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1] 여객·화물터미널 위치
구분 |
터미널명 |
주소 |
1 |
조강 터미널 |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
2 |
파주 터미널 |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
3 |
이산포 터미널 |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
4 |
석골 터미널 |
경기도 김포시 고촌면 |
5 |
행주 터미널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
6 |
상암 간이터미널 |
서울특별시 마포구 |
7 |
양화 간이터미널 |
서울특별시 양천구 |
8 |
잠두봉 간이터미널 |
서울특별시 마포구 |
9 |
여의도 터미널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
10 |
용산 간이터미널 |
서울특별시 용산구 |
11 |
서울숲 간이터미널 |
서울특별시 성동구 |
12 |
뚝섬 터미널 |
서울특별시 광진구 |
13 |
잠실 터미널 |
서울특별시 송파구 |
14 |
남양주 터미널 |
경기도 남양주시 삼패동 |
15 |
하남 터미널 |
경기도 하남시 신장동 |
16 |
양수리 터미널 |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
17 |
양평 터미널 |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
18 |
여주 터미널 |
경기도 여주군 대신면 |
19 |
원주 터미널 |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
20 |
충주 터미널 |
충청북도 충주시 가금면 |
21 |
살미 터미널 |
충청북도 충주시 살미면 |
22 |
고모성 터미널 |
경상북도 문경시 마성면 |
23 |
점촌 터미널 |
경상북도 문경시 흥덕동 |
24 |
상주 터미널 |
경상북도 상주시 함창읍 |
25 |
회상 터미널 |
경상북도 상주시 중동면 |
26 |
낙동 터미널 |
경상북도 상주시 낙동면 |
27 |
낙단 간이터미널 |
경상북도 의성군 단밀면 |
28 |
일선 간이터미널 |
경상북도 선산군 선산읍 |
29 |
숭선 간이터미널 |
경상북도 구미시 고아읍 |
30 |
구미 터미널 |
경상북도 구미시 시미동 |
31 |
칠곡 터미널 |
경상북도 칠곡군 왜관읍 |
32 |
하빈 간이터미널 |
대구광역시 달성군 하빈면 |
33 |
대구 터미널 |
대구광역시 달서구 |
34 |
고령 터미널 |
경상북도 고령군 다산면 |
35 |
박석진 터미널 |
대구광역시 달성군 현풍면 |
36 |
우곡 간이터미널 |
경상북도 고령군 우곡면 |
37 |
합천 터미널 |
경상남도 합천군 청덕면 |
38 |
유어 간이터미널 |
경상남도 창녕군 유어면 |
39 |
박진 간이터미널 |
경상남도 창녕군 남지읍 |
40 |
남지 터미널 |
경상남도 창녕군 남지읍 |
41 |
본포 간이터미널 |
경상남도 창원시 대산면 |
42 |
밀양 터미널 |
경상남도 밀양시 하남읍 |
43 |
원동 간이터미널 |
경상남도 양산시 원동면 |
44 |
물금 터미널 |
경상남도 양산시 물금읍 |
45 |
화명 터미널 |
부산광역시 북구 |
46 |
구포 터미널 |
부산광역시 북구 |
47 |
을숙도 터미널 |
부산광역시 사하구 |
특히 화물터미널 바로 옆이나 맞은편에는 여객터미널이 들어서 내륙 항구가 레저와 관광의 중심지 기능도 갖추도록 하겠다는 게 이 후보측 복안. 그래서 여객터미널(47곳)과 화물터미널(12곳) 시설을 합치면 59곳이지만, 터미널이 들어서는 지역은 47개소가 된다.
1998년 당시 수자원공사가 만든 경부운하 용역 보고서에도 선착장 위치가 정해져 있는데, 모두 41곳으로 이 후보측 안(案)과 비교해 서울 한강 지역 일부와 물금, 낙동강 하구언을 제외하면 많은 차이가 있다. 수자원공사가 제시한 노선과 이 후보측 노선은 남한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지역에서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또 이 후보측은 남한강과 이어지는 섬강 지역에 원주 터미널을 만들어 강원도까지 운하를 확장할 방침이다.
황해 무역 시발지, 파주·행주 터미널
|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갈현리에 들어설 파주 여객·화물 공용 터미널 위치도.
홍익대 도시공학과 황기연 교수는 “접근성, 집적성, 공간확보 가능성의 세 가지 원칙을 갖고 내륙항 부지를 검토했으며, 대운하 접근성, 주변 국도 또는 고속도로 인접성, 철도 인접성, 대도시 인접성, 주변 산업단지 인접성, 부두 및 배후지 설치에 필요한 충분한 여유 공간, 습지 등 환경성 저해요인이 거의 없는 공간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설명한다.
경부운하의 첫 터미널은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조강리 인근의 조강 터미널이다. 옛 조강 나루터 자리다(이 후보측 안의 선착장 중 많은 곳이 옛 나루와 겹친다). 이곳은 이 후보가 최근 발표한 남북경제협력 구상의 하나인 나들섬 계획과 연계돼 있다. 나들섬 계획은 경기도 강화군 교동도 북동측(강화도 북서쪽) 한강 하구 퇴적지 일대를 준설해 여의도보다 약 10배 넓은 부지(약 30만㎢)를 확보한 다음 남북경제협력지구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조강 터미널의 강 건너편은 바로 북한이며 나들섬의 중심부로 군사경계선이 지나간다. 이 후보 캠프의 김영우 정책홍보단장은 “남측은 기술과 자본을 대고 북측은 노동력을 제공하는 형태로 첨단복합산업단지를 만들면 남북경제협력 신도시가 탄생한다. 개성과 달리 남측 군사경계선이 위치한 지역에 들어서는 만큼 거리 면에서나 상징적인 면에서 개성보다 남북교류 효과가 높고 산업적인 측면에서 우리측에 유리한 점이 많다”고 설명한다.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주내동에 들어설 행주 여객·화물 공용 터미널.
