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사망할 때까지의 노후 생활 자금은 얼마가 필요할까. 추정치가 조사기관에 따라 각양각색이어서 은퇴를 앞둔 중년층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추정치는 삼성금융연구소가 올해 2월 내놓은 것이다. 이 연구소는 지난해 5∼7월 전국 7대 도시 거주 40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현재 근로소득자가 60세에 은퇴했을 때 원하는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은퇴 시점에 평균 8억1000만 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추정치는 조사 대상 연령을 특정하지 않고 전 연령의 평균치를 제시한 것이었다. 따라서 조사 대상자가 현재 어느 연령대에 있는지에 따라 은퇴 시점의 노후자금 추정치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 조사기관마다 자금추정치 격차 커
이에 앞서 삼성생명은 지난해 10월 직장에서 60세에 은퇴한 부부가 연간 해외여행을 한 번 하고 골프를 월 2회, 가사도우미를 월 8회 부르는 등 풍요로운 노후생활을 하면서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할 때 거주비를 제외한 노후자금은 11억여 원 필요하다는 계산을 제시했다. 또 기본적인 노후생활을 하는 데도 7억 원 정도가 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 추정치 역시 그런 생활을 하는 데 드는 현재 시점의 연간 생활비에 단순히 20년을 곱한 수치이며 보유 재산의 수익률이나 국민연금 등을 감안하지 않아 부정확하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이보다 앞서 2005년 11월 교보생명이 추정한 노후자금은 11억 원이었고 같은 해 PCA생명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은퇴 후 부부가 취미와 레저생활을 하면서 80세까지 사는 데 현재 화폐가치로 월 233만 원씩 모두 5억5920만 원이 드는 것으로 제시했다. 2004년 5월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제시한 노후자금은 2억6000만∼7억 원이었다. 이를 종합해 보면 평균 7억 원, 많게는 13억 원에 이른다.
이 같은 추정치는 그동안의 저금리 현상과 보험회사들의 마케팅 전략이 겹쳐 과장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LG경제연구소 이철용 연구원이 2006년 2월 15일 내놓은 LG주간경제 리포트에 따르면 현재 30∼50대가 큰 불편 없이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는 노후자금은 은퇴 시점의 돈으로 4억∼5억 원이면 된다는 것이다.
○ 통계청, 月 생활비 서울 154만 원 제시
이 연구원은 그동안 나온 노후자금 추정치의 문제점으로 첫째는 보험회사들이 상류층을 주 공략 대상으로 삼아 노후자금 설계가 골프 해외여행 파출부 중형차 등으로 상징되는 웰빙형 생활 패턴을 전제로 이루어진 점을 들었다. 둘째는 노후자금 규모는 과대평가하는 반면 물가상승률은 높게 잡고 노후 대비 투자의 기대수익률은 낮게 잡는 등 분석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통계청이 조사한 ‘가구 소비 실태’를 근거로 2005년 말 현재 은퇴생활을 하고 있는 고령자 부부의 월평균 생활비는 군 지역의 경우 97만 원, 시나 광역시는 130만 원, 서울은 154만 원이라고 제시했다(주거비 포함). 그는 이를 바탕으로 2006년 현재 30세, 40세, 50세인 동갑내기 부부가 각각 60세에 은퇴하고 남자는 평균수명인 76세, 여자는 82세까지 산다고 가정할 때의 필요한 노후자금을 계산했다.
또 연간물가상승률은 3%, 은퇴 시점까지 축적된 자산에서 매년 4%의 수익률이 기대되는 것으로 추정했으며 은퇴 이후 국민연금이나 완전노령연금을 가구당 월평균 50만 원씩을 받는 것으로 가정하고 남편이 사망한 뒤 혼자 사는 아내의 생활비는 부부 생활비의 60%로 잡았다.
