내라’며 등을 토닥거리시더라구요. 그 분은 제가 리원이 아빠와 별거 중으로 알았대요.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참으로 서글퍼졌어요. 우리 부부는 어항 속 물고기들이 아니거든요.”

동대문 새벽시장을 다니며 이 씨는 깨달은 사실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한다. 그곳은 바깥 세상과는 또다른 별천지였다. 지금까지 자신이 본 세상이 전부가 아니었다는 사실에 전율이 느껴질 정도였단다.

“새벽시장에서 보고 느낀 점을 남편에게 많이 얘기해줘요. 열심히 살다 보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거라고요.”

마지막으로 안정환의 진로 문제에 대해 물었다. 이 씨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의견임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12월 초쯤 유럽 이적시장이 열리면 다시 트라이할 것 같아요. 저는 굳이 유럽이 아니라고 해도 상관 없어요. J리그나 한국 복귀도 염두에 뒀음 좋겠는데 그 결정은 전적으로 남편 몫이니까 뭐라고 말하기가 그래요. 정환 씨 이제 겨우 서른 살이에요. 분명 좋은 모습으로 축구팬들에게 나타날 거라 믿어요. 기대해 주세요.”

안정환과의 결혼소식을 제일 먼저 보도했던 기자는 이혜원 씨가 얼마나 현명하고 부지런한 아내이자 엄마인지 잘 안다. 그가 사업가로도 분명 큰 일을 해낼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차가운 겨울이 깊어질수록 뜨거운 '이적 시장'은 가까워져만 온다. 우리의 박지성, 설기현, 이영표가 활약하고 있는 프리미어리그 팀들을 비롯한 유럽의 유수한 축구팀들도 또 한 번의 대회전을 준비하고 있고, 얼마 전 챔피언이 가려지며 오프 시즌에 돌입한 K-리그에서도 이적과 관련한 뉴스들이 심심치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 지난 해 11월 12일 저녁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스웨덴의 친선경기는 전후반 각각 두골씩 주고받은 끝에 2대2로 비겼다. 전반 7분경 첫골을 성공시킨 안정환 선수가 손가락에 입을 맞추고 있다.
ⓒ2006 오마이뉴스 권우성
06/07시즌 개막 전부터 꾸준히 '이적설'에 휩싸이고 있는 이영표를 비롯해, 프리미어리그 진출설이 피어오르고 있는 이천수나 소속팀과의 갈등을 빚고 있는 이동국의 거취는 이미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K-리그 팀들도 희망찬 07시즌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선수들의 새둥지 찾기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우승팀 성남은 다음 시즌 무수히도 많은 대회를 치르기 위해 전체적인 선수 보강이 필요한 팀이고, 수원은 정상급 중앙 공격수의 보강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다른 팀들도 알찬 선수 보강을 통해 나름의 청사진을 그리려 하고 있다.

이렇게 이적과 관련한 무수한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지만, 눈에 띄지 않는 이름이 하나 있다. 바로 지난 8월부터 '무적(소속이 없는 선수)'선수로 지내고 있는 안정환이다.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이적 시장의 중심에 서 있어야 할 그이지만, 아직 그의 이름은 호명되지 않고 있고 되려 너무나도 차분히 조용하기만 하다.

차갑기만 한 유럽 이적 시장

안정환은 아직 유럽 이적에 대한 미련을 완전하게 버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 복귀한다면 그를 탐내지 않을 팀은 없다. 하지만, 아직 유럽에 대한 마지막 기대감이 남아서인지 국내 복귀에 대해서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도리어 지난 10월에는 유럽 진출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지지부진함을 보이던 에이전시도 교체했다. 그동안 안정환의 유럽 진출을 거들던 톰 샌더슨을 대신해 국내 대형 매니지먼트사인 여리 인터내셔널에 모든 것을 맡기고 유럽행을 타진하고 있다. 이렇듯 총력을 기울이며 유럽행을 모색하고 있는 안정환에게 유럽 진출은 포기할 수 없는 마지막 자존심과 같은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안정환의 기대와 열정에 비해 다가오는 겨울 이적 시장에서 희망은 그리 밝은 편이 아니다. 올 겨울 안정환이 만족스러운 웃음을 보이며 우리에게 새로운 이적 사실을 발표하기를 바라지만, 냉정하게 판단했을 때 안정환에게 손짓할 유럽의 구단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만약 오퍼가 오가더라도 안정환을 실망시키는 수준이거나 유럽 변방의 하위 리그일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이유는 현실과 다른 그들의 가치 책정 기준 때문이다. 그들이 아시아 출신의 선수를 보는 눈은 아직 올바르지 못하다. 지난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과 일본이 중심이 된 아시아 축구가 좋은 성적을 내긴 했지만, 역시 국제무대에서 아시아의 부진이 전체적인 아시아 선수들의 질을 떨어뜨리는 이유가 되고 있다. 물론 박지성과 설기현 이영표와 같이 정상급 리그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들이 많기는 하지만, 아시아 선수들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에는 여전히 색안경이 끼워져 있다.

