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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숫자는 무의미…中 뉴노멀 궤도 올랐다

여행가/허기성 2015. 1. 12. 08:34

성장률 숫자는 무의미…中 뉴노멀 궤도 올랐다

시진핑 개혁은 불확실성 줄여 한국경제에 도움
과도한 지방부채·지역간 격차 등은 잠재리스크

 

 

◆ 빅샷 인터뷰 ④ 리이닝 베이징大 명예원장 ◆

“중국 경제성장률이 5%가 되든 6%가 되든 숫자는 큰 의미가 없다.”

리이닝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 명예원장(86·사진)은 매일경제와 신년 인터뷰를 하면서 “중국은 새로운 정상상태인 ‘뉴노멀’ 시대로 진입했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차이나리스크는 없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중국 경제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양적 성장 대신 질적 측면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목표를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 원장은 중국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상무위원을 겸하고 있으며, 리커창 중국 총리가 입안한 이른바 ‘리코노믹스’의 창시자로 통한다. 리 원장은 최근 중국 경기가 순환적 요인에 따른 일시적인 둔화를 겪은 것이 아니라 경제발전 단계에서 근본적인 전환국면에 놓여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이 10% 내외의 고속성장에서 6~7% 중고속 성장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며 “중국은 부문 간 불균형 정도가 크고, 잠재력이 큰 대국경제기 때문에 상당 기간 지속가능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구조도 자연스럽게 변혁기를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은 서비스업 위주의 산업구조, 소비 주도의 수요구조, 도농 간 격차의 축소로 대두되는 도농구조, 소득분배 등 양극화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진핑 체제가 주도하고 있는 개혁 방향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리 원장은 “장기적인 구조개혁의 틀 안에서 안정적인 경제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동시에 서부 개발을 통해 지역 간 경제 격차를 줄이고, 모든 산업 분야에 ‘혁신’을 접목해 신성장 동력을 창출해 나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생산요소 가격 상승이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내비쳤다. 리 원장은 “과거에는 저렴한 생산요소 가격이 중요한 성장동력이었으나 최근에는 요소 비용이 크게 상승해 생산요소 투입과 투자에서 기술 혁신을 통한 성장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노동력, 자원, 토지 등 생산요소 비용의 급등으로 공업기업 이윤 증가율이 1998~2008년 연평균 35.6%에서 지난해 5.8%로 크게 떨어졌다.

또 리 원장은 “지방정부 부채, 금융리스크 등 잠재 리스크가 점차 드러나고 있어 이를 적절하게 관리하지 못할 경우 안정성장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부패 정책, 과잉설비 규제, 지방정부와 국유기업의 예산관리강화, 환경오염 규제, 부동산 세제 개혁 등은 단기적 경기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에 대해 리 원장은 “일종의 비정상의 정상화로 볼 수 있으며 단기 영향에 그칠 것”이라며 “이런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 정부에서는 사회 전반에 법치질서를 정비하고(의법치국·依法治國), 개혁이 사회에 잘 스며들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금융권에서 부각되고 있는 부실 대출 문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리 원장은 “그동안 은행이 국유기업에 대량의 융자를 한 것이 부실대출의 시발점”이라며 “지금 국유기업의 수익창출 능력은 많이 떨어져 있고 내부 부실 문제도 대두되고 있으며, 민간 기업들은 높은 금리 탓에 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진핑 정부 들어서 민간기업이 보다 손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금융 시스템의 체질 개혁을 하고 있다”며 “자본시장 효율화 증진 방안을 내놓고 잠재력이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하이를 홍콩과 같은 금융허브로 육성하기 위한 정부 정책에 관해서 리 원장은 “상하이 자유무역지대(FTZ)가 성장하면 할수록 홍콩과 금융허브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도 있고 상하이가 홍콩보다 더 나아질 수도 있다”며 “하지만 중국 정부는 금융허브로서의 홍콩 지위를 빼앗거나 시장을 교란할 의도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상하이가 급부상하면서 일각에선 중국의 금융허브로 상하이를 낙점한 것 같은데 중국의 금융허브 후보도시는 상하이 말고도 많다”며 “복건성 지역이라든지, 샤먼 등도 충분히 금융허브로서 잠재성을 보이고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한·중 FTA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견해를 내놨다. 그는 “비교우위론에 입각해 한·중 FTA의 거시적인 틀을 짜는 것이 유효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다른 국가에 비해 앞서 있는 분야나 비용절감을 할 수 있는 부문을 중심으로 협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중 FTA를 통해 한국 IT, 자동차 분야의 중국 시장 진출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가 한국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리 원장은 “한·중 양국 경제가 ‘커플링(경기 동조화)’ 현상을 보인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사실 중국 경제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가면 오히려 대외 불확실성이 줄어 한국 경제도 안정적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대륙에서 불고 있는 한류 열풍에 대해 리 원장은 “문화·경제적 측면에서 양국이 ‘윈윈’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해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야 한다”며 “기업 간 협력, 인재 양성과 상호 교류는 양국 간 문화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리이닝 원장은

리이닝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경영대학원) 명예원장은 중국 현대경제학의 태두로 불린다. 중국의 개혁개방 과정에서 주식회사 형태의 국유기업 개혁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으며, 자본시장 시스템을 안착시키는 데 힘을 쏟았다.

1988년부터 2003년까지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재정위원회 부주석과 법률위원회 부주석을 역임했다.

2003년부터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상무위원으로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는 중국 정부정책의 싱크탱크이자 정치적 실세다. 그의 제자들은 시진핑 지도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리커창 중국 총리와 리위안차오 부주석을 비롯해 차세대 지도자라고 평가를 받고 있는 루하오 헤이룽장성장 등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