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역에서 남춘천역으로 이어지는 정족 고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왼쪽으로 기존의 경춘선 철로가 보인다. 김남덕기자 |
역사적 가치 지닌 구춘천역사(驛舍) 대책없이 철거
조금은 지쳐 있었나 봐 / 쫓기는 듯한 내 생활
아무 계획도 없이 / 무작정 몸을 부대어 보면
힘들게 올라탄 기차는 / 어딘고 하니 춘천행
지난 일이 생각나 / 차라리 혼자도 좋겠네
춘천 가는 기차는 / 나를 데리고 가네 ……
가수 김현철이 노래한 ‘춘천 가는 기차’의 가사 일부이다.
길게 뻗은 철길을 보면 여행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치고 경적을 울리며 들어오는 기차에 몸을 실으면 막연한 설렘으로 가슴이 뛴다. 경춘선은 우리의 사랑과 추억, 이별과 눈물이 서려 있는 대표적인 기찻길이다.
지치고 쫓기는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거나 무작정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우리는 춘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그곳에는 북한강의 수려한 경관과 마음의 고향 같은 간이역들과 경춘선 종점인 춘천역이 있기 때문이다.
강촌역 백양리역 경강역 등 등록문화재 가치 충분히 지녀
춘천 중심 고가 하부공간 약사천 풍물시장 이전 활용 논란
개통 후 테마공원 등 관광명소 조성 관광객 유치 나서야
■사라진 춘천역사(驛舍)=일제강점기인 1939년 7월25일 보통역으로 문을 연 춘천역.
일일 평균 5,200여명의 승객을 실어 나르며 삶의 애환과 추억을 동시에 간직한 대표적인 역이었다.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휴식처였고 젊은이들의 낭만의 장소였다.
입대하는 장병과 부모, 연인들의 눈물이 곳곳에 배어 있었다.
겨울연가, 옥탑방 고양이 등 수많은 TV 드라마 주인공이 외로움을 달래고 만나고 헤어지는 단골 장소였다.
춘천역은 이렇듯 여러 사람에게 각양각색의 이미지로 남아 있는 역사였다.
경춘선 복선전철 공사 시작 이후 2005년 10월부터 기적이 멈춘 춘천역.
옛 역사는 지난 2006년 5월 철거되고 말았다.
등록문화재 가치가 충분했던 춘천역은 우리의 무관심 속에, 누구 하나 지켜내려는 노력 한 번 하지 않은 채 그렇게 사라지고 말았다.
춘천역은 3층 규모의 새로운 역사가 옛 역사 자리에 들어섬으로써 철거가 불가피했다는 것이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설명이다.
다행히 춘천시와 철도시설공단이 폐철도를 이용한 레저공간 및 테마공원 등을 조성할 계획이어서 경춘선 간이역들은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김유정역, 강촌역, 백양리역, 경강역도 지자체와 주민들의 관심이 없다면 춘천역처럼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김유정역은 한국철도 최초로 역명에 사람 이름을 사용했다, 일제강점기 지어진 역사가 원형 보전된 경강역은 영화 ‘편지’와 TV 드라마 ‘천국의 계단’ ‘사랑과 야망’의 연출지이다.
강촌역은 우리나라의 모든 역을 통틀어 피암터널이 역사 전체를 덮은 단 하나뿐인 역이다.
또한 낙서가 오히려 문화유산처럼 다가오는 젊은이들의 해방구 역할을 해온 곳이다.
백양리역은 중앙선 팔당역 옛 역사, 동해남부선 거제역사와 함께 철길 안에 역사가 위치한 전국 3곳 중의 한 곳이다.
모두가 보물 같은 존재이다.
현재 도내에서는 3개 역사가 등록문화재이다.
1941년 문을 연 원주 반곡역, 1966년 주민의 손으로 지어진 뒤 2006년 말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철거계획에 대하여 주민 반대로 남아 있는 삼척 하고사리역, 영동선 역사 중 가장 오래된 삼척 도경리역(1939년 건립)이다.