이러한 조건을 전제로 하여 이 연구원이 제시한 평균적인 노후자금은 현재 40세의 경우 60세에 도달했을 때 그 시점의 돈 가치로 1억8286만(군 지역)∼4억297만 원(서울)이 있으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예컨대 서울에서 살고 있는 40세 동갑내기 부부의 경우 현재 1억8391만 원(60세가 됐을 때 필요한 자금인 4억297만 원을 연간 4%의 할인율을 적용해 계산한 현재가치·부동산이 포함된 개념임)에 상당하는 재산을 갖고 있을 경우 이 돈을 굴려 연간 4% 정도의 수익을 꾸준히 거둔다면 평균 수준의 노후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장 그 돈이 없더라도 앞으로 20년 동안 4억297만 원을 모아도 마찬가지다. 이 부부가 60세에 그 돈으로 154만 원의 당시 가치에 해당하는 돈을 매달 쓰고 나머지 재산은 금리 4%의 상품에 넣고 살아가면 아내가 사망할 때쯤 재산이 다 없어진다는 계산이다.
○ 자녀교육비 거품 줄이고 투자기간 늘려야
이 연구원은 부부가 매월 한 번 음악회나 영화관에 가고 1년에 한 번 종합검진을 받고 피트니스센터의 한 코스를 매월 수강하며 1년에 한 번 해외여행도 하는 생활을 ‘품위 있는’ 노후생활로 상정하고 이 정도의 생활을 하려면 현재의 50세는 60세에 도달하는 시점에서 2억6370만(군 지역)∼5억4184만 원(서울)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풍족한’ 노후생활은 품위 있는 노후생활보다 취미 및 여가생활 부문 지출을 1.5배 이상 쓰는 생활로 상정했을 때 현재 50세의 경우 3억4536만(군 지역)∼6억9291만 원(서울)의 노후자금이 있으면 가능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이 연구원은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서는 첫째,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노후 대비 투자규모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특히 가계지출의 20∼40%를 차지하는 자녀교육 관련 비용을 과감히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둘째, 투자기간을 늘려 잡아 가급적 미리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50세의 노후투자 필요자금을 100으로 했을 때 40세는 50세의 45% 정도만 소요되며 30세는 40세 필요자금의 60% 수준이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정동우 사회복지전문기자 forum@donga.com
■노후대비 자금 어떻게 준비하나
30세 직장인, 생활비 20% 저축땐 OK
전문가들은 은퇴 후 부부의 적정 노후자금을 은퇴 전 생활비의 70% 정도로 보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직장에서 정년 무렵에 퇴직할 보통의 은퇴자인 경우 이 생활비는 국민연금으로 25%, 기업연금(퇴직연금)으로 25% 정도를 메울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따라서 나머지 20%에 해당하는 부분을 사망 시까지 지속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면 일단 기본적인 노후 대비가 완성되는 셈이다.
이를 위해서는 부동산 투자나 저축 등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겠으나 개인적인 길흉화복에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부족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연금보험을 권한다.
대한생명 대전FA센터장 강용각 씨가 산출해 낸 직장인의 노후자금 마련 시나리오를 보자. 30세의 직장인 A 씨의 현재 연간 생활비가 3500만 원이라면 현재의 돈 가치로 산정한 그의 노후 생활비는 이 돈의 70%인 2400만 원이며 그는 현 생활비의 20%인 700만 원을 준비하면 된다.
그가 65세 이후에 완전히 은퇴해 노후 생활을 시작한다고 가정하면 700만 원의 35년 후 미래가치는 1957만5000원이다. 은퇴 시점에서 해마다 이만큼의 돈이 종신까지 나오는 대책을 마련하면 되는 것이다.
만약 A 씨가 생명보험사의 개인연금에 매월 43만5000원을 15년간 납입하고 65세까지의 거치기간을 거치면 그는 65세부터 매년 약 1950만 원의 돈을 죽을 때까지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2007년 공시이율 4.7% 적용 시). 강 센터장 역시 미리 대비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임을 강조했다.
"세상을 보는 맑은 창이 되겠습니다."
