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씨는 ‘이대 나온 여자’다. 이화여대에서 독일어를 전공한 뒤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그러나 교직생활 15년째 되던 해 친한 친구에게 사기를 당하는 청천벽력 같은 일을 겪었다. 생활이 어려워진 그는 이후 ‘생활 최전선’에 뛰어들어 노점상, 보험 판촉, 정수기 판매 등을 했다. 그리고 8년 전부터 방학 중엔 학원에서 독일어를 가르치고 학기 중엔 택시운전을 했는데, 지금은 택시운전에만 전념하고 있다.
네 명의 아들은 모두 장성해 반듯한 직장인이 됐고, 결혼해 손녀도 안겨줬다. 자녀들이 이제 그만 운전대를 놓으라고 말릴 법도 하다.
“내가 즐거워서 하는 일이니, 아이들도 못 말리죠.”
그는 운전만 하는 게 아니다. 손님들에게 찹쌀 꽈배기와 독일식 와플을 만드는 자신만의 비법도 강의한다. 와플은 독일문화원에서 배운 솜씨다. 활달한 성격 덕에 친구처럼 지내는 손님도 여럿이다. 단골손님을 대신해 장도 보고, 물건을 싸게 파는 쇼핑장소 정보를 주고받기도 한다. 손님이 전해준 정보 덕에 생활비를 절약하게 되면, 절약한 만큼은 먹을거리를 사서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주는 것도 그의 오랜 습관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고유가, 대리운전 등으로 택시업계의 전망이 밝지 않다. 하루 12시간씩 운전대를 잡고 서울을 누비느라 피곤할 법한데도 그의 얼굴에는 항상 웃음이 가득하다.
“희망 잃지 않고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즐거운 인생을 사는 비결이죠. 제 꿈이요? 75세까지 운전하면서 손님들에게 와플 만드는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어요. 와, 17년이나 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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