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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흔들리면 집값 뛴다

여행가/허기성 2007. 7. 12. 19:32

부동산 시장과 주택정책에 대해 우리 국민들은 많은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

한 번 오른 부동산값이 왜 떨어지지 않는 것일까?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핵심 정책들이 왜 미리미리 채택되지 않았는가? 또 과거 채택됐던 정책들은 왜 다시 무너졌는가?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인가?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다시 무너지지 않을 것인가?

이러한 궁금증을 하나하나 풀어가고 해답을 찾아가다보면 결론적으로 ‘부동산 불패신화’와 ‘정책 일관성’이라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사실을 만나게 된다.

과거 40년 동안 부동산 정책이 경기상황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흔들리고 바뀌면서 일관성이 희석되고 정책신뢰도가 낮아지면서 불패신화와 잘못된 관행이 뿌리깊이 자리잡았다.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려면 정책일관성이 유지돼 부동산 투기가 더 이상 초과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국민들의 의식 속에 깊이 자리 잡아야만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최근의 상황은 이 같은 의식이 뿌리내리고 자리 잡는데 많은 장애를 노출하고 있다. 일부에서 종부세의 세목 통합을 이야기하거나 부동산과 관련한 금융규제 완화를 제기하며 과거와 똑같은 일을 반복하려 하고 있다. 꼭 필요한 핵심 정책에 대한 보수언론과 정치권의 흔들기도 끊임 없이 진행되면서 서민들의 불안을 부추기고 또다른 쪽으로는 투기심리에 불을 지피려 하고 있다.

정치 상황따라 부동산 세제 바꾼 관행이 투기심리와 불패신화로 연결

세금, 특히 부동산을 보유하는데 따르는 재산세종합부동산세 같은 보유세 문제는 정치적으로 아주 민감하다. 이런 세금은 주부들이 주로 내기 때문에 ‘장바구니 세금’ 또는 ‘주부세’로 불릴 정도로 여론에도 민감하다.

과거 40년의 부동산 정책의 역사를 살펴보면 부동산 세금 부분이 가장 많은 좌절을 겪은 정책이었다. 부동산 보유세를 구성하는 재산세 과표를 높이려는 시도는 역대 정부에서 ‘조세저항’ 우려로 번번이 무산됐다. 국회 속기록과 과거 신문보도를 살펴보면 ‘재산세 파동’ ‘조세저항’이란 말들이 매우 자주 등장한다.

합리적인 세제개편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하루 아침에 없던 일이 되는 우여곡절을 반복했고, 이런 관행이 의연 중에 투기심리와 부동산 불패신화로 연결됐다.

이런 과거의 뒤틀린 관행에 비춰보면, 종부세로 대표되는 부동산 보유세 합리화와 제자리 찾기가 그나마 여기까지 정착한 것은 어쩌면 획기적인 것이다.

지난해 말 종부세 부과를 앞두고 일부 언론들이 무소득 고령자와 같은 아주 극소수의 사례들을 들어가며 은근히 납부거부나 조세저항을 부추기는 듯한 인상을 풍긴 일은 지금도 씁쓸하다. 그야말로 대다수 국민과 서민들의 고통과 공익은 아랑곳 않고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정책 흔들기였다. 그래도 종부세 최종 납부율은 98.2%나 됐다.

이처럼 높은 종부세 납부율은 종부세의 최고 원칙이 “일단 시행하고 정착시킨후 문제점은 보완하면 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확실하게 시행하고 정착도 되기 전에 갖가지 예외와 보완사항을 놓고 논란을 벌이다 보면 본말이 전도되기 때문이다.

불패신화는 아직…잘못된 관행과 정책 흔들기와의 싸움 계속

엄밀히 말해 아직도 부동산 불패신화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는 ‘불안한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 우리 사회에는 부동산으로 돈을 벌어서 부자가 된 사람들이 많고, 지금도 부동산에 투자해 돈을 벌고 그래도 세금은 덜 내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

시장 경제 패러다임이 바뀌어서 자신의 자산규모가 10년 전에 비해 몇배 커졌는데도 세금만큼은 아예 피하거나 과거 10년 전 수준으로 내고 싶어한다. 일부 언론과 시장주의자들이 이를 부추기기도 한다. 관행이라는 이름의 투기소득 불감증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다.

또 건설 경기가 항상 호황이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고, 이 건설경기를 통해 경제성장을 이끌려는 유혹도 여전하다. 또 거의 매일 부동산 시장 동향을 중계방송하면서 개별 신문사의 이익을 국민의 이익인양 포장하는 언론 등 부동산 정책을 둘러싸고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는 대치전선이 있다.

이들은 우선 눈앞에 집값이 얼마 오르는 것을 좋아하는 보통사람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심지어 서민들의 불안과 불신까지 부동산 안정 정책 흔들기에 교묘하게 동원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우리 부동산시장은 뒤틀려 있고 지금도 일종의 잘못된 관행과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내집마련의 소중한 꿈을 위해 종부세 지켜야

이같은 잘못된 관행과 인식을 바꿔 부동산 불패신화에 종말을 고하고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종부세가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분양가 상한제나 원가공개, 공급확대도 사실은 그 다음 문제다.

‘부동산이 돈이 된다’고 생각하는 투기적 수요와 초과수요가 남아있고, 일부에서 종부세를 흔들고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흠집내기를 계속하는 상황에서는 공급확대를 해봐야 결코 시장안정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종부세의 정착을 통해 ‘부동산 투기가 더 이상 돈이 안 된다’는 인식이 자리잡은 후라야 공급확대를 해도 새 주택이 무주택 실수요자의 손에 들어가고 시장도 안정될 수 있다. 부동산을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그 만큼 세금을 더 내는 부담이 생기고, 부동산 투자를 해도 더 이상 초과 수익을 내지 못한다는 사실이 몇 년간, 또는 수십년간 경험을 통해 우리 사회에 정착될 때 그때 비로소 불패신화가 사라질 것이다.

그 전까지는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들이 일관성 있게 유지돼야 한다. 종부세 자체를 흔들어서는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다. 시장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하고 보완할 정책과 확고한 ‘신호등’으로 유지해야 할 정책을 구별해 대응하는 것도 부동산 불패 신화가 사라진 다음의 이야기다.

어렵게 자리잡은 종부세와 부동산 정책을 흔드는 것은 내집 마련이라는 보통 사람들의 소박한 꿈을 흔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