샐러리맨이 알아야 할 노후 준비 재테크
정년퇴직, 평생직장의 개념이 무의미해진 지 오래다. 때문에 더욱이 샐러리맨은 노후 준비를 서둘러 해둘 필요가 있다. 핵가족화로 예전처럼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기도 힘들어졌다. 이제 노년을 어떻게 보내느냐 하는 것은 온전히 자신의 몫으로 남게 됐다. 노후 준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퇴직 후 30년의 삶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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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여성이 약 80세, 남성이 73세다. 의학의 발달로 평균수명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정년퇴직을 55세로 잡는다면, 은퇴 후 약 30년을 ‘놀고 먹어야’ 한다. 대부분의 샐러리맨이 부모의 품을 떠나 홀로 서기를 시작하는 시기를 20대 후반으로 보면 돈을 벌 수 있는 시기는 55세까지 약 25년밖에 안 된다. 직장 생활은 약 25년인데, 노후 생활이 30여년이 되는 시기가 온 셈이다.
하지만 은퇴 후 문화 혜택과 삶의 질을 높이다 보면 일할 때보다 돈이 더 필요하게 된다. 또 60대 이후에는 크고 작은 질병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의료비 부담도 커진다. 노후 30년간 지내기 위해서 최소 얼마나 필요할까? 부부의 식대를 하루 2만원이라고 가정하면 30년간 약 2억1천9백만원이 된다. 차비 등 한 달 용돈을 15만원씩 부부가 총 30만원을 사용하면 1억8백만원이 필요하다. 이런 간단한 계산만으로도 노후 30년 동안 필요한 돈은 4억3천만원 정도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이보다 훨씬 많은 돈이 필요하다. 이 금액을 돈을 벌 수 있는 20년 동안 준비하려면 매월 1백80만원 이상 저축을 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자녀도 키워야 하고, 내집 마련도 하면서 노후를 대비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해결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복권에 당첨된 돈으로 재테크를 해서 재산을 마련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건강하게 움직일 수 있는 한 오래 일을 하면서 꾸준히 돈을 버는 것이다. 일을 오래하게 되면 은퇴는 늦어지고 놀고먹는 기간이 짧아지게 된다. 그만큼 돈을 버는 시간이 늘어나고, 돈을 쓰는 시간은 줄어들게 된다. 이것이 대부분의 샐러리맨이 노후를 대비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이렇게 은퇴 시기를 늦추기 위해서는 미래에 대한 장기적인 사고와 준비를 일찍부터 시작해야 한다. 인생의 시간표를 놓고,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시작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직장 생활을 언제까지 어떤 모습으로 할 것인지 생각하고, 몸값을 올리기 위해 필요한 투자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긴 인생을 생각할 때 10년 후, 20년 후에 더 나은 모습으로 살아가기 하려면 자기계발에 투자해야만 한다.
샐러리맨이 기억해야 할 재테크 습관
1955년부터 1968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을 ‘베이비붐’ 세대라고 한다. 베이비붐 세대는 특정 기간 동안 급격히 증가한 출생률로 인해 태어난 세대다. 베이비붐 세대가 인구의 2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움직임은 경제의 흐름에 큰 영향을 준다.