전국적으로는 도내 3개 역사를 포함, 남양주 팔당역, 서울 화랑대역, 전남 곡성역 등 모두 23곳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사라진 춘천역사의 아쉬움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춘천고가 하부 공간 뜨거운 감자=춘천시가 정족리에서 강원웨딩문화센터까지의 춘천 고가 하부공간에 풍물시장을 이전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다.
춘천시는 오는 2010년까지 약사천을 자연형 생태 하천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약사천 복개부지 1,470㎡에 143개 점포가 밀집해 있는 풍물시장을 경춘선 복선전철 도심 구간 하부공간에 이전키로 했다.
그러나 대우이안, 우성, 유승 한내들, 쌍용 등 남춘천 새 역사 주변 아파트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경춘선 복선전철 철로 하부공간에 대한 공지천 포장마차·약사천 풍물시장 이전반대추진위원회(이하 반대추진위)를 구성하고 애초 약속대로 시민을 위한 주차장과 철도공원 조성을 요구하고 있다.
반대추진위에 따르면 춘천시는 지난 2003년 4월 경춘선 복선전철 사업을 조건부로 수용하면서 철도소음 및 진동피해 저감, 고가 하부공간의 주차장 및 공원 조성 등 주민 휴식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그럼에도 춘천시는 지역주민의 의견도 수렴하지 않고 풍물시장 이전을 위한 용역을 시행하는 등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풍물시장이 이전하게 되면 도심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도심 양분화, 악취발생, 도로정체, 포장마차 거리 조성으로 말미암은 건전한 생활환경 저해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2003년 6월호 춘천시보에 따르면 당시 철도청장과의 7가지 협의 내용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는 남춘천역 부근 4만1,887㎡에 대한 철도공원 조성을 합의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비용은 당연히 철도시설공단이 부담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재는 오히려 춘천시가 임대료를 주고 이를 사용하겠다는 것이라며 반대위는 주장했다.
특히 현행법으로는 철도 부지에는 건축물을 지을 수가 없다.
무허가 건물이 들어서거나 포장마차 수준의 이동식 상가가 들어올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춘천시는 명품공간 조성을 자신하고 있다.
2010년 월드레저총회 및 경기대회를 앞두고 전 세계의 레저인과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하고 있다.
철도시설공단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였다.
철도시설공단 재산관리팀 관계자는 “춘천시가 외국의 고가철도 하부공간 사용 사례 등을 수집해 방문한 적은 있지만 사용 여부는 공사가 마무리된 후 결정될 일”이라고 밝혔다.
반대추진위연합측은 “춘천의 관문에 고가 철도가 지나가는 것도 부족해 하부공간에 주민의 휴식공간 대신 시장이 들어선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끝까지 이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경춘선 개통에 거는 기대=아기자기한 강변의 수려한 경관을 품은 북한강변을 끼고 달리게 될 경춘선 전철은 도내 관광수요를 늘리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춘선 전철이 개통되면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지는 관광전용 열차들이 투입되고, 인근 지역 관광지와 연계한 여행 패키지들도 추진될 것이다.
특히 춘천시가 강원도 경계∼춘천시 신동면 김유정역에 이르는 18.9㎞ 폐철도 구간에 레일바이크, 꼬마열차, 테마공원, 생태하천 등을 조성할 계획이어서 또 다른 레저단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폐쇄 예정인 경강역, 백양리역, 강촌역, 김유정역 등도 테마공원으로 조성되면 새로운 관광명소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남이섬 관광객이 연간 160여만명에 이르고, 연간 170여만명의 수도권 대학생들이 수련회 장소로 찾는 강촌 일대에도 더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 전망이다.
이에 따른 상권 활성화와 역세권 중심의 구도심 재개발 활성화, 기업의 이전 수요에 따른 일자리 창출도 기대되고 있다.
