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푸어가 전세시장 교란
깡통아파트 속출하자 3000만원대 초저가 매물 쏟아내
주택 공급과잉 영종·용인·파주 등 두드러져
"깡통전세 될라" 세입자 등돌려… 집값 더 떨어지면 부작용 심화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영종하늘도시의 한 중개업소에 들렀다가 시세가 8,000만원선인 전용 59㎡(24평형)짜리 새 아파트 전세를 3,000만원에 구할 수 있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 하지만 그는 이내 마음을 접고 돌아섰다. 대출금액이 시세에 육박하는 '깡통 전세'였기 때문이다.
비수기임에도 전세물건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데다 하반기 신규 입주물량 감소로 올 가을 전세대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시세보다 턱없이 싼 비정상 전세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이상 저렴하다. 바로 과도한 대출부담에 시달리는 하우스푸어들이 내놓은 초저가 전세매물들이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인천 중구의 6월 3.3㎡당 평균 전세가격은 303만원이다. 1년 전인 지난해 6월 평균(326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7.5%나 급락했다. 아파트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음에도 이 지역 전셋값이 크게 떨어진 것은 바로 영종하늘도시 때문이다.
영종하늘도시는 지난해 6월 '영종자이'를 시작으로 입주가 본격화됐지만 주요 개발계획 무산과 기반시설 부족으로 대규모 미분양ㆍ미입주 사태를 겪고 있다. 특히 대출금액이 시세를 웃도는 이른바 깡통 아파트가 속출하면서 심지어 전용 59㎡짜리 새 아파트인데도 3,000만원에 불과한 전세물건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영종하늘도시 소재 U공인 관계자는 "정상물건의 기준시세는 8,000만원가량이지만 대출액이 큰 하우스푸어 물건은 가격을 크게 낮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장과 동떨어진 초저가 전세매물은 영종하늘도시를 비롯해 공급과잉으로 하우스푸어를 양산하고 있는 용인ㆍ파주 등에서 두드러진다.
용인 '성복자이' 전용 102㎡은 지난 5월 같은 7층인데도 전세가는 최저 1억6,000만원에서 최고 2억8,000만원으로 차이가 1억2,000만원에 달했다. 비슷한 시기 파주운정신도시 '캐슬앤칸타빌' 전용 118㎡ 전세거래 가격도 최고가와 최저가의 격차가 1억원이었다. 서울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강남권을 비롯해 서울 시내 곳곳에서 시세와 동떨어진 초저가 전세매물이 잇따르고 있다.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및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5㎡의 5월 전세 실거래 최고가격은 6억원(17층)인 데 반해 최저가는 4억5,000만원(14층)이다. 같은 면적에 층수도 비슷하지만 무려 1억5,000만원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 래미안e편한세상 전용 85㎡도 전세가 차이가 최고 1억2,000만원에 달했다. 잠실동 J공인 관계자는 "강남권의 인기지역이지만 자칫 집값이 떨어지면 전세보증금을 떼일 수 있다고 걱정하는 세입자가 많다 보니 대출이 많은 물건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며 "이런 물건들은 결국 시세보다 가격을 낮추는 방법밖에 없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집값 하락세가 계속될 경우 전세시장 왜곡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당장 올해 전체 아파트 입주물량이 8만6,000여가구로 전세난이 극심했던 2010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데다 대출을 낀 전세물건에 대한 기피현상은 앞으로 더 심화할 수 있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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