이들은 1980년대부터 왕성한 경제활동을 시작했고, 우리나라의 양적·질적 성장을 이룩해내기에 이른다. 이들의 엄청난 구매력은 내수를 부양했고,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는 원동력이 됐다. 또 이들의 경제적인 독립은 내집 마련의 수요 팽창을 가져왔다. 내집 마련을 하기 시작한 1990년부터 아파트를 중심으로 급격한 부동산 가격 상승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들이 은퇴를 10년 정도 앞두고 노후 준비를 위해 장기적인 투자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적립식 펀드와 변액보험 붐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보통 베이비붐 세대의 움직임에 따른 흐름이 10년 이상 지속되어왔기 때문에, 노후를 대비하는 움직임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걱정하는 쪽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그들의 움직임에 동참하고 선참하는 것이 최소한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 선택이 될 것이다. 은퇴 후를 대비하려면 베이비붐 세대의 움직임을 잘 살펴봐야 한다. 이들의 움직임을 통해 재테크 시장이 어떻게 변하게 될 것인지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후를 준비하는 샐러리맨은 재테크 습관부터 갖추는 것이 좋다. 매년 재테크 상태를 전면 검토하는 것이 좋다. 이것이 ‘재무 목표 정하기’인데,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후 매년 자산 부채표를 만들어 현금의 흐름을 점검해야 한다. 그 다음 생활 패턴이나 투자 상태 중 고칠 것을 찾아내고,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짜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이런 재무설계와 투자 상태 점검은 매년 해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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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목표를 정하고 실천하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그리고 자산배분의 비율이나 투자 상태만 바꿔서는 안 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외식이나 전화비를 줄이는 등의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소비습관을 바꾸려는 각오와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 재무 목표의 실행이나 투자 성공은 어떤 학문이나 수학이 아니라 일상생활을 통해 꾸준히 실천하는 생활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투자에서 성공하려면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첫째, 투자의 기본적인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한다. 투자를 할 때 투자상품을 꼼꼼이 평가해 결정하되, 처음에 정한 자산의 배분이나 기대 수익률 혹은 투자의 목적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간혹 상품에 집중하면 큰 목표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경제에 관한 시야를 넓혀야 한다. 투자를 할 때 한 번도 실패하지 않을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시장 상황이나 상품의 운용성과 등 어떤 요인에서든 성공과 실패가 반복된다. 단기적인 실패나 저조한 실적은 시장의 변화 등을 통해 변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지나친 비관이나 낙관 혹은 무관심은 금물이다. 시행착오를 줄이고 좀더 확신과 판단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경제에 관한 관심을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경제의 큰 흐름을 주시하며 시장이 주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 2000년 코스닥 시장이 불붙었을 때는 코스닥 종목은 어떤 것을 사도 무조건 돈을 번다고 이야기했다. IMF 때도 채권을 사면 마찬가지로 돈을 벌었다. 하지만 시장이 어려울 때는 아무리 노력해도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 요즘처럼 초저금리 시대에 아무리 0.1% 높은 금리를 찾아봐도 그 성과는 큰 차이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렇게 기회는 시장에 의해 판가름 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그것이 기회인지, 위험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준비와 경험에서 나온다. 시장이 주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남들이 가고 난 길을 따라가기만 해서는 안 된다.
샐러리맨이 알아둬야 할 노후 대비 재테크 법칙
재테크에는 법칙이 있다. 법칙을 무시하고 ‘감’에만 의존하면 재테크는 실패할 확률이 높다. 금융기관에서 쏟아내고 있는 수많은 상품 중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때, 재테크의 법칙을 알고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재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품이 아니라 설계다. 부동산이나 펀드, 보험 등 재테크를 상품만 보고 하는 경우가 많다. 상품을 선택하는 것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도구를 선택하는 것과 같다. 재테크는 평생 풀어야 할 숙제이자 시험이다. 체계적인 계획과 균형적 설계가 가장 필요하다.
그리고 펀드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의 펀드는 주식과 채권 같은 유가증권 투자로부터 출범했다. 지금은 부동산과 선박, 대출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되는 상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다양하게 투자할 수 있는 해외 투자 관련 상품까지 펀드의 형태로 출시되어 투자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시간이 없고 자금력도 없는 일반 투자자들은 개별적으로 종목을 찾는 것보다 펀드를 이용하면 손실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또 펀드는 위험을 분산하는 포트폴리오 효과도 얻을 수 있다.
펀드를 하나 사는 것은 다양한 채권에 투자하고 동시에 우량주식에 분산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펀드를 이용하면 위험과 수익의 기회가 다른 중국 시장이나 동유럽 시장과 같은 다양한 시장에 투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적은 비용으로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고,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세금을 아까워하지 말아야 한다. 요즘은 일선의 세무사들도 합법적 절세 이외에는 세금을 아까워하지 말라고 권한다. 세금이 아깝다고 무리한 일을 하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수익이 많아야 세금도 많아지고, 수익이 적으면 세금도 적어진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오히려 세금을 절세하기보다 수익원 자체를 키우는 노력이 중요하다. 0.1%의 이자를 따라다니고 절세상품을 찾아다니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이기보다는 투자상품을 통해 추가 수익원을 마련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재무설계에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보험 가입이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보험 편중 현상이 심한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보험은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미래의 위험을 대비한다. 하지만 그 비용은 현재부터 미래까지 꾸준히 지출되고, 그로 인해 다른 저축이나 소비를 줄여야 한다. 따라서 보험에 가입할 때는 현금 흐름을 감안해 수입의 5~8% 범주 내에서 가입해야 한다.