2010년에는 수도권 주민들의 전유물로 느껴졌던 경춘선의 설렘이 춘천권 주민들도 공유할 수 있도록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조금은 지쳐 있었나 봐 / 쫓기는 듯한 내 생활
아무 계획도 없이 / 무작정 몸을 부대어 보면
힘들게 올라탄 기차는 / 어딘고 하니 춘천행
지난 일이 생각나 / 차라리 혼자도 좋겠네
춘천 가는 기차는 / 나를 데리고 가네 ……
가수 김현철이 노래한 ‘춘천 가는 기차’의 가사 일부이다.
길게 뻗은 철길을 보면 여행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치고 경적을 울리며 들어오는 기차에 몸을 실으면 막연한 설렘으로 가슴이 뛴다. 경춘선은 우리의 사랑과 추억, 이별과 눈물이 서려 있는 대표적인 기찻길이다.
지치고 쫓기는 생활에서 벗어나고 싶거나 무작정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우리는 춘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그곳에는 북한강의 수려한 경관과 마음의 고향 같은 간이역들과 경춘선 종점인 춘천역이 있기 때문이다.
강촌역 백양리역 경강역 등 등록문화재 가치 충분히 지녀
춘천 중심 고가 하부공간 약사천 풍물시장 이전 활용 논란
개통 후 테마공원 등 관광명소 조성 관광객 유치 나서야
■사라진 춘천역사(驛舍)=일제강점기인 1939년 7월25일 보통역으로 문을 연 춘천역.
일일 평균 5,200여명의 승객을 실어 나르며 삶의 애환과 추억을 동시에 간직한 대표적인 역이었다.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휴식처였고 젊은이들의 낭만의 장소였다.
입대하는 장병과 부모, 연인들의 눈물이 곳곳에 배어 있었다.
겨울연가, 옥탑방 고양이 등 수많은 TV 드라마 주인공이 외로움을 달래고 만나고 헤어지는 단골 장소였다.
춘천역은 이렇듯 여러 사람에게 각양각색의 이미지로 남아 있는 역사였다.
경춘선 복선전철 공사 시작 이후 2005년 10월부터 기적이 멈춘 춘천역.
옛 역사는 지난 2006년 5월 철거되고 말았다.
등록문화재 가치가 충분했던 춘천역은 우리의 무관심 속에, 누구 하나 지켜내려는 노력 한 번 하지 않은 채 그렇게 사라지고 말았다.
춘천역은 3층 규모의 새로운 역사가 옛 역사 자리에 들어섬으로써 철거가 불가피했다는 것이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설명이다.
다행히 춘천시와 철도시설공단이 폐철도를 이용한 레저공간 및 테마공원 등을 조성할 계획이어서 경춘선 간이역들은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김유정역, 강촌역, 백양리역, 경강역도 지자체와 주민들의 관심이 없다면 춘천역처럼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김유정역은 한국철도 최초로 역명에 사람 이름을 사용했다, 일제강점기 지어진 역사가 원형 보전된 경강역은 영화 ‘편지’와 TV 드라마 ‘천국의 계단’ ‘사랑과 야망’의 연출지이다.
강촌역은 우리나라의 모든 역을 통틀어 피암터널이 역사 전체를 덮은 단 하나뿐인 역이다.
또한 낙서가 오히려 문화유산처럼 다가오는 젊은이들의 해방구 역할을 해온 곳이다.
백양리역은 중앙선 팔당역 옛 역사, 동해남부선 거제역사와 함께 철길 안에 역사가 위치한 전국 3곳 중의 한 곳이다.
모두가 보물 같은 존재이다.
현재 도내에서는 3개 역사가 등록문화재이다.
1941년 문을 연 원주 반곡역, 1966년 주민의 손으로 지어진 뒤 2006년 말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철거계획에 대하여 주민 반대로 남아 있는 삼척 하고사리역, 영동선 역사 중 가장 오래된 삼척 도경리역(1939년 건립)이다.
