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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지방도시 달동네..정부 "직접 안 나서면 답없어"

여행가/허기성 2013. 2. 4. 13:00

무너지는 지방도시 달동네..정부 "직접 안 나서면 답없어"

입력 2013.02.04

경북 영주시 영주동에 소재한 곱작골. 이 마을은 영주시의 대표적인 달동네로 전체 건물의 80%가 노후·불량 건축물이다. 무허가 주택도 60%에 달해 주택의 안전 문제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그러나 해방 이후 지금까지 주택 정비사업은 전무하다시피 했다. 기초 수급자 등 영세주민 비율이 64%나 돼 주민들이 스스로 주택을 정비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영주시 관계자는 "워낙 마을이 노후화 돼 주택정비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지만 시에서는 도로 등 일부 기반시설 정비를 지원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주민 대부분 소득수준이 낮아 현지개량 방식으로 정비사업을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도시가스 공급 43% 그쳐..중소도시 주거환경 '최악'

전국 43개의 지방 중소도시 대부분이 영주시와 유사한 문제를 안고 있다. 주택 노후화는 심각한 수준을 넘어섰는데 지역 주민 대부분의 소득수준이 낮아 자력으로 주택을 정비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중소도시의 60세 이상 세대주 비율은 33.7%로 전국 평균(28.5%)을 웃돌고 소득 1분위(하위 10%) 세대주 비율도 중소도시(13.5%)가 전국 평균(9.2%)보다 훨씬 높다.

지방 중소도시의 노후·불량주택 비율은 26.2%로 전국 평균인 18%를 월등히 웃돈다. 10만 미만 도시에서는 아직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비율이 8.5%에 달한다. 서울의 도시가스 공급비율이 94%에 달하는데 비해 지방 중소도시는 평균 35%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연료비 부담이 높아져 저소득층의 생활고를 가중시키고 있다.

종전까지의 정부 지원도 주거환경 개선 수요가 집중된 대도시와 수도권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정부가 지방 중소도시의 노후 주거지 개선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 역시 직접 나서지 않으면 슬럼화돼 가고 있는 지방 중소지역의 주거환경을 개선시킬 방법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정부 "주민 자력으론 어려워..공공지원 대폭 늘릴 것"

정부는 지방 중소도시의 열악한 노후 주거지 개선을 위해 공공지원을 대폭 늘린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추진해온 사업방식이 도로 개설 등 일부 기반시설 조성에 그쳐 정책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을 반영, 국비지원을 늘려 정부 지원 범위를 임대주택 건설, 공원 조성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또 정부는 주택개량자금 융자제도 개선, 주택연금 일시금 제도 등을 도입해 거주민이 쉽게 집을 고쳐 살 수 있도록 하는 등 정비방식을 다양화해 성과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올해 농림부 등 관계기관 협의 등을 거쳐 지방 노후 주거지 재생을 위한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한 뒤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사업 시행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국고를 투입해 공원 등 기반시설을 조성하거나 달동네 중에서는 아파트를 짓는 시범사업 구역도 지정할 예정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방도시 주거지가 상당히 낙후돼 있는 만큼 정부가 직접 개선사업에 나서는 것은 국토균형발전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각 지자체가 해당 지역의 문제를 가장 잘 아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지자체 중심으로 사업이 운영될 수 있도록 명확한 기준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