언제든 찾아 쓸 수 있는 당장의 생활비 성격의 예금인 유동성 예금은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유동성 예금의 종류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흔히 사용하는 예금은 은행의 보통예금이나 저축예금이다. 하지만 이런 예금들은 제로 금리에 가까울 만큼 거의 이자가 없으므로 결제자금의 일시보유에는 적절하지만, 유동성 예금계좌로는 적당하지 않다. 유동성 준비자금을 운용하는 데 적당한 상품은 MMF(고객의 돈을 모아 수익률이 높은 단기 금융상품에 집중 투자해 여기서 얻는 수익을 되돌려주는 실적배당상품)나 CMA(고객이 맡긴 예탁금을 기업어음이나 국공채 등에 투자해 그 수익금을 돌려주는 실적배당형 금융상품) 혹은 환매조건부 채권으로 불리는 RP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예금에 가입하면 소액의 자금이라도 거액자금을 운용하는 것과 비슷한 이자소득을 받을 수 있다.
노후 준비 위한 투자상품
베이비붐 세대는 1~2명의 자녀를 키우고 있다. 가구당 평균 자녀 수는 1.2명에 불과하고, 맞벌이를 하는 가정이 많다. 이전 세대보다는 많이 버는 반면 부양가족 수가 적고 부양에 대한 부담도 적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 하지만 현재 청소년인 세대는 대개 외아들이나 외동딸인 경우가 많다. 이들이 결혼을 하면 양가 부모를 모두 신경 써야 한다. 즉, 두 사람이 4명의 부모를 모셔야 하는 것이다. 평균수명이 늘고 있어서 봉양해야 할 시간도 길어졌다. 때문에 자녀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기 위해서는 부모 스스로 노후에 대해 준비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국민연금이 아주 최소한의 힘이 되어주더라도 노후를 국민연금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베이비붐 세대가 연금을 받을 때면 연금을 납입하는 사람보다 받아야 하는 사람이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노후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이 개인연금이다. 개인연금은 가입방법도 다양하고 납입한 금액에 대해 각종 세제 혜택 지원도 있다. 노후 준비에 관심이 많다면 반드시 개인연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변액연금이나 적립식 펀드와 같은 장기성 투자상품도 병행해 활용하는 것이 좋다.
노후 준비를 위해 나온 상품 중에서 연금저축이 눈길을 끌고 있다. 연금저축은 세 가지 방법으로 가입할 수 있다. 보험사를 통해 가입하는 연금보험, 은행에서 가입하는 신탁 형태의 연금신탁 그리고 증권사 등에서 가입하는 적립식 펀드 형태의 연금저축 펀드다. 세 가지 상품의 가입자격은 만 18세 이상으로 국내에 거주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1년에 최대 1천2백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3백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어 절세 효과도 있다. 연금저축의 최소 투자기간은 10년 이상이고, 일시불로 찾거나 55세 이전에 출금하는 경우에는 중도해지로 취급한다.
연금보험 상품 중 연말에 소득공제 혜택이 없는 대신 비과세 혜택과 한 번에 모두 수령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 있다. 비과세 연금보험은 크게 세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정기예금의 이율 수준에 근접하는 확정금리형 상품과 연금 지급 시점에 보험사에서 납입원금을 보장해주는 변액연금보험 그리고 순수한 투자상품이지만 중도에 일부 출금할 수 있는 변액유니버셜보험이다. 연금보험은 노후에 연금으로 사용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가입할 때는 보장성보험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현명하다.
