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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시대는 끝? 그린벨트도 '집'대신 '산업 단지'

여행가/허기성 2013. 11. 10. 15:06

 

집 시대는 끝? 그린벨트도 '집'대신 '산업 단지'

서울에 호텔, 대도시 주변에 산단…사실상 수도권 규제 완화 지적도

정부의 3차 투자활성화 방안은 '마른 수건 짜내기' 과정을 거쳤다. 이미 두 차례의 방안을 발표하면서 카드를 많이 쓴 탓이다. 실제 5월 1일 1차 투자활성화 방안을 시작으로 70일 주기다. 두달에 한번 꼴로 수조원짜리 투자 대책을 만드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1, 2차 합쳐 대형 프로젝트 해소에 따른 투자 규모만 20조원에 달한다. 2차 방안 때는 전국토의 12%에 해당하는 입지 규제 완화까지 내놨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한마디로 얘깃거리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수도권 규제 완화나 원격 진료 허용 같은 서비스업 규제 완화가 구미를 당기는 재료지만 아직 때가 아니다.

그렇다고 매번 지방산업단지 중심의 규제 완화 방안만 찾기는 것도 한계가 있다. 정부는 결국 서울·수도권의 우회로를 찾았다. 집 대신 호텔· 산업단지를 택했다. 도시 개발의 방향 전환이다. 서울의 경우 호텔 건립 지원이다. 학교 인근에 관광호텔을 지을 수 없는 현행 규제를 다듬는 방식을 통해서다.

현재 학교 출입문으로부터 직선거리 50m까지(절대정화구역)는 관광호텔 설립이 아예 불가능하다. 200m까지(상대정화구역)인 경우 학교정화위원회 승인이 필요하다. 이 정화위 통과가 쉽지 않다. 2010년부터 올 6월까지 서울에서 132건이 승인되고 58건이 불승인됐다. 정부는 정화위 운영이 경직돼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유해시설이 없는 정화구역내 호텔건립을 불승인한 교육청의 처분을 위법하다고 판결한 행정법원의 판결(1심)도 고려했다.

명분은 관광객 유치다. 늘어나는 해외 관광객을 소화하기엔 서울 숙박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에서 직접 투자를 일으킨다는 효과도 있다. 서울에 대기중인 호텔 건립 수요만 32개. 200객실이 넘는 대형 호텔만 3개다. 대한항공의 경복궁옆 7성 호텔 건립 계획도 있다. 모두 삽을 뜨면 2조원 투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가능성은 반반이다. 경제 효과로만 보면 유해 시설 없는 호텔 건립 허용이 당연하지만 교육·문화 측면에선 다를 수 있다. 게다가 법 개정 외 정화위 운영 방식 개선, 불승인 사례 재심의 등은 특혜·외압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다.


호텔 건립 지원이 '서울 투자'용이라면 도시첨단산업단지는 수도권 신도시, 지방 대도시 용이다. 대부분의 산업단지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싼 땅을 찾다보니 밀려났다. 2001년 도시첨단산단제도가 도입됐지만 역시 땅값이 높아 활용이 저조했다. 정부는 낮은 땅을 찾으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도시 주변 그린벨트 해제 대상 용지, 신도시의 택지개발 지구, 도시의 공장이전부지 등에 주목했다. 도시 주변 그린벨트를 비롯 이들 지역은 그간 주택 공급이 필요할 때 아파트를 짓던 곳인데 이젠 집 대신 산업단지 조성용으로 활용되는 셈이다. 정부의 집값 전망, 주택 정책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 주택시장 수급측면에서 공급이 충분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린벨트 등을 고부가가치 산업용지로 활용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현재 6개 지역은 내부적으로 후보지로 지정됐다. 지방 대도시 주변 그린벨트. 수도권 신도시의 택지지구 등이 유력 후보다. 여기에 추가로 3개 지역이 지정된다. 용적율도 400~500%까지 허용되고 녹지율 기준도 완화된다. 도시 주변에 고층 건물로 서비스업종 중심의 산업단지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수도권 규제 완화의 시작이란 지적도 나온다. 신도시 주변에 첨단산단을 조성하는 것 자체가 공장 설립 허용 등과 다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정부 관계자는 "도시첨단산단을 확대하더라도 현행 수도권 정비계획법과 수도권 정비계획에 따른 공장입주기준의 틀에 맞춘다'며 "수도권 규제완화가 전제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