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88% "국가대개혁 시급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대혁신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최근 출범한 박근혜 대통령 2기 내각의 화두(話頭)도 국가대혁신이다. 보수·진보 또는 여야(與野)를 떠나 산업화 민주화 과정에서 우리가 잊거나 지나쳤던 기본과 원칙을 재정립하고 부패와 학연 혈연 지연 등으로 엉킨 '끼리끼리 문화'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한국의 재도약은 요원하다는 지적이 많다. 5000년 역사 속의 뿌리 깊은 적폐를 일소하고 환부를 도려내는 국가대혁신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게 일반국민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국내총생산(GDP) 1만 달러 돌파 이후 이에 걸맞은 제도 개혁이나 행정 혁신이 없어 한국 사회는 몸집은 커졌는데 옷은 과거 그대로 입고 있는 셈"이라며 "선진국 진입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정부와 시장, 시민사회가 중지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선우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한국갈등학회장)는 "1인당 하지만 국가대혁신을 위한 시간은 많지 않다. 인구 고령화와 복지 수요의 증대는 갈수록 빨라지고 성장 잠재력은 줄어들고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마지막 골든타임이 빠르게 지나가고 있는 셈이다.
국가대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데 응답자87.9%가 동의했다. "(세월호 참사 같은)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가 개혁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영원히 개혁을 이뤄내지 못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5월 19일)와 인식이 같다.특히 지도층의 경쟁력은 100점 만점에 30∼40점에 불과했다. 갑오개혁 당시인 구한말 국정의 혼란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일반 국민과 전문가 모두가 '가장 개혁이 필요한 대상'으로 정치인과 공무원을 꼽았다. 이들은 우리 사회 지도층이 일반 국민보다도 무능하다고 답했다. 일반 국민 10명 중 7명은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으로 '뿌리 깊은 부패'를 지적했다.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이 성공하기 어려우며(성공 가능성 10점 만점에 4.5점), 법 앞에 만민은 평등하지 않다(평등 정도 10점 만점에 4.36점)고 봤다.
동아일보는 일반 국민 800명과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국가대혁신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우리 사회에 대한 국민과 전문가의 평가는 참담한 수준이었다. 학과 점수로 치면 우리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F학점'이었다.올해는 우연히도 1894년 7월 27일 시작된 갑오개혁(甲午改革) 120주년이 되는 해다. 당시 개혁의 실패는 식민지 전락과 민족 분단을 가져왔다. 지금 우리는 선진국 문턱을 넘어설 것인가, 아니면 주저앉을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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