강화도~석모도~교동도를 잇는 방조제를 조성해야 하므로 한강 하구 지역의 습지생태가 파괴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김 단장은 “그것은 우리가 강력히 반대한온 사안이다. 나들섬은 하중도를 보강하기 위해 준설만 하면 자연 상태로 산업단지 노릇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측은 나들섬에 현대적 하항(河港, river-port)을 조성해 북한의 개방과 발전을 꾀하고 남한의 대외교역 교두보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경부운하 조강 터미널과 나들섬 중간에는 수중보인 용강보가 설치될 예정이며 조강 터미널 인근은 강화도 문화관광유적과 연계돼 관광지로 조성될 예정. 그리고 경부운하 전체를 운항하는 수변관광 코스의 출발지 또는 선박 집결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갈현리에 들어설 파주 터미널은 여객용 선착장과 화물 선착장이 함께 들어서게 된다. 이곳은 경부운하와 황해, 북한, 중국을 잇는 대(對)북, 대(對)중국 수출의 전진기지로 활용될 수 있다. 이곳은 인근에 통일동산과 장릉이 있고, 파주 신도시와도 인접해 레저·관광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부산에서 배를 타고 서울 나들이길에 오르면 파주출판단지까지 바로 갈 수 있다.
파주 터미널에서 서울 방향으로 조금 거슬러 올라가면 이산포 터미널이 나온다. 자유로 이산포 IC 못미처 벌판 지역인 경기도 고양시 일산 서구 법곳동이 그곳. 예부터 한강의 즐비한 나루 중 한 곳으로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 있다. 일산 신도시 주민을 겨냥한 선착장이다.
김포대교 남단에 못미처 경기도 김포시 고촌면 신곡리에는 석골 여객터미널이 들어선다. 옛 신곡(석골) 나루터 자리다. 김포시민을 위한 선착장으로 한강의 2개 수중보 중 하나인 신곡 수중보가 근처에 있다. 다시 한강을 거슬러 행주대교를 지나 방화대교에 이르면 행주산성이 나온다. 바로 행주산성 인근 지역인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주내동에 행주 터미널이 들어선다. 이곳에는 화물터미널과 물류단지가 함께 들어서는데, 바로 뒤편에 경의선 행신역과 강매역이 있어 남쪽에서 올라온 화물의 대북 무역창구로 사용될 수도 있다. 행신역은 KTX 최북방 역이자 차량기지라 부산에서 기차로 올라온 화물을 여기에서 중국으로 직수출할 수도 있다.
행주 터미널은, 행주대교~인천시 계양구 계양동~서구 백석동~황해로 연결되는 20.5km의 경인운하가 완성될 경우 남쪽에서 올라오는 화물의 대(對)중국, 대(對)동남아 수출 전진기지이자 물류센터 기능을 하는 서울의 내항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영종도 인천국제공항까지 뱃길이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1990년 이래 파행을 겪어온 경인운하 사업에 대해 열린우리당이 “타당성이 확인된 만큼 당론으로 추진할 것”을 천명한 상태여서 경부운하가 아니더라도 한강과의 연결은 수년 안에 가시화할 전망이다.
이 후보측은 한나라당 대선후보 정책토론회에서 이 후보가 “경인운하는 맨땅을 파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말한 데 대해 “말실수이며, 경인운하는 한반도 운하의 여러 개 운하 중 일부로 원래 운하 전체 계획에 포함돼 있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해명했다.
행주 터미널에서 잠실 사이에 위치할 상암 간이터미널과 양화 간이터미널, 잠두봉 간이터미널, 여의도 터미널, 용산 간이터미널, 서울숲 간이터미널, 뚝섬 터미널, 잠실 터미널은 현재의 한강시민공원 선착장 자리에 들어선다. 용산 간이터미널만 새로 추가됐는데 용산시민공원 및 용산전자상가 등 상권과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 용산 간이터미널의 위치는 한강철교 인근 용산구 청암동이다. 이래저래 한강 조망권을 확보한 이촌동, 청암동의 아파트 가격이 뛰게 생겼다.
배 타고 출퇴근?
|
서울지역 한강에 들어설 여객터미널 위치도. 용산(청암동)을 제외하고 한강시민공원 선착장과 일치한다.
최근 서울시는 한강 뱃길을 서해로 연결하고 전체 뱃길을 되살리는 한강르네상스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용산과 여의도에 국제선 터미널을 만들어 중국 상하이 등의 연안도시를 뱃길로 잇고, 이산포 김포 마곡 상암 여의도 이촌 신사 성수 청담 잠실에 선착장을 둬 출퇴근길 페리를 운행하겠다는 것이다. 한강이 출퇴근길로 이용될 경우 서울의 동서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 샐러리맨들이 영국이나 네덜란드에서처럼 운하를 이용해 배를 타고 출퇴근하는 진풍경을 이룰 것이다.
