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 삼성그룹본사
“롯데 본사를 강남으로 옮기라는데…”
롯데, 서초구청 제안에 고민…
롯데칠성 땅1만평을 상업용도로 변경해주겠다는 대가로
서울시 결정 남아있어…
롯데는 작년 말 백화점·호텔과 문화센터·환승센터 짓겠다고 제안
서울 강남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으로 불리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롯데칠성 물류센터 부지(1만200평). 주거지역으로 묶여 있는 이 땅을 상업지역으로 바꿔 개발하는 것은 롯데그룹의 숙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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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초구는 이 일대의 세부적인 개발계획인 지구단위계획을 바꾸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아직 변경안을 입안하지 않았지만, 롯데 측 바람대로 이 일대를 상업지역으로 바꿔 개발하는 쪽으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치상 아파트를 짓기엔 아까운 땅이라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서초구는 용도지역 변경에 대한 ‘대가’로 최근 롯데 측에 “롯데 본사를 서초동 부지로 옮기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용도지역 변경은 구청에서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서울시에 제출한 뒤 서울시가 필지별 용도지역을 규정한 도시관리계획을 바꿔야 이뤄진다. 롯데로선 첫 관문인 서초구가 용도지역 변경 쪽으로 무게를 둔 것은 반색할 일이다. 그러나 본사 이전은 쉽지 않은 결정. 과연 롯데는 강남의 금싸라기 땅을 개발하기 위해 본사까지 옮기려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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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동 롯데칠성 물류센터 부지. |
이런 논의가 나올 수 있는 건 이 땅이 가진 가치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이 땅은 현재 공사가 한창인 서초동 삼성타운 부지와 100m 가량 떨어져 있고, 부지면적은 삼성타운(7500여평)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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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사가 한창인 삼성타운. |
롯데도 서초동 땅에 대한 잠정적인 개발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서초구가 작년 말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검토하던 와중에 롯데 측은 이 일대에 대형 백화점과 호텔, 주상복합을 짓는 개발계획안을 서초구에 제출했다.
삼성타운에 이어 인접한 롯데칠성 부지까지 개발될 경우 이 일대는 강남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롯데칠성 부지까지 개발되면 이 일대는 강남의 새로운 업무·상업시설 벨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용도지역 변경에 따라 롯데 측이 얻을 땅값 차익도 엄청나다. 현재 롯데칠성 부지 인근의 주거지역 땅값은 평당 2000만~3000만원 선이고, 상업지역은 1억원을 웃도는 곳이 있다. 상업지역으로 바뀌면 롯데 측은 땅값으로만 1조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당연히 용도지역 변경에 따른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이런 부담을 덜기 위해 서초구는 당초 롯데 측에 롯데칠성 부지 내에 ‘환승센터’를 짓는 방안을 제안했고, 롯데 측도 이에 맞는 개발계획을 세웠다. 롯데칠성 부지와 가까운 경부고속도로에서 부지 내로 통하는 램프를 연결시키고 부지 내에 대중교통 환승센터를 짓겠다는 구상이다. 강남역 일대의 만성적인 교통 체증을 덜기 위한 것이다. 롯데 측은 부지 내에 문화센터를 짓겠다는 계획도 냈다.
환승센터와 문화센터는 용도지역 변경에 대한 일종의 ‘대가’인 셈이다. 그러나 최근 서초구가 환승센터의 교통체증 완화 효과가 적다고 판단, 그 대안으로 ‘롯데 본사 이전’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다. 박성중 구청장이 최근 롯데 측 고위간부를 만나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고 한다. 박 구청장은 “대기업 본사나 연구기관을 끌어들여 지역 브랜드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본사 이외에 경기 화성에 있는 현대·기아자동차의 연구센터, 경기 평택에 있는 LG전자 연구개발 시설이 각각 내년과 2008년에 서초구로 옮길 예정인데 롯데 본사 내지는 핵심 계열사까지 끌어들이겠다는 취지다.
롯데 측은 박 구청장의 제안에 “검토해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본사 이전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롯데 측은 아직 구체적인 검토를 하지 않고 있다.
우선 검토를 하기엔 시기가 이르다는 게 롯데 측의 판단이다. 서초구가 아직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서울시에 내지 않았고, 설령 낸다고 해도 서울시가 반대하면 용도지역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서초구의 움직임에 대해 “아직 뭐라 말할 수 없는 입장”이라면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롯데칠성 부지는 주거지역이면서 아파트지구인데 아파트지구를 다른 용도로 개발한 전례가 없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본사 이전부터 검토하기는 어렵다고 롯데 측은 보는 것이다.
롯데 계열사가 곳곳에 흩어져 그룹 본사라는 개념이 모호한 것도 문제다. 현재 롯데쇼핑과 롯데호텔 본사는 서울 중구 소공동에 있고, 롯데제과는 영등포구 양평동, 롯데건설은 서초구 잠원동에 있다. 굳이 그룹 본사라고 한다면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이 있는 소공동으로 볼 수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쇼핑이나 롯데호텔은 점포 자체가 본사 개념이라 따로 떼서 보기도 어려워 이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서초구의 제안을 마냥 뭉갤 수도 없다는 데 어려움이 있다. 롯데 측은 서초동 부지 개발에 따른 이득이 워낙 커 서초구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롯데 관계자는 “서초구의 제안이 고민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서초구에서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서울시에 내면 그때부터 검토할 문제”라고 했다.
그는 “다만 강남 중심지로 사무실을 옮기려는 수요는 충분한 만큼 롯데칠성 부지를 개발하면 그 부지 내로 사무실을 이전하려는 다른 기업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부지를 개발하면 굳이 롯데 계열사를 이전하지 않아도 다른 기업체들이 옮겨와 기업체 유치라는 서초구의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미래에 대한 예측일 뿐 손에 잡히는 대안은 될 수 없다. 서초구 입장에선 롯데 측에 강남 요지의 땅 개발을 위한 대가로 본사 내지는 계열사 이전 같은 다짐을 미리 받으려 할 공산이 크다. 롯데가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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