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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고금리시대가 온다…"빚을 줄여라"

여행가/허기성 2007. 7. 12. 22:19

한국은행이 12일 시중의 돈줄을 조이고자 콜금리 인상 카드를 빼들었다. 더욱이 한은은 콜금리 인상이 이번 한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해 대출·예금 금리가 한동안 오름세를 타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해 8월 마지막 콜금리 인상 이후 한은은 지급준비율 인상이나 총액대출한도 축소 같은 우회적 방법으로 과잉 유동성 흡수를 시도했다. 하지만 효과는 없었고 시중에 돈은 계속 넘쳐났다. 광의유동성(L)이 지난해 9월 이후 지난 5월까지 9개월 동안 두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갔고, 당국의 수차례 경고에도 지난달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8조3400억원)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과잉 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돼 왔다. 그럼에도 한은이 칼을 빼들지 못했던 것은 불안한 경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 2분기부터 경기 회복 기조가 뚜렷해지자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문제는 현재의 과잉 유동성이 한 차례 금리 인상으로 잡힐 것이냐는 것이다. 한은도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추가 인상 가능성을 강력하게 내비쳤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 방향에서 “현재의 콜금리 목표는 여전히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성태 한은 총재도 기자회견에서 “콜금리 4.75%가 경제 성장에 장애가 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 차례 더 올린다고 해도 기껏 경기에 중립적이라는 의미다. 이 총재는 또 물가 상승 압력을 거듭 언급했다.

따라서 이번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 과잉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한은의 추가 인상은 자연스러운 선택이 될 것이다. 추가 인상 시점은 이르면 8월 늦으면 10월쯤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콜금리 인상이 두 차례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시각도 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번 더 올려도 경기에 중립적인 수준이라면, 경기 확장 국면에서는 세 차례 인상을 통해 긴축 수준으로 가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2000년 이후 지나치게 낮아졌던 금리가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다만 세번째 인상 시기는 경기 진행 추이를 본 뒤 내년 상반기 중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콜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재테크 전략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성태 한은 총재가 콜금리의 추가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작년 8월 이후 콜금리 동결로 큰 변동이 없었던 시중금리가 본격적인 인상기로 접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통상 금리인상기엔 '예금은 변동금리로 짧게, 대출은 고정금리로 길게' 가져가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증시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고 절대적인 금리수준도 여전히 낮은 만큼 단순히 금리인상기 전략에만 맞추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 "그래도 투자상품이 대세" = 시중은행 재테크팀장들은 증시 호황으로 고객들의 기대수익률이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1~2차례 콜금리 인상만으로 투자전략을 바꾸기는 무리라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박승안 투체어스강남센터 PB팀장 "콜금리를 연 5%로 추가 인상하면 예금금리가 연 5.5% 정도 될 텐데 체감물가 4%와 이자소득세를 제외하면 실질금리는 1% 정도에 불과하다"며 "실질금리가 2%는 되어야 금리경쟁력이 생기는 점을 감안할 때 본격적인 금리인상기로 보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콜금리 인상 여부와 별도로 연말 대통령선거라는 큰 변수가 있는 만큼 일단은 6개월 정도 짧게 짧게 자금을 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강남PB센터 최낙주 팀장도 "재테크 전략을 바꾸기에는 금리수준이 여전히 낮다"며 "예금상품이 금리경쟁력을 가지려면 최소한 연 7~8% 수준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두차례 콜금리 인상만으로는 연 10%대로 높아진 고객의 `눈높이'를 맞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 대출, 고정금리 고려해볼 만 = 요즘처럼 각종 투자상품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콜금리 인상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대상은 예금 고객이 아닌 대출 고객이다.

이성태 총재도 이날 "국민 전체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금리를 올렸지만 부문적으로 빚을 많이 쓴 사람들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기업와 가계의 금리부담을 일부 우려했다.

신한은행 한상언 재테크 팀장은 "현재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차는 0.5%포인트로 크게 줄었고 콜금리의 추가인상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정금리 대출을 고려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격차가 콜금리 4차례 인상분인 1% 수준이라면 여전히 변동금리가 유리하겠지만 0.5% 정도의 금리차는 2차례의 인상만으로 역전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일정기간 이전에 고정금리로 갈아탈 때 잔금의 일정 비율만큼 내야하는 중도상환 수수료가 관건이 된다.

한 팀장은 "현재 고정-변동 금리차를 감안할 때 중도상황 수수료를 잔금의 1% 이상 물어야 한다면 `갈아타기'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10년 이상의 중.장기 대출에 대해서는 주택금융공사 보금자리론(모기지론)의 경쟁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