서울을 벗어난 첫 터미널은 경기도 남양주시 삼패동의 남양주 터미널이다. 여객과 화물터미널이 함께 들어선다. 이곳은 지금도 한강을 이용한 수상레저 스포츠가 활성화돼 있고 남쪽으론 하남시와 북쪽으론 남양주시에 접해 있으며 중앙선이 강원도와 충북 북부지역을 연결하고 있어 시멘트와 자연광물 집산지 기능을 하기에 충분하다. 경춘선도 남양주시내를 관통한다. 대규모 택지가 조성되고 문화재가 많은 것도 남양주를 터미널 위치로 잡은 이유다.
그 남쪽 미사리 경정장과 팔당대교 사이 경기도 하남시 신장동엔 하남 여객터미널이 들어선다. 팔당대교를 넘어서 팔당댐의 갑문을 통과하면 양평군 양서면 양수대교 인근 부지에 양수리 터미널이 들어서는데 팔당호 내에 있어 볼거리가 많다. 이 터미널은 주로 관광에 사용될 예정이다. 인근 양평읍 소재 양평대교 인근에도 양평 터미널이 들어선다. 주변에 스키장과 각종 컨트리클럽이 밀집해 있고 수상레저 붐이 벌써부터 일고 있는 곳.
양평읍의 남쪽인 여주군에 들어서면 대신면 가산리에 여주 여객·화물터미널이 계획돼 있다. 조선 4대 나루터로서 위용을 자랑하던 이포 나루터와 조포 나루터의 중간지역. 이포대교와 여주대교의 중간지점으로 옛 나루터가 여주, 이천 지역의 진상미를 한양으로 올려보내던 조공나루였던 만큼 농산물 집하지와 인근 이천지역의 현대하이닉스, 진로, OB맥주 공장 생산품을 실어 나를 수 있다. 이천시와 여주군은 도자기엑스포가 열리고 신륵사, 세종왕릉, 효종릉, 명성왕후 생가 등 관광지가 많아 관광벨트를 형성할 여건을 갖췄다. 더욱이 이 지역은 남쪽으로 강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오른쪽으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절경을 이룬다.
‘세계적 조형물’ 충주·문경 리프트
|
충북 충주시 장천리의 충주 여객·화물터미널.(위) 이 후보측이 세계적 조형물로 기대하는 충주·문경 리프트.(아래)
남한강은 아래로 내려가면서 경기도 여주군 점동면과 강원도 원주시의 경계를 이루는데 원주시 부론면에서 섬강과 조우한다. 섬강은 강원도 횡성군에서 흘러내려 원주시를 관통한 뒤 남한강과 합치는데 이 후보측은 남한강에서 섬강을 거슬러 올라가 원주시 문막읍 후용리에 원주 여객·화물터미널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 터미널은 인근에 문막지방산업단지를 끼고 있고, 위로 올라가면 원주시를 관통해 원주 횡성 공항 인근에 닿는다. 주변이 협곡으로 절경을 이루며 수량이 풍부하다. 경부운하를 만들면서 남한강과 마주치는 섬강 지역의 일부를 운하로 만들 생각도 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원주시도 경부운하의 수혜지가 된다.
남한강을 따라 충북 충주시로 내려오면 충주 조정지댐에 못미처 가금면 장천리에 여객·화물터미널이 들어선다. 부산 방향으로 보면 한강 수계(水系)의 마지막 화물터미널이다. 이곳은 인근 공산물과 농수산품, 화학제품과 비금속 광물의 집하지가 될 것으로 보이며 배후에 농수산물 단지와 집배송 단지 등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주변에 중원 고구려비와 충주댐, 조정지호, 탄금대 등 관광자원도 많다. 강 주변으로 목가적 풍취가 한눈에 들어오는 무척 아름다운 구간이다.
운하는 충주시내에서 한강과 헤어져 달천으로 향하는데, 충주시 살미면 토계리에 살미 여객터미널이 예정돼 있다. 살미 터미널은 다음 터미널인 낙동강 수계의 고모성 터미널과 함께 매우 중요한 기능을 맡는데, 이곳이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조령지역 터널수로의 진입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살미 터미널로부터 괴산군 장연면 방곡리 박달산 터널수로 입구까지 5km 정도는 57m의 수위차(水位差)를 해결하기 위해 다리형 인공수로가 놓이고, 배를 57m 높이의 다리형 인공수로에 올렸다가 다시 평지로 내리기 위한 초대형 최첨단 리프트가 설치된다. 수천t의 배를 수직으로 실어나르는 엘리베이터라고 이해하면 된다. 살미 터미널 바로 인근에 설치될 리프트는 가칭 ‘충주 리프트’로 이 후보측은 이 자체가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 후보측은 “충주 리프트와 함께 터널 수로 반대편에 설치될 문경 리프트를 세계적 건축작품으로 만들어 주변에 대규모 수변 테마파크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리형 수로와 조령산을 관통하는 20.5km의 터널수로를 통과한 배는 문경시 마성면 모곡리 조령산 서쪽 능선 아래로 빠져나온 후 조령천 근처에 만들어진 인공수로를 통과, 낙동강 지류인 영강과 만난다. 바로 이 위치에 충주 리프트와 같은 문경 리프트가 설치될 예정이다. 터널 출구와 문경 리프트 사이 인공수로에 고모성 터미널과 점촌 터미널이 들어서는데 모두 사람을 실어나르는 여객터미널이다. 이 지역은 조령천과 주흘산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절경인데다 문경새재 등 각종 문화자원이 일대에 포진해 있다. 이미 문경 주변의 폐광지역은 관광지로 개발됐다. 고모성 터미널은 문경시 마성면 신현리, 점촌 터미널은 문경시 흥덕동에 마련될 예정.
