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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박태환 효과'에 울고 웃었다

여행가/허기성 2008. 8. 12. 07:12
대형마트 썰렁… 홈쇼핑은 경기 끝나자 매출 폭증
인터넷 쇼핑몰선 태극기 관련 상품 불티나게 팔려

'골든 보이' 박태환 효과에 유통업계가 울고 웃었다. 초반 한국선수단의 잇단 금메달 소식으로 올림픽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면서 대형마트는 내왕객이 줄고 매출이 떨어진 반면, 홈쇼핑은 경기 시간대에 따라 매출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또 온라인쇼핑몰에서는 선수단 응원에 쓰이는 태극기 수기를 비롯해 태극기 모자, 태극기 티셔츠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대형마트, 경기 보느라 한산하고

박태환의 수영 400m 자유형 결승전이 생중계된 10일 오전 11시, 대형마트는 대부분 고객들의 발길이 끊겨 썰렁한 모습이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GS마트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2시간 동안 매출이 전주 같은 시간대 대비 18.8%나 떨어졌고, 고객 수는 10.9% 감소했다.

결승전 시작 직전인 오전 9~10시 매출이 전주 대비 37.0%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빅게임을 보기위해 마트 이용객들이 서둘러 쇼핑을 마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자양궁 단체전 결승이 있었던 10일 오후 7~8시 매출은 8.3%, 고객 수는 12.5%가 각각 하락했다.

이마트 역시 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8~10일 전체 매출 신장률이 지난달 동기(7월 11~13일) 대비 8% 감소했다.

GS마트 사업기획팀 한경수 부장은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국민들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출이 하락했지만, 금메달 소식에 기분은 좋다"면서 "올림픽 골든타임을 비켜 타임세일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홈쇼핑, 경기 결과 따라 웃고 울고

올림픽 관전을 위해 전 국민이 TV 앞에 모이는 '호재'를 만났지만, 같은 상품이라도 편성시간대에 따라 희비 쌍곡선이 연출되고 있다. 한국대표팀 경기 시간 중에는 주문 전화가 줄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주문 전화와 매출이 폭증하는 식이다. 경기 결과가 좋으면 매출이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매출도 나쁘다.

GS홈쇼핑이 8일 개막식 도중 편성한 글로우스파 화장품은 주문액 1억원 목표 중 겨우 45%를 달성하는데 그쳤으나, 박태환 선수의 수영 400m 금메달 시상식 직후 방송된 제품은 2시간여 만에 5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평소 동 시간대 대비 150% 이상의 실적이다. 최민호 선수의 유도 금메달 경기 직후 판매된 삼익 모던디럭스소파 역시 50분 만에 3억원 어치가 팔려 목표 대비 200% 매출을 올렸다.

CJ홈쇼핑의 경우 10일 박태환 선수의 경기 도중에는 주문 전화가 60통에 그친 반면, 경기가 끝난 오전 11시40분 이후에는 주문 전화가 200통 이상 몰렸다. 평소 700~800대 가량 팔리던 디지털 카메라가 경기 직후 1,100대나 팔려나갔다.

롯데홈쇼핑은 박태환 경기 이후 편성한 '바이오매직 색조 화장품 1+1기획전'이 4,500세트나 팔려 지난 방송 대비 매출이 50% 치솟았다. 반면 10일 이탈리아와의 축구가 패배로 끝난 직후 CJ홈쇼핑에서 판매된 '팻다운'은 매출이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인터넷쇼핑몰, 응원하느라 바쁘고

올림픽 열기가 초반부터 후끈 달궈지면서 태극기 수기 등 응원과 애국심을 고취하는 상품 판매가 급증했다. 오픈마켓 옥션은 이달 들어 하루 평균 200여개의 태극기를 팔고 있다. 응원을 위한 수기(손에 드는 태극기) 판매량도 일평균 130개에 달한다. 태극기 관련 제품 종류도 2배 이상 늘었다. 차량용 태극기, 탁상용 태극기, 태극기가 그려진 머플러, 우산과 모자 티셔츠 등 태극기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G마켓의 경우 올림픽 개막 전주인 8월 1일부터 태극기 관련 상품 수요가 급증해 일평균 200건 이상 팔고 있다. 옥션 마케팅실 최문석 상무는 "올해 베이징올림픽광복절과 맞물린 데다 독도문제 등으로 애국심이 고취되면서 관련 상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