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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강국 한국, 군수시장 진입 유망"

여행가/허기성 2007. 9. 26. 19:42

송지섭 보잉 아·태 담당 부사장

“한국은 정보기술(IT) 강국 아닙니까. 전투기를 통째로 만들지는 못해도 앞선 상용 IT기술을 군용으로 전환 개발한다면 군수시장 진입이 크게 유망할 겁니다.”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만난 송지섭(50·사진) 보잉 통합방위시스템(IDS) 사업개발부 부사장은 보잉코리아 부사장에서 1년 만에 연속 승진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 총책임자가 됐다. 동양인에, 군 장성 출신도 아닌 엔지니어가 아ㆍ태시장에 전투기 등을 판매하는 중책을 맡게 된 것은 유례가 없는 일. 아ㆍ태 시장은 보잉의 미국 외 IDS 판매의 65%를 차지하는 거대 상권이다.

물론 2002년초부터 4년반 동안 보잉코리아에 재직하며 42억달러(약 3조8,000억원) 규모의 F-15K, 16억달러(약 1조4,700억원)의 조기경보시스템 등을 수주한 실적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한국계라는 사실은 한계이기도 해서 6월 아ㆍ태 총책임자로 부임할 때는 예외적으로 인사청문회까지 거쳐야 했다. 송 부사장은 “재미동포에 대해 머리만 좋다는 인상이 판에 박혀있다”며 “이런 한계를 넘기 위해 발표나 보고서, 인간관계 등에도 몇 배나 많은 노력을 들여야 했다”고 말했다.

송 부사장은 한국의 항공우주산업과 군수시장 진입에 대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지만 한국이 강한 IT를 군용으로 개발하면 보잉과 협력할 기회도 넓어질 것이라는 조언이다.

그는 또 군 통신 장비를 생산하는 휴니드테크놀로지에 대해 보잉이 투자한 것을 예로 들며 “보잉 내에서 한국 시장에 대한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아ㆍ태 담당 부사장으로 있는 동안 휴니드에 대한 투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송 부사장은 중학생 때 이민을 가 미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했다가 엄격한 시력 기준을 맞추지 못해 캘리포니아주립 버클리대학으로 옮겼다. 그는 “군 장성이 되는 것이 아버지의 소원이었는데 이제 전역 장성들을 몇 명이나 내 밑에 두고 있으니 부모님의 소원풀이는 한 셈”이라고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