구미 국가공단이 항구로?
|
구미시 시미동 터미널 위치도(위)와 구미 터미널 조감도(아래).
영강을 따라 함창평야를 가로지르면 상주 여객·화물터미널 예정지가 나온다. 이곳은 건교부가 유통단지 개발종합계획에서 농수산물과 비금속 광물의 경북 북서부 물류집산지로 꼽은 곳으로 수자원공사도 화물터미널의 필요성을 강조한 곳. 물론 위치는 서로 다르다. 이 후보측은 상주시 함창읍 하갈리와 금곡리 일대에 화물터미널과 여객터미널을 함께 지을 계획이다. 인근에 영남지역 최대 곡창지역 중 하나인 함창평야가 있고, 상주시에만 청리산업단지 등 7개 공업·산업단지가 있다. 문장대 경천대와 같은 관광자원도 풍부하다. 중부내륙 고속도로도 가깝다.
영강은 안동에서 흘러내려온 낙동강과 만나면서 거대한 물줄기를 이루는데 이곳부터 부산까지가 낙동강 운하의 본류다. 상주 여객·화물터미널과 구미공단 사이에 들어설 터미널은 조선시대 옛 나루터에 각각 들어서며 주로 여객 수송과 관광수요를 담당하는 여객 전용이다. 경북 상주시 중동면 회상리 회상 터미널, 낙동면 물량리(중동교) 낙동 터미널, 의성군 단밀면 낙정리(낙단대교) 낙단 간이터미널, 선산군 선산읍 생곡리(일선교) 일선 간이터미널, 구미시 고아읍 향곡리(숭선대교) 숭선 간이터미널이 그곳이다. 이들 여객터미널과 간이터미널에서 뱃길로 2~3시간이면 대구에 도착할 수 있다.
숭선 간이터미널을 지나면 세계 최대의 국가공업단지가 있는 구미시 시미동이 나오는데, 남구미대교 동락공원 근처에 화물터미널과 여객터미널이 함께 들어선다. 터미널 바로 뒤편으로 구미3공단과 연결된다. 구미 화물터미널은 중국, 일본, 동남아 수출물량을 직접 선적함으로써 물류비용을 최고 90% 이상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거리 해외 수출 물량도 5~7시간이면 부산에 도착할 수 있어 고속도로와 철도 활용률은 크게 낮아질 전망.
이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박근혜 후보의 텃밭인 구미·선산 지역을 항구를 낀 세계적 국가산업단지로 조성함으로써 이 지역 민심을 끌어안을 속셈인 듯하다. 그러나 이 후보측은 “조선시대에도 나루터가 있었고, 국가공단이 강 옆에 있는데 어떻게 물류터미널을 만들지 않을 수 있겠냐”고 반문한다. 구미 터미널 선정에 정치적 계산이 전혀 없었다는 얘기다.
구미 터미널을 지나 강을 따라 내려오면 칠곡 여객터미널과 하빈 간이터미널이 나온다. 칠곡 여객터미널은 칠곡군 왜관읍 왜관리 왜관철교 인근이고 하빈 간이터미널은 대구시 달성군 하빈면 선원리 성주대교 인근이다. 여기서부터 낙동강 물줄기는 대구로 진입한다. 강을 기준으로 동쪽은 대구, 서쪽은 경북 고령군이다.
두 개의 대구 터미널
|
대구에는 여객·화물터미널이 달서구 파호동과 고령군 다산면 호촌리 두 군데에 들어선다.
이 후보와 캠프측은 틈날 때마다 대구를 경부운하의 최대 수혜지라고 말했다. 이는 다분히 정치적인 발언이다. 대구 지역구 국회의원 중 60%가 박 후보를 지지하고 대구·경북 경선 결과가 전국 경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다.
이 후보가 대구지역의 운하 혜택을 누누이 강조하는 까닭은 대구시가 물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10여 년 전부터 자체적으로 낙동강만의 운하를 검토하고 준비해왔으며, 시장선거 때마다 대구에 내항을 만들겠다는 슬로건이 공약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구 시민들은 물류비 때문에 삼성상용차가 부도 나고, 르노 삼성자동차를 부산에 빼앗기고 달성 위천 국가공단 유치가 수포로 돌아갔다고 본다. 내륙 분지에 위치한 대구로서는 내항을 가지는 것이 숙원사업이 될 수밖에 없다.
‘운하의 사업성이 전혀 없다’는 논리적 근거를 제공한 수자원공사조차 경부운하 구간 중 대구~부산 구간에 대해선 사업 타당성을 인정한다. 수자원공사는 1998년 용역 보고서에서 “대구~부산 구간은 중장기적으로 주운(舟運)의 잠재력이 어느 구간보다 높다”고 적시했다.
