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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에 ’작전세력‘ 주의보

여행가/허기성 2007. 1. 8. 23:13
지난해 9월 경기도 수원 호매실동 신미주 아파트. 비인기지역인데다 별다른 호재도 없어 5∼6년째 제자리 걸음이던 이 아파트 24평형의 가격(7700만원)이 2∼3주 새 갑자기 1억2000만원까지 치솟았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에서는 당시 집값 단기 급등의 원인 제공자로 부동산 ‘작전세력’을 지목했다. 10∼15명으로 구성된 투기세력이 매물로 나온 아파트를 대량으로 매집하는 바람에 매물이 달려 집값이 폭등했다는 것.

인근 곡반정동 W공인 L사장은 “호매실동 임대주택단지 보상금 지급을 앞두고 작전세력이 ‘찍기’를 통해 매물을 싹쓸이했다”며 “이들은 싼값에 사들인 아파트를 비싸게 되파는 수법으로 한 두달 새 수십여억원의 차익을 남겼다”고 말했다.

최근 구도심 재개발, 택지지구, 신도시 등 각종 개발계획이 남발되는 수도권 부동산시장에 이른바 ‘작전세력’이 활개를 치고 있다. 이들은 개발 예정지 주변의 부동산 매물을 대량으로 거둬들여 가격을 끌어올린 뒤 되파는 수법으로 막대한 차익을 챙겨 부동산시장 교란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전문적인 조직 갖추기도

최근 활동 중인 작전세력의 특징은 돈, 정보, 연계세력이라는 3박자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실무를 담당하는 ‘부동산 빠꿈이(현장지식이 풍부한 업자)’, 이들과 연계된 현지 중개업소, 실탄(자금)조달을 맡는 ‘큰손’ 등이 기본적인 인적 구성이다. 이들은 구성원 간의 ‘팀워크’를 바탕으로 각자의 ‘개인기’를 발휘해 먹잇감이 될 만한 지역을 찾아 다닌다.

지난해 12월 다세대ㆍ연립주택 값이 갑자기 치솟았던 경기도 김포 북변동도 이들과 같은 ‘작전세력’의 작품으로 현지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당시 이들은 아직 용역 검토중인 구도심 개발계획을 마치 확정된 것처럼 투자자들을 현혹해 낡은 주택을 비싼 값에 팔아넘겼다.

사우동 S공인 J사장은 “당시 서울에서 딱지(철거민이 입주권을 받을 권리)를 전문으로 거래하던 팀이 개입해 집값을 끌어올렸다”며 “이들이 집값을 일시에 부풀려 놓고 빠져버리는 바람에 뒤늦게 추격매수에 나선 일반투자자들만 손해를 보게 될 판”이라고 말했다.

 








▲ 싼 값에 산뒤 개발 호재 소문을 퍼뜨리며 비싼 값에 되파는 부동산 작전세력이

    기승을 부려 수요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당시 작전세력의 인위적인 집값 끌어올리기로 7000만원에 그쳤던 북변동 황금빌라 24평형의 호가가 한 두달만에 1억2000만원으로 급등했다.

지난해말 대체 신도시 후보지로 오르내리며 낡은 빌라 값이 폭등했던 용인시 모현면에도 작전세력이 개입됐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용인시 프린스공인 강승진 사장은 “지난해 10월경 서울 업자들이 그럴듯한 개발도면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을 대거 끌어모았다”며 “이 때문에 6000만원하던 모현면 30평형 빌라의 매매가가 최근 1억원까지 치솟았다”고 말했다.

부동산전문업체인 뉴스타의 이원희 개발이사는 “불황기를 틈타 증시에서 주가를 조작하듯 부동산에서도 작전세력이 개입하는 사례가 많다”며 “작전은 워낙 교묘하게 이뤄져 일반인들이 눈치채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어떤 수법을 동원하나, 주의점 등

부동산 작전세력들은 개발계획 등 재료가 있는 지역의 매물을 미리 선점한다. 이때는 ‘찍기’라는 수법이 주로 동원된다. ‘찍기’란 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부동산을 가계약만 한 뒤 단기간에 웃돈을 받고 투자자에게 되파는 수법을 말한다.

작전세력은 이 경우 개발계획이 확정되면 높은 시세차익이 가능하다는 식의 과장된 분석자료 등을 돌리며 분위기를 띄운다. 그리고 일부 매물을 실제 비싼 가격에 사들여 시세를 끌어올린 다음 미리 매물을 실수요자들에게 떠넘기고 빠진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에는 실거래가 등기부 등재 이후 한동안 뜸했던 ‘UP 계약서’도 동원되기도 한다. 예컨대 집주인에게는 시세보다 1000만원 정도 많은 금액에 매매계약서를 써주고 시세차익을 나누는 조건을 제시하면서 매물을 선점한 뒤 이를 되파는 것이다.

수원 곡반정동 이용우 사장은 “최근 규제가 집중된 서울을 피해 작전세력들이 지방이나 수도권 부동산에 손대는 일이 많아졌다”며 “이들은 치고 빠지는 수법으로 수요자들의 호주머니를 털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분위기에 휩쓸린 ‘묻지마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다산서비스 이종창 대표는 “최근에는 소액투자가 가능한 지방의 구도심내 다세대, 빌라 등이 작전세력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며 “수요자들은 스스로 부동산 작전에 휘말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앤알 박상언 대표는 “부동산값이 저절로 오르는 호황기보다 침체기에 작전이 흔하다”며 “특히 재료 없이 가격이 턱없이 오른 지역의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