그리고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부동산 구입을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사람들의 부동산 투자에 대한 신뢰는 거의 신앙에 가까울 정도다. 하지만 노후 준비로 부동산을 생각하면 위험할 수도 있다. 부동산은 개별 물건별로 길 하나 차이로 상품가치가 극명하게 다르고 자금단위가 크므로 시세와 매매가격이 불일치하는 경우도 많다. 이는 가격평가나 유동화가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행히 자신에게 플러스 상황일 때는 큰 도움이 되지만, 반대일 경우에는 큰 낭패를 보기 쉽다. 내집 한 채 가지고 있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만 노후 준비로 부동산에 올인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돈이 많지 않아 여기저기 투자해놓은 부동산이 있다면 시간 여유를 가지고 웬만한 것은 모두 정리하고 유동성이 확보되는 물건으로 집을 마련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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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은 퇴직 후에도 일을 계속해서 은퇴 시점을 미루는 것이 현명하다”
Q 은퇴 후 준비가 왜 중요한가?
인구 증가율이 가파르게 줄어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젊은 세대가 기성 세대를 부양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기성 세대가 예전처럼 자식들 교육에 올인하면 노후에 예상치 못한 고통을 받을 수 있다. 지금은 자녀 교육도 중요하지만, 은퇴 후 준비에 투자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은퇴 후 자신이 초라해지면 자식과의 관계도 소원해지기 쉽다.
Q 샐러리맨이 은퇴 준비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데?
샐러리맨은 은퇴와 퇴직의 개념을 다르게 봐야 한다. 샐러리맨은 직장에서 정년퇴직을 한 후에도 어떤 일이라도 계속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샐러리맨은 일에서 아예 손을 놓는 은퇴 시기를 늦추는 것이 가장 현명한 노후 대비다. 일을 계속 해야만 의미 없이 보내는 시간도 줄고, 돈도 많이 쓰지 않게 된다.
Q 은퇴 후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하나?
수명은 늘어나고 있지만, 돈을 벌 수 있는 시간은 줄어들고 있다. 샐러리맨이 이런 현실을 극복하려면 돈을 버는 시간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 자기계발을 통해서 자신의 역량을 높여야 한다. 또 하나의 방법은 돈을 많이 벌어놓는 것이다. 바로 재테크와 투자다. 사람들이 잘못알고 있는 것이 있는데, 투자는 쓰고 남은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를 누리면서 투자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자기희생이 뒤따라야 한다. 수익의 50~60%를 재테크에 투자해야 한다.
Q 은퇴 후 대비도 중요하지만, 샐러리맨에게 ‘내집 마련’이 중요한데?
내집 마련은 재테크를 할 때도 중요하다. 집이 있는 것은 아무래도 안정감을 얻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돈을 모아서 집을 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주택을 구입하려면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이자와 원리금 상환을 합해서 수익의 30% 이내의 대출만 받아야 한다. 30% 이상이 되면 내집 마련이 재테크를 하는데 발목을 잡는다.
Q 요즘 주목받고 있는 금융상품이 무엇인가?
ELS 펀드와 해외 부동산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ELS 펀드는 고객이 맡긴 자금을 채권과 주식투자로 운용하고 주가지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펀드다. ELS 펀드는 세제 혜택과 안정성 등 장점이 많은 상품이다. 그리고 미국의 오피스나 사업용 부동산 펀드 수익률이 알려진 것보다 훨ㅆLㄴ 안정적이고 수익률이 높다.
Q 해외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주의할 점은?
중국이나 인도 쪽은 이제 조심해야 한다. 베트남은 발전 가능성이 높은 나라지만, 국민성이나 경제상황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리기 힘들다. 동유럽을 대상으로 하는 펀드를 추천하고 싶다.