이 후보는 대구시민의 이런 정서에 부응하기 위해 대구시 달서구에 화물·여객 공용 터미널과 소단위 물류단지를 조성하는 한편, 강 건너편인 고령군 지역에 여객터미널에 이어 경부운하에서 제일 큰 화물터미널과 물류단지를 만들 계획이다. 실질적으로 대구 인근에 물류터미널과 여객터미널이 2개씩 생기는 셈. 이 시장측은 고령 터미널을 ‘제2의 대구 터미널’로 부르고 있다.
대구 터미널이 들어설 위치는 대구 최대의 지방산업단지인 성서공단과 접한 달서구 파호동 지역으로 주변에 구마고속도로 IC가 2곳이나 있다. 구마고속도로는 광주로 가는 88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 중부내륙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와 연결되므로 화물터미널과 물류부지 입지로는 최상이다. 차량으로 30분 거리에 대규모 공단이 2곳 있으며 앞으로 2곳 더 세워질 예정이다. 더욱이 물류부지가 끝나는 지점에서 대구시내를 관통하는 금호강이 낙동강으로부터 갈라진다(조감도 참조). 여차하면 대구시내 하천인 금호강에도 배를 띄우겠다는 속셈이다.
2군데 대구 터미널 덕분에 대구와 인근지역 기업들은 구미처럼 동남아를 비롯한 근거리 지역으론 직수출하고, 원거리 수출 물량을 부산으로 나르는 물류비용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대구에서 부산까지는 뱃길로 2~3시간이니 굳이 화물차량을 이용할 필요도 없다. 이 시장은 7월5일 대구를 방문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구를 내륙 항구도시로, 임해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말한 후 “대구에 첨단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시장이 말하는 내륙 항구가 바로 대구 터미널과 고령 터미널을 의미한다.
대구 터미널에 성서공단을 비롯한 대구지역의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소규모 물류단지가 조성되는 데 비해 강 건너편인 경북 고령군 다산면 호촌리에 들어설 고령 화물·여객터미널은 약 300만평(991만8000m2) 부지에 들어서며 대단위 물류단지와 항구가 마련된다. 경부운하 최고의 내항이 이곳에 건설될 예정. 이 후보측 관계자는 “이곳은 행정구역상 고령이지만 강을 사이에 두고 대구와 붙어 있다. 그래서 이곳을 그냥 대구 터미널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지도를 보면 고령 터미널 예정지인 호촌리 뒤편에 엄청난 크기의 나대지가 눈에 띈다.
특히 제2 대구 터미널인 고령 터미널은 박 후보 지역구의 핵심인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과 사문진교를 사이에 두고 마주본다. 이 시장은 운하 계획 구간을 시찰할 때마다 고령군 쪽으로는 넘어가지도 않고 달성군 쪽 화원유원지 인근에 머물렀다. 이 후보 주변에 모인 사람들은 대부분 달성군 주민이었으며 이 후보가 탄 보트를 빌려준 사람도 화원읍 사람이었다. 그래서 대구 사람들은 달성군 화원유원지 인근이 터미널 부지로 선정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화원유원지 배후에는 대구시가 물류부지로 도시계획을 해놓은 땅도 있다. 이런 믿음은 이 시장의 방문 때마다 기정사실화했고 일부 지역은 땅값이 들썩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그 맞은편에 터미널이 계획돼 있다. 운하연구회 관계자는 “화원유원지 인근은 생태공원이 조성돼 있어 터미널 위치로 적당치 않다. 성서공단과 금호강, 고속도로, 도심 중심과의 인접성을 고려할 때 대구시 달서구 파호동 금호강 입구 쪽이 가장 적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의 지역구인 달성군에는 화물터미널 대신 박석진 여객터미널이 현풍면 성하리에 들어선다. 역시 바로 뒤편으로 구마고속도로가 지나가며 쌍용자동차 공장이 들어올 예정이던 구지공단 부지가 바로 옆에 있다. 이곳도 고령 터미널과 같이 여차하면 화물터미널을 만들 수 있는 입지다. 이 인근에도 팔공산과 함께 대구의 명산으로 꼽히는 비슬산과 유가사 같은 명승지가 즐비하다.
최남단 물류기지 밀양 터미널
|
경남 밀양시 하남읍 수산리에 들어설 밀양 터미널(왼쪽)과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후용리에 들어설 원주 터미널 위치도.
박석진 터미널에서 15km 정도 내려온 경남 고령군 우곡면 답곡리(우곡대교)에는 우곡 간이터미널이 자리잡을 예정. 그곳에서 다시 15km를 더 남하한 합천군 청덕면 적포리에는 합천 화물·여객터미널이 들어선다. 온통 산에 둘러싸인 가운데 터미널 부지 인근에만 넓은 평지가 존재하는 천혜의 터미널 부지다. 경남 북부와 경북 서남부 지역의 농산물 집하장 기능을 담당할 곳이며 해인사, 가야산, 늪, 박물관 등을 활용해 가야 문화권 관광벨트가 조성됨으로써 관광의 중심지로 부상할 확률이 높다.
