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첫 최저입찰가 감정가 80%로 하향 추진.. 경매 vs. 매매 시각차

경매 첫 최저입찰가 감정가 80%로 하향 추진.. 경매 vs. 매매 시각차

"낙찰가 낮아져 경매열기 뜨거워질것" 경매업계
"매매수요 위축… 부동산정책과 배치" 매매업계
법무부 민사집행법 개정안

부동산경매 첫 최저입찰가격을 현행 감정가의 100%에서 80%로 낮추는 방안을 놓고 경매업계와 매매업계가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법무부가 지난 5월 부동산경매 낙찰가격 하한선을 20%포인트 낮추는 민사집행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본회의 통과 시 이르면 6개월 후인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경매업계에서는 지금보다 더 저렴하게 낙찰받을 개연성이 커짐에 따라 경매를 찾는 사람들이 대폭 확대돼 경매시장이 급팽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비해 매매업계에서는 경매신건과 입찰자 수가 사상최대를 기록하는 등 경매물건이 크게 늘고 수요자들이 경매로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법안이 시행되면 실수요의 경매시장 쏠림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매매수요 동력 약화로 시장회복이 상당기간 지연될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다. 경매물건은 한정적이지만 보금자리주택처럼 실수요의 대기수요를 양산할 수 있어 매매거래 활성화에 역점을 둔 정부의 부동산정책과 엇박자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매업계 "대형 호재"
최근 경매업계 초미의 관심사는 해당법안의 국회 통과여부다.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법안이 시행되면 경매로 매각되는 기간이 최소 한 달가량 빨라져 채권자는 채권회수기간과 부실리스크가 줄어든다. 수요자들은 경매를 통해 좀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된다"며 "시장이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고 경매정보가 대중화되면서 올해 경매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이런 분위기가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여 경매시장이 한 단계 도약하는 대형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옥션 하유정 선임연구원은 "매물의 최저 입찰가격이 높아 수차례 유찰돼 경매절차가 지연되는 폐단이 줄어들 것"이라며 "경매물건의 빠른 소화를 위해서는 해당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통적으로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매매전환수요가 경매로 쏠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경매물건이 수도권아파트의 경우 월평균 1000건 수준이어서 매매시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매매업계 "시기상조"
반면 매매업계에서는 경매시장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매매전환수요가 빠르게 경매로 흡수될 게 불 보듯 뻔한 데다 이 때문에 시장회복이 지연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시기상조라는 기류가 강하다. 부동산시장 호황기에는 경매열기가 매매심리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나타나지만 침체기에는 경매열기가 매매시장으로 확산되지 못하는 단절현상이 두드러져 매매시장 회복 후 시행해도 늦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리얼투데이 양지영 팀장은 "이전에는 경매시장이 개선되면 매매시장이 움직였는데 지금은 이런 흐름이 끊겼다. 주택수요가 실수요로 한정된 상황에서 최저입찰가격이 낮아지면 매매전환 수요의 경매시장 쏠림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매매시장회복이 지연될 수 있어 도입시기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주택산업연구원 김태섭 정책연구실장은 "실수요자들이 보금자리주택의 저렴한 가격에 주목해 대기수요가 양산됐듯이 경매물건이 제한적이어도 수요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며 "정부의 주택 매매거래 정상화 대책과 배치될 수 있어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