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차 회사원 노인맥(33·가명)씨. 사회생활 초년에는 잘 몰랐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사람이 재산’이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업무에 필요한 사람을 알고 있거나 한 다리만 건너면 소개받을 수 있는 ‘마당발’ 동료와 달리 노씨는 일이 주어지면 담당이 누구인지 알아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했다. 출발선이 다르니 업무 처리 속도와 내용도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었다.
‘무엇을 아느냐’보다 ‘누구를 아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실감하고 인맥을 만들어 보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연락이 끊기다시피 한 학교 동창에게 전화하기 쑥스럽고, 생면부지 사람들이 모인 동호회 문을 두드리는 것도 어색하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마당발’로 불리는 직장인 세 명에게 인맥 쌓는 방법을 들어봤다. 건양대 부속 김안과병원의 김성주(45) 원장은 지난해 최고경영자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인맥을 넓혀가고 있다. 기업용품 통합구매 대행사인 오피스플러스의 이순례(36) 부사장은 명함 300장이 들어가는 명함첩을 매년 두세 개 새로 채운다. 이원희(33) 신한BNP파리바투신운용 차장은 연말이면 연하장을 보내는 대상이 600명이 넘는다.
◆인맥은 정보의 금맥=“인맥은 사회에서 만나는 스승”이라고 이순례 부사장은 정의한다. 나보다 앞서간 사람, 혹은 다른 길을 간 사람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시행착오를 줄이는 지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평소 각 분야의 지인, 즉 스승을 알고 있으면 그들을 통해 전문지식과 경험을 얻어 정보나 기회를 효율적으로 포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주 원장은 진료만 하던 의사에서 경영자로 변신하면서 인맥의 중요성을 뒤늦게 깨달았다. 그는 “의사는 인간관계보다는 전문성이 더 중시되기 때문에 인맥의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는데, 경영이라는 새로운 일을 하다 보니 그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책이나 강의로 경영 지식을 얻을 수 있었지만, 사람들을 만나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경험을 듣는 것과는 비할 바 못 된다.
◆연결의 끈을 놓지 않는 게 핵심=마당발들은 자주 만나고 연락하면서 연결의 끈을 이어가는 것을 인맥 쌓기의 기초로 꼽았다. 직접 만나면 에피소드가 생기고, 함께 나눈 경험이 쌓여 추억이 되고, 다음 만남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인맥 쌓기 초보자들에게는 특별한 계기 없이 약속을 잡는 게 멋쩍을 수 있다. 이럴 때 좋은 방법은 정기 모임을 만드는 것이다. 김 원장은 ‘고교 동문 안과의사 모임’ 등 10여 개의 개인 모임에 나간다. 한 달에 한두 번은 고정 모임이 있다. 그는 “모임 자리에서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자신도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어야 원활하게 대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부사장은 “자기만의 전문 영역과 지식이 있어야 하고 외모·열정·진솔·겸손 등 무엇이든지 한두 가지 매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매력지수를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
구술도 꿰어야 보배라는 옛말은 인맥에도 적용된다. 인맥을 데이터베이스화해야 활용도가 높아진다. 이 차장은 정리해야 할 명함이 밀리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정리를 시킨 일이 있을 정도로 명함 관리에 공을 들인다. 엑셀 파일에 이름과 연락처, 만난 날짜, 장소, 대화 주제 등을 적는다. 두 번째 만남에서도 대화의 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 연락처를 휴대전화에 저장한 뒤 출·퇴근길 차 안에서 안부 전화를 한다. 한 사람과 두세 달에 한 번은 통화를 하게 되더란다.
이 부사장은 아날로그 방식을 고집한다. 앨범형 명함책에 명함을 꽂고, 상대방이 좋아하는 책, 취미, 최근 근황까지 업데이트해 적는다. 상대방을 만나러 가기 전 명함책은 필독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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