합천을 뒤로하고 의령 방면으로 내려가면 유어 간이터미널(경남 창녕군 유어면 유어리)과 박진 간이터미널(경남 창녕군 남지읍 대곡리, 의령 박진고개 건너편) 예정지가 나온다. 그 아래로 낙동강과 남강이 만나는 지역을 지나면 남지 화물·여객터미널 예정지다. 경남 창녕군 남지읍 남지리 낙동강대교 아래쪽이 바로 그곳. 이곳의 남지시장은 창녕뿐 아니라 경남 의령과 함안 사람들이 두루 모여드는 곳으로 각종 상품이 이 지역에서 유통된다. 인근에 칠서 지방공단과 논공공단이 있고, 구마고속도로 남지 인터체인지도 있다. 조선시대 곡창 남지나루가 있었던 만큼 농수산물의 집하장 구실을 할 것으로 보인다.
남지 터미널을 지나면 곧바로 본포 간이터미널 예정지(경남 창원시 대산면 본포리, 본포교 인근)가 나오고 그 10km 옆에 밀양 화물·여객터미널이 들어선다. 경남 밀양시 하남읍 수산리 수산대교 인근 지역이 바로 그곳. 조선시대 조창(漕倉), 군창(軍倉)이 있던 대규모 나루터였던 삼량진 지역을 제치고 수산리 인근이 밀양 터미널 예정지로 발탁된 것은 수산리 인근에 물류단지로 용도변경이 가능한 광활한 부지가 있기 때문이다.
밀양은 표충사, 영남루, 연극제 등 문화관광의 중심지로도 손색이 없는 도시다. 또 도시 중심으로 밀양강이 흘러 낙동강과 수로를 연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밀양 터미널은 경부운하의 마지막 화물터미널로 부산항의 배후기지 기능을 해야 하는 한편, 근거리 해외수출의 남부권 최하단에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큰 부두와 선석을 갖춰야 할 것이다.
밀양 터미널 아래로는 갈대밭과 밀밭이 일품인 원동 간이터미널(양산시 원동면 원리)과 취수장이 근처에 있는 물금 터미널(양산시 물금읍 물금리, 물금역 인근), 화명 터미널(부산시 북구 화명3동, 화명역 앞), 구포 터미널(부산시 북구 구포2동, 구포대교 인근), 을숙도 터미널(부산시 사하구 을숙도 내부)이 있다. 원동과 물금, 화명, 구포 터미널은 조선시대부터 나루터가 있던 곳이고 을숙도는 경부운하 최남단의 선착장이 된다. 부산 하구언에는 현재도 갑문이 있어 배가 바다로 자유롭게 오가고 있다.
이 후보 캠프의 김영우 정책홍보단장은 “터미널 위치와 개수는 운하의 본 설계 때 수정될 가능성이 있으며, 운하 계획이 확정되면 운하특별법을 만들어 투기를 일절 차단하겠다. 대부분의 선착장과 터미널 부지는 국가 소유이므로 투기가 원천적으로 방지되고 배후 물류단지나 관련 시설은 민자 유치를 원칙으로 하지만 그곳도 특별법의 영향을 받을 것이므로 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건교부의 ‘수상한’ 재검토 지시
|
지난 6월4일 유출 파동을 일으킨 37쪽 보고서(오른쪽)와 이를 요약한 9쪽짜리 건교부 보고서.
그러나 이러한 운하의 얼개는 일단 이 후보 경부운하 구상의 사업 타당성이 충분히 검증돼야 현실화할 수 있다. 그렇다면 경부운하의 사업 타당성 검증 작업은 정책적 판단에 따라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이뤄지고 있을까. 과연 수자원공사 기술본부장을 구속으로 몰고 간 37쪽짜리 ‘2007년판 경부운하 재검토 보고서’는 얼마만큼 신뢰할 수 있으며 또 그것에는 정치적 판단이 개입되지 않은 것일까.
경찰의 수사 내용대로라면 2007년판 경부운하 재검토 보고서는 지난해 말부터 올 5월까지 수자원공사 기술본부 조사기획팀이 정부의 입김 없이 ‘스스로’ 만든 것이다. 경부운하 재검토 보고서 유출파동과 관련 구속된 수자원공사 김상우 기술본부장의 혐의 내용은 공사 내부의 대외비 문건을 유출함으로써 수자원공사법을 위반한 것이고, 이 보고서를 스승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방석현 교수와 언론에 유출한 결혼정보업체 대표 김현중씨는 정부 관련기관의 문서를 언론에 유출함으로써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취재 결과 건교부 하천관리팀은 2005년 12월9일 수자원공사 조사기획처에 1998년에 작성된 경부운하 보고서를 재검토, 보완해달라는 공문서를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건교부는 이 공문에서 “경부운하를 건설하면 물류비용 절감, 수자원 확보는 물론 고용창출, 내수확대, 국토균형 발전 등 경제성이 크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며 “귀 공사가 수행한 ‘지역간 용수수급 불균형 해소방안 조사연구(내륙주운, 1998.1 보고서)’에 대해 그간의 여건변화 등을 감안, 현시점에 물동량, 골재생산량 및 건설사업비 등을 재검토·보완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수자원공사가 1998년에 했다는 ‘조사연구’가 언론에 바로 알려진 ‘1998년판 경부운하 검토 보고서’다.