“정년 채워도 딸은 16살, 남은 삶 어찌살지 막막”
국민연금에 개인연금보험, 30평대 아파트가 있지만 장씨가 느끼는 노후는 불안하기만 하다. 그는 “6살 아들 영어 유치원비만 한 달에 88만원이 든다”며 “8살짜리 딸까지 두 남매 대학 교육을 시키려면 10년 넘게 남았는데, 55살에 정년퇴직을 하면 남은 삶은 어찌 살지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장씨는 이내 “정년이나 다 채우고 나갈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중년 아버지들, 은퇴가 두렵다=국내 기업들이 가장 많이 채택하고 있는 정년 55살을 기준으로 보면, 앞으로 3~10년 정도면 전후‘베이비붐 세대’(1955~63년 출생·44~52살)의 은퇴가 본격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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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가 퇴장할 무렵인 2018년에 우리나라는 고령사회(65살 이상 인구 비율이 전체의 14% 이상)로 접어들고, 평균수명은 80.7살까지 높아진다. 만약 장씨를 비롯한 이 세대들이 제2의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55살에 퇴직한다면, 사반세기를 직업 없이 지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지옥철’에 시달려야 하는 출근길이 지긋지긋해도 중년의 아버지들은 은퇴가 반갑지만은 않다.
실제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45~59살 남녀 2707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절반(50.5%)이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은퇴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은퇴를 희망하는 나이도 60~64살(18.4%), 65~69살(11%) 순으로, 더 일하고 싶다는 의지가 역력히 드러난다.
이 조사에서 현재 이미 은퇴한 이들(441명)의 경우 ‘건강이 나빠졌기 때문’(42%)이거나, ‘다른 일자리를 찾을 수 없기 때문’(37.4%)에 은퇴했다는 답변이 많았고, 은퇴했지만 일을 원하는 사람의 57%가 ‘돈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결국 대부분 ‘자발적 은퇴’는 아닌 셈이다. 하지만 현실은 ‘오래 일해야 하는 처지와 형편’을 헤아리지 않는다.
현행 고령자고용법이 60살 정년을 권고하고 있기는 하나, 강제할 수단이 없어 57살 미만에서 정체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표 4) 이마저도 명예퇴직이나 정리해고 앞에선 무력하다. 준비되지 않은 퇴장은 개인에게도 고통이지만, 이들을 부양해야 할 젊은 세대들의 허리마저 휘게 한다.
“정년 연장이 답이다”=고령사회에 연착륙할 방안으로 전문가들은 노인들이 안정적이고 오래 일할 수 있는 사회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고령사회정책팀 정경희 팀장은 “지금 정부 주도의 노인 일자리 창출 사업으로는 부족하다”며 “성장 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해서라도 은퇴 연령을 높이는 등 노동시장의 여건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 장지연 박사는 자영업자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상황을 먼저 지적했다. 장 박사는 “우리나라의 국민연금 구조는 정규직 임금 노동자를 중심으로 확립돼 있어, 자영업자들은 노후 보장의 마지막 보루인 국민연금의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라도 자영업자 비중이 큰 산업구조는 바뀌어야 하고, 또 이들이 빈곤층으로 추락하는 것을 막으려면 가능한 한 오래도록 임금 노동자로 머물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지금으로서는 정년 연장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문제를 겪는 세계 최장수 국가 일본 역시 정년 연장을 해답으로 찾았다. 일본은 지난해 기업들의 정년을 60살에서 65살로 연장하도록 의무화한 데 이어, 다시 70살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정년을 늘리는 중소기업에는 장려금을 주어 경영 압박을 덜게 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등 ‘실버 인력 활용’을 국가 시책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지난해 7월, 연령차별 금지 법제화와 정년제도 개선 등을 뼈대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인 ‘새로맞이 2010 플랜’을 내놓았다. 특히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언론과 새해 인터뷰에서 “올해 안에 연령차별 금지법을 만들겠다”고 의지를 밝혀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철강·조선업계 현장은 이미 고령화가 상당히 진행돼 있어 고령자를 내보내게 되면 작업의 공백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보건복지부 인력경제팀 권호안 팀장의 말도 정년 연장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무르익고 있음을 보여준다.
