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주거안정에 책임을 져야할 건설교통부가 부영 임대아파트 임차인들의 어려움을 외면한 채 수수방관하고 있다.
특히 임대주택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박광서 국민임대주택건설지원단장은 부영사태에 대해 "정부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고 말하는 등 건교부의 책임방조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22일 특별취재진단이 건교부 임대 및 국민주택기금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간부급 공무원들과의 통화에서 이들은 상황을 제대로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
건교부는 전국 11만여가구에 이르는 부영임차인들이 분양전환, 임대료 문제로 대규모 투쟁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사태의 심각성을 도외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김돈수 주택건설기획관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잘 모른다"며 "확인 뒤 전화를 하겠다"고 말했으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박단장은 "부영의 일은 어제 오늘이 아닌데 문제가 뭐냐"고 되묻기도 했다.
그는 또 임대료를 매년 5%씩 인상하는 것에 대해 "임대차보호법은 소관이 법무부에 있고, 위법이 있으면 고발을 해 법원에서 판단을 받으면 된다"고 답했다.
이문기 주거복지기획팀장은 "임대아파트 분양전환을 지자체장이 할 수 있도록 하는 임대주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으니 된 것 아니냐"며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건교부의 민간공공임대에 대한 무책임한 태도는 사실상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임차인들은 10여년 가까이 사업자와 오랜 싸움을 해왔고, 관련 진정서를 청와대와 건교부, 각 지자체 등에 보내왔지만 모든 책임을 지자체로 떠넘겼고, 지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려왔다.
오영식 강릉부영3차 임차인대표회의 사무국장은 "부영 임대보증금과 관련해 강릉시에 진정서를 냈더니 임대사업자와 논의하라고 하고, 다시 국민고충처리위원회와 건교부에 각각 냈더니 다시 강릉시로 업무를 이관해버렸다"고 말했다.
오 사무국장은 "담당 공무원들도 부영이 문제를 제기하면 머리가 아프니 넘어가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건교부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해 이영철 전국 부영연대 대표는 "공무원들은 주업무가 허가나 신고권 등 행정적인 것으로만 여기고 있다"며 "공무원을 복지부동이라고 말하는 이유를 여실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정종환 내정자 "부영 임차인 문제 직접 챙기겠다"
정 내정자는 2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부영 문제에 대해 어떤 보고도 받은 적이 없어 사태가 심각한 줄 몰랐다"며 "취임과 동시에 정확히 챙겨보고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은 인사청문회 준비로 현안 등을 살피지 못한 부분이 있으나 내용은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국 11만가구가 분양전환, 임대료문제로 갈등 및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오는 3월 부영임대 전국연대는 대규모 투쟁을 예고하고 있을 정도로 사회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장관 내정자가 해결 의지를 표명함에 따라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갈지 주목된다.
한편 정장관 내정자는 부동산문제와 관련, 건설업계가 인수위 등 새정부에 제안해온 분양가 상한제에 대해 "매우 민감한 문제이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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