이에 대해 재검토 보고서 작성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진 수자원공사 고양수 조사기획팀장은 “건교부로부터 공문을 받고 이런저런 일로 바빠 재검토를 바로 하지 못하고 있다가 하반기 늦게 시작했는데 우리가 모두 할 수 없어 지난해 말부터 국토연구원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기원) 직원들과 TF를 만들어 1998년 보고서를 재검토했고, 지난 5월에 재검토를 마쳐 최종 보고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는 이 후보의 경부운하 안(案)을 자발적으로 검토한 것이 아니라 정부의 지시로 했다는 것이다. 더욱 시선을 끄는 것은 2005년 12월에 지시를 받고서도 방치하고 있다가 대선 후보간 공방이 가열되고 이 후보의 지지율이 상종가를 치던 지난해 하반기에 실행에 옮겼으며 후보간 검증이 한창이던 지난 5월에 완성해 건교부에 보고했다는 점이다. 5월말에 완성된 이 보고서는 6월4일 언론에 유출돼 공개됐다. 이 문서 공개 후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 건교부가 제출한 9쪽짜리 보고서는 재검토 최종보고서가 완성되기 전 건교부가 수자원공사 보고서를 발췌, 요약한 것이다.
정부 산하 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이 공기업의 연구사업에 참여하면서 용역비용을 전혀 받지 않은 점과 건교부 산하기관이 아닌 국무총리실 산하 건기원이 TF에 동참한 것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건교부와 국무총리실을 아우를 수 있는 기관의 지시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욱이 국토연구원은 1998년 경부운하 보고서를 처음 제작하면서 수자원공사로부터 5억6000만원의 용역비를 받고 1년6개월에 걸쳐 보고서를 만들어 제출한 바 있다.
정치문구 가득한 보고서
수자원공사가 자체적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37쪽짜리 재검토 보고서와 이를 요약한 9쪽짜리 건교부 재검토 보고서 모두 앞쪽에는 운하의 사업 타당성 검토와는 전혀 관계없는 정치적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정치권과 금융권에 나도는 일명 ‘찌라시’ 문건을 보는 듯하다. ‘최근 동향’이란 제목 아래 이 후보의 운하론을 비판하는 언론보도는 많은 분량을 할애해 치켜세우고, 그렇지 않은 매체의 보도는 ‘MB 언론홍보용’으로 비하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 만찬에서 대통령이 한 말(“운하가 우리 현실에 맞느냐”)을 ‘VIP가 한 말씀’으로 표현하는가 하면 이 후보에게 불리하게 나온 언론의 찬반토론 결과는 따로 1쪽으로 첨부했다.
수원지법은 김 본부장에 대한 영장 발부 사유로 “피의자의 행위는 단순한 의견 개진의 정도를 넘어 (대선 후보의) 당락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위법행위”라며 전에 없이 “사안이 중대하다”는 토를 달았다.
게다가 결혼정보업체 사장 김현중씨에게서 보고서를 입수한 서울대 방석현 교수는 199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사조직으로 속칭 ‘세풍(稅風)’ 사건을 기획한 것으로 알려진 ‘부국팀’의 핵심멤버였는데, 그는 보고서가 보도된 지 열흘 후 박근혜 후보 정책자문위원회 행정개혁특별위원으로 인선됐다.
수자원공사 기술본부 소속으로 토목기술자가 대부분인 조사기획팀이 어떻게 이런 정치 동향보고를 만들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조사기획팀측은 “팀원들이 인터넷에서 긁어모은 것을 그대로 올렸을 뿐 다른 기관의 개입은 없었다. 보고서에 정치권과 언론에 대한 최근 동향을 쓴 것은 적절치 않은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1998년 보고서를 수정 보완했다는 재검토 보고서의 객관성과 신뢰성도 의혹을 사고 있다. 재검토 보고서에서 가장 큰 논쟁의 대상은 운하의 경제적 타당성. 수자원공사가 제시한 경부운하의 타당성은 거의 제로 수준이었다. 대규모 토목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은 투자비용에 대한 편익이 얼마나 큰지를 알아보는 편익지수 B/C로 표현하는데, 1 이상 나오면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즉 분자에 해당하는 편익(Benefit)이 분모인 투자비용(Consume)보다 크면 클수록 사업 타당성이 크다.
사업 타당성은 건교부 마음?
그런데 수자원공사는 재검토 보고서에서 비교할 수 없는 대상을 서로 비교한 후 이 후보의 운하안이 전혀 타당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일단 이 후보의 운하안과 수자원공사 운하안은 노선부터 다르다. 인공수로의 길이도 다르고, 터널의 형태, 수심(水深) 확보 방식, 수로의 수심도 다르다. 당연히 운하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 즉 B/C에서 분모에 해당하는 부분이 달라진다. 같은 형태, 같은 공법의 운하를 비교해 비용 차이를 따져야 하는데 완전히 다른 운하를 비교해놓고, 즉 자신들이 기획한 운하의 형태로 사업비를 계산한 후 BC가 0.16으로 나오자 사업성이 전혀 없다고 결론 내린 것이다.