이런 현실적인 상황에서 비교적 자원이 넘치는 공격수를, 그것도 만 30을 넘긴 아시아 선수를 선택하기란 그들에게도 적지 않은 모험인 것이다. 물론 안정환의 선수로서 공격수로서 가치는 절대 그러하지 않지만 말이다. 인정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 그렇다.

더 이상 '무적'은 안된다

▲ 지난 5월 26일 저녁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축구대표팀 평가전에서 안정환 선수.
ⓒ2006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영표와 박지성의 경우 그를 무한히 신뢰했던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의 후광과 믿음으로 유럽인들의 편견을 깰 수 있었고, 최근 절정의 기량을 만개하고 있는 설기현의 경우 한 계단 한 계단 꾸준히 밟아온 시간과 노력의 결과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 당장 이름 석 자와 기량만으로 유럽에 진출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그런 현실을 안정환이 모를 리 없다. 어쩌면, 누구보다 냉혹한 그 세계를 가장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유럽이란 그 벽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안정환은, 그래서 더 대단해 보이기도 하고 그래서 더 안타까워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안정환이 그 꿈을 위해 무적 선수로 계속 남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할 수밖에 없다.

물론 유럽 진출의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안정환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명문팀이 지금 이 순간에도 안정환의 프로필을 뒤지며 그를 영입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만에 하나 유럽 진출이 성사되지 않았다면 더 이상 유럽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국내 리그에 돌아와야 한다. 더 이상 무적 선수로 남는 것은 안정환은 물론이고, 한국 축구를 위해서도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네 K-리그를 보면 흐뭇한 웃음이 조금씩 새나오곤 한다. 아직 선수들을 연호하는 관중의 수도 부족하고, 선수와 관중이 어우러질 수 있는 자랑스러운 축구 문화도 서툰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조금씩 차오르는 관중석이 있고, 경기는 점점 흥미와 박진감을 더해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1월 19일과 25일 펼쳐졌던 챔피언결정전 두 경기는 그런 우리 K-리그에 대한 발전 가능성과 희망을 보기에 충분한 경기들이었다. 비록 TV 중계 시청률이 3%로 기록되면서 적지 않은 실망감도 맛봤지만, 경기장을 찾았던 수만의 축구팬들과 훌륭했던 경기 내용들은 K-리그의 밝은 미래를 가늠키엔 충분한 것들이었다.

안정환, 이제 우리에게 오라

 
▲ 지난 5월 26일 저녁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축구대표팀 평가전에서 안정환 선수.
ⓒ2006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렇게 조금씩 불타오르며 한국 프로 축구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준비하려는 K-리그에 안정환이 가세한다면 분명 새롭고 커다란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안정환 본인이 유럽 아니면 안 된다고 했던 다짐들이 자신의 꿈과 자존심을 위해서라면, 이제 그 자존심과 꿈을 한국 축구와 자신을 사랑했던 팬들에게 되돌려줘도 충분히 가치 있고 아름다운 일이 될 것이다.

또 어느덧 한국 축구에서 고참이 되어버린 안정환이 4년 전 선배 황선홍이 그랬던 것처럼, 앞에서 묵묵히 선수들을 독려하고 이끌며 한국 축구를 위해 국가 대표팀을 위해 무언가를 해주기를 바라고 싶다. 그리고 안정환은 충분히 그럴 능력과 자질이 있다고 믿는다.

더 이상 무적 선수로 남는다면 아직 못 다한 불꽃을 피우지 못하고 꺼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저 그렇게 안정환의 불꽃이 사그라지는 걸 바라보기엔 그를 아끼는 팬이 너무 많고, 그의 몸에서 꿈틀거리는 축구를 향한 열정과 능력이 너무 아깝다.

굳이 유럽이 아닌 선택을 했다 해서 그를 비판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2002년 한, 일 월드컵 이후 유럽의 높은 수준과 차별의 벽에 홀로 맞서 싸웠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외롭고 힘든 싸움은 그만 하고, 더 많은 박수와 환호가 있는 곳으로 그리고 안정환 본인이 많은 것을 스스로 할 수 있는 곳으로 하루빨리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