권 팀장은 “고령의 노동자를 계속 고용할 경우 장기 근속에 따른 임금 부담이 크다”며 “우선 임금피크제 확산을 통해 연공급적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등 밑바탕을 준비하고, 2010년께 정년 의무화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의 생각은 사뭇 다르다. 산업 현장의 고령화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큰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정부의 법적 강제는 시장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드세다.
한국경영자총협회 황인철 사회정책팀장은 “정부가 정년 연장 법제화를 일방적으로 추진하면, 기업들이 임금 부담을 느끼게 된다”며 “이에 대한 역작용으로 청년층의 노동시장 신규진입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회의적 견해를 드러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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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안된 노후는 ‘불안 넘어 고통’
일하는 노인 30% 뿐…50%가 “경제상태 나쁜편”
생계형 일자리 원하는데 정부선 소득보충형 지원
“아침에 일어나 출근할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밥맛이 절로 나죠.”
오전 8시50분,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어김없이 채한기(66)씨가 탄 자전거가 안산시외버스터미널 주유소로 들어선다. 손톱 끝엔 기름때가 거뭇해도 주유소로 들어오는 차량을 향해 “어서 오십시오”를 외치는 채씨의 목소리는 젊은이들 못지않게 힘차다.
채씨는 지난해 9월부터 넉달째 보건복지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을 통해 이곳에서 주유원으로 일하고 있다. 처음에는 주유 구멍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기름을 바닥에 흘리는 실수도 잦았지만 이제는 4만원이면 4만원, 손님이 원하는 만큼 딱딱 끊어 맞출 정도로 ‘베테랑 주유원’이 됐다.
주 6일 하루 다섯시간 일해 채씨가 받는 돈은 30여만원. 그는 “비록 큰돈은 아니지만 손자들 용돈 주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웃었다. “젊은이들과 더불어 일하면서 생각도 젊어지는 덤도 있다”고 했다.
채씨처럼 일자리를 찾은 노인들에게 ‘내일’은 ‘죽지 못해 맞는 하루’가 아니라 ‘새 태양이 뜨는 새날’이다. 하지만 다수의 노인들이 채씨처럼 만족스러운 노후를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 중년인 이들에게는 적은 시간이나마 노후를 준비할 시간이 있다지만, 준비 없이 노년을 맞은 이들에게 노후는 불안을 넘어 고통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이 발표한 ‘2004년도 전국 노인생활실태 및 복지욕구조사’를 살펴보면 3278명 가운데 노후생활 준비를 한 노인의 비율은 28.3%로 낮은 수준이었고, 절반(50%)이 자신의 경제상태를 ‘나쁜 편’이라고 답했다. 일자리가 있는 노인은 30.8%에 불과했다. 눈에 띄는 것은 일자리가 있다는 노인들 가운데서도 농·어·축산업과 단순노무직 종사자의 비율이 81.7%에 이른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보사연 고령사회정책팀 정경희 팀장은 “지금 노인들의 경우 학력수준이 낮아 농·어·축산업 등에서 기존의 노하우를 사용하는 데 그치거나 단순 노동을 하고 있다”며 “소득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빈곤층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일이 필요한 노인들을 위해 정부가 하고 있는 사업은 ‘노인 일자리 사업’이 사실상 전부다. 2004년 시작한 이 사업을 통해 정부는 지난해 8만3천개의 일자리를 만들었고, 올해는 11만개까지 일자리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의 일자리 창출은 단순히 ‘소득 보충형’에 그치고 있다. 취업 희망 노인의 과반수(75.5%)가 돈이 필요한 생계형 일자리를 원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부족한 점이 많다. ‘복지욕구조사’에서도 현재 정부의 일자리 사업을 통해 노인들은 평균 7개월 근무하고 월 20만원 안팎의 보수를 받고 있는데, 30만원 정도로 보수를 인상해줄 것과 9.6개월로 근무기간을 연장해주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노인 일자리 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변재관 원장은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 일자리 등 복지형 일자리와 민간 주도의 시장형 일자리를 늘려 노인 일자리 사업을 내실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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