또 하나 눈여겨볼 것은 수자원공사의 재검토 결과 보고서(37쪽)에는 사업비가 18조3180억원으로 집계된 반면 이 보고서를 요약한 건교부 보고서(9쪽)에는 사업비가 16조8235억원으로 1조5000억원이나 적게 표시돼 있다는 점이다. 편익은 똑같은데 사업비가 줄어들면, 즉 분자는 똑같은데 분모가 작아지면 그 값은 당연히 늘어나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두 보고서의 B/C는 똑같이 0.16이다. 이 때문에 건교부가 수자원공사 보고서에 손을 댄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편익지수 B/C의 분자에 해당하는 편익 계산 방식은 차이가 더 크다. 이 후보측은 운하의 산업파급효과를 11조7000억원으로 잡은 반면, 수자원공사는 이를 0원으로 상정했고, 골재판매편익은 이 후보측이 8조3432억원, 수자원공사가 4671억원이다. 수송비용 절감편익은 이 후보측이 3조2164억원, 수자원공사는 2554억원으로 계상하는 등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편차가 크다. 이렇다 보니 이 후보측이 예상한 총 편익은 37조4999억원에 달하는 반면 수자원공사 예상치는 2조5848억원에 그쳤다. 편익지수가 2.3대 0.16의 격차를 보인 것은 당연한 결과.
토목업계에서는 분모인 비용과 분자인 편익에 손을 대 대규모 토목사업의 편익지수를 조작하는 것이 오랜 관행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사례는 감사원이 2003년 경인운하 건설사업 추진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건교부에 대해 실시한 감사결과 보고서에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건교부는 2002년 3월부터 8월까지 한국개발연구원(KDI)에 경인운하의 사업성 분석 및 사업추진전략 연구용역을 주면서 B/C 중 분모에 해당하는 공사비를 애당초 2677억원 줄여서 계산토록 했다. 그렇게 공사비를 줄였는데도 B/C 계산 결과가 1보다 작은 0.8166으로 나오자 건교부는 컨테이너 부두 시설용량의 한계치인 68만TEU/년보다 25만TEU/년이 초과하는 컨테이너 물동량을 처리하는 것처럼 편익을 늘려 계산하도록 했다. 그러면서 운하이용료를 부가하지 않는 방법으로 화물수송비 절감편익을 1180억원 과다 산정했다. 이렇게 해도 B/C가 1이 넘지 않자 이번에는 성토용으로 쓰는 토사 편익 808억원을 과다 계상하는 방법 등을 동원, B/C 비율을 1.2807로 만들어 공표했다.
팩트와 주장의 차이
이 과정에서 건교부는 B/C를 높이기 위해 교통시설 개선 공사비와 도로개설 비용, 환경훼손저감시설 공사비용 303원을 누락하는 한편, 운하 건설로 새로 놓아야 하는 교량 공사를 다른 기관에서 하고 있다는 이유로 교량 대체시설 비용 2497억원을 계산에서 제외했다. 감사원은 건교부에 경제성 평가 용역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의 징계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건교부가 이런 방법으로 실제 0.7607 내지 0.91317 정도인 B/C를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만들어 경제성 분석결과가 왜곡됐다는 논란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건교부는 감사 이후인 2005년경인운하에 대한 경제성 검토를 다시 실시해 지난 2월 경인운하의 B/C 비율이 1.7 이상이라고 발표했으며 이를 토대로 최근 열린우리당은 경인운하를 당론으로 정했다.
한편 수자원공사와 건교부가 경부운하 재검토 보고서에서 지적한, 운하로 인한 수질악화와 홍수방어 장애 현상도 논란을 빚고 있다. 건교부는 2005년에 발행한 ‘하천정비사업 활성화 방안 보고서’에서 “대규모 준설로 수질이 급격하게 개선되고 홍수 예방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운하 공사는 대규모 준설을 그 전제 조건으로 하고 있어 건교부의 보고서대로라면 운하 때문에 수질이 좋아지고 홍수도 예방된다는 결론이 나와야 한다. 이 보고서에서 건교부는 “하천의 퇴적화로 홍수피해가 가중되고 용수의 공급차질이 발생한다”며 1997년부터 준설작업으로 하도(河道)를 정비한 형산강을 성공적인 하천관리 사례로 제시했다. “준설을 통한 하도정비를 한 후 상습 수해 발생지역이던 형산강 주변 지역이 2002년 태풍 루사와 2003년 태풍 매미 때도 피해가 없었다”며 “하천의 수질도 현저히 개선돼 멸종됐던 은어가 회귀하는 현상도 일어났다”고 밝혔다.
최근 한나라당 경선 주자 토론회에서 운하 바지선 사고에 의한 독극물 오염 가능성이 논란을 일으켰다. 이 논란의 배경이 된 것은 지난 3월25일 쾰른 지역 운하를 오가는 운반선이 기울어져 31개의 컨테이너가 수장된 사건인데, 당시 이들 컨테이너에는 독극물이 전혀 실려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운하협회 대변인 루쉐씨는 “이런 사고는 전체 유럽노선에서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로 아주 예외적인 경우”라고 말했다.
또한 유럽의 모든 국가는 운하로 운송할 수 있는 화물을 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독극물과 같은 위험물질은 취급이 금지된다. 운하상의 화재로 독극물이 방출됐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스위스 바젤운하 인근 잔도즈 화학공장에서 일어난 화재로 공장 내부의 독극물 일부가 운하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운하 자체와는 상관이 없다는 결론이다.
과연 운하 공방의 진실은 무엇일까. 서로가 서로에게 ‘공부 좀 더 해라’라고만 할 게 아니라 정치성을 배제하는 게 우선 아닐까. 지금 정치권의 운하 공방엔 ‘팩트’는 없고 ‘주장’만 난무하고 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