전국적으로는 도내 3개 역사를 포함, 남양주 팔당역, 서울 화랑대역, 전남 곡성역 등 모두 23곳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사라진 춘천역사의 아쉬움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춘천고가 하부 공간 뜨거운 감자=춘천시가 정족리에서 강원웨딩문화센터까지의 춘천 고가 하부공간에 풍물시장을 이전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고 있다.
춘천시는 오는 2010년까지 약사천을 자연형 생태 하천으로 복원할 계획이다.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약사천 복개부지 1,470㎡에 143개 점포가 밀집해 있는 풍물시장을 경춘선 복선전철 도심 구간 하부공간에 이전키로 했다.
그러나 대우이안, 우성, 유승 한내들, 쌍용 등 남춘천 새 역사 주변 아파트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경춘선 복선전철 철로 하부공간에 대한 공지천 포장마차·약사천 풍물시장 이전반대추진위원회(이하 반대추진위)를 구성하고 애초 약속대로 시민을 위한 주차장과 철도공원 조성을 요구하고 있다.
반대추진위에 따르면 춘천시는 지난 2003년 4월 경춘선 복선전철 사업을 조건부로 수용하면서 철도소음 및 진동피해 저감, 고가 하부공간의 주차장 및 공원 조성 등 주민 휴식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그럼에도 춘천시는 지역주민의 의견도 수렴하지 않고 풍물시장 이전을 위한 용역을 시행하는 등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풍물시장이 이전하게 되면 도심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도심 양분화, 악취발생, 도로정체, 포장마차 거리 조성으로 말미암은 건전한 생활환경 저해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2003년 6월호 춘천시보에 따르면 당시 철도청장과의 7가지 협의 내용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는 남춘천역 부근 4만1,887㎡에 대한 철도공원 조성을 합의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비용은 당연히 철도시설공단이 부담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재는 오히려 춘천시가 임대료를 주고 이를 사용하겠다는 것이라며 반대위는 주장했다.
특히 현행법으로는 철도 부지에는 건축물을 지을 수가 없다.
무허가 건물이 들어서거나 포장마차 수준의 이동식 상가가 들어올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춘천시는 명품공간 조성을 자신하고 있다.
2010년 월드레저총회 및 경기대회를 앞두고 전 세계의 레저인과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하고 있다.
철도시설공단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였다.
철도시설공단 재산관리팀 관계자는 “춘천시가 외국의 고가철도 하부공간 사용 사례 등을 수집해 방문한 적은 있지만 사용 여부는 공사가 마무리된 후 결정될 일”이라고 밝혔다.
반대추진위연합측은 “춘천의 관문에 고가 철도가 지나가는 것도 부족해 하부공간에 주민의 휴식공간 대신 시장이 들어선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끝까지 이를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경춘선 개통에 거는 기대=아기자기한 강변의 수려한 경관을 품은 북한강변을 끼고 달리게 될 경춘선 전철은 도내 관광수요를 늘리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춘선 전철이 개통되면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지는 관광전용 열차들이 투입되고, 인근 지역 관광지와 연계한 여행 패키지들도 추진될 것이다.
특히 춘천시가 강원도 경계∼춘천시 신동면 김유정역에 이르는 18.9㎞ 폐철도 구간에 레일바이크, 꼬마열차, 테마공원, 생태하천 등을 조성할 계획이어서 또 다른 레저단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폐쇄 예정인 경강역, 백양리역, 강촌역, 김유정역 등도 테마공원으로 조성되면 새로운 관광명소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남이섬 관광객이 연간 160여만명에 이르고, 연간 170여만명의 수도권 대학생들이 수련회 장소로 찾는 강촌 일대에도 더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 전망이다.
이에 따른 상권 활성화와 역세권 중심의 구도심 재개발 활성화, 기업의 이전 수요에 따른 일자리 창출도 기대되고 있다.
2010년에는 수도권 주민들의 전유물로 느껴졌던 경춘선의 설렘이 춘천권 주민들도 공유할 수 있도록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출처 : 경춘선복선전철 현장을 가다
글쓴이 : 땅박사/허기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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