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박찬호 선배님
선배님 안녕하세요. 저 (류)현진입니다. 잘 지내시죠? 이렇게 편지를 통해 인사올립니다.
선배님께 차마 붙이지 못한 편지가 있습니다. 선배님을 이번 WBC 대표팀에서 다시 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글이었습니다. 이미 다 적어놨고 보내기 직전이었습니다.
하지만 16일 아침 신문에서 선배님이 필라델피아와 1년 계약을 해 이번 WBC 대표팀에 참가할 수 없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상황이 달라졌고 결국 저는 다시 펜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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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여전히 옛날 생각부터 나네요. 직접 뵌 게 작년 겨울이었죠. 대만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1차 예선전 대표팀에서요.
전 기분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선배님 야구하는 모습을 보고 컸거든요. 그때는 참 멀리 있던 존재였는데 이렇게 함께 야구하고 있다는 게 저로서는 큰 영광이었습니다.
운동을 무척이나 열심히 하셨던 선배님의 모습이 기억납니다. 전지훈련에서 보통 게임을 뛰면 다음 날이 쉬는 날인 경우가 많잖아요. 말 그대로 쉬는 날, 저는 늘 쉬었는데 선배님은 다음 날 오전부터 또 러닝훈련을 하시더라고요. 같이 야구하는 선수로서 선배님은 존경스러울 정도로 훈련을 열심히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도 같이 끌려나가 함께 달렸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하신 말씀 중에 인상 깊은 게 있습니다.
" 운동을 대충 하지마. 한번 해도 제대로 해. "
선배님의 그 말, 가슴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대표팀에 같이 있었을 때 선배님 덕분에 여러모로 편했습니다.
대표팀 유니폼 문제부터 1인1실 숙박 문제 등 웬만한 것은 선배님이 한번에 해결하셨죠. 후배들이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궂은 일까지 맡아주셨어요. 그런 게 하나씩, 하나씩 쌓여서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야구 역사상 최대의 결과가 나온 게 아니겠습니까.
이번 WBC 대표팀에 참가할 수 없다고 하시니 저로서도 무척 아쉽습니다. 이번에도 선배님께 많이 배우려고 했는데 기회가 닿지 않는군요.
선배님은 야구 선수로서 저의 전설이었습니다. 언젠가 같은 팀에서 또 한번 전설의 활약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때를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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