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캠핑버스테마여행

정치시사

`층층시하` 이완구...산 넘어 산, 야당 넘어 선배

여행가/허기성 2015. 2. 18. 18:12

`층층시하` 이완구...산 넘어 산, 야당 넘어 선배

[레이더P] 내각·청와대에 정치선배·행시선배 포진

이완구 신임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고 동안 이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 = 김재훈 기자]
▲ 이완구 신임 국무총리가 1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고 동안 이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 = 김재훈 기자]

이완구 신임 총리가 힘겹게 국회 턱걸이를 넘겼지만 '순항'을 장담하기는 아직 이르다. 내각과 청와대에 모셔야 할 '선배들'이 줄줄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정부서울청사에 첫 출근한 이완구 신임 총리는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열심히 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첫 일정으로 개각과 관련된 장관 인사 제청권을 행사한 신임 총리는 국립현충원도 참배하며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부총리 두 명은 원내대표·당대표 출신
행시 선배 정책조정수석도 버거워
여당엔 신세지고 야당엔 척지고
이완구식 장악력 어떻게 발휘할까


하지만 문제는 설 연휴가 끝난 직후이다. 집권 3년차에 들어선 박근혜정부가 실적을 보여야 하는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이미 공무원연금 개혁과 연말정산 파동에 따른 세제 개편 문제 등 풀어야 할 숙제들이 쌓여 있다. 정치권에서 쏟아져 나오는 개헌 문제도 골칫거리다.

그런데 이 총리와 호흡을 맞춰야 할 인사들이 공교롭게 모두 그의 선배라는 점이 걸린다.

프리미엄 첨부 이미지

우선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배다. 이 총리가 원내대표를 하기 직전 최 부총리가 원내대표였다. 게다가 최 부총리는 자타가 공인하는 박 대통령의 복심인 데다 정홍원 전 총리가 세월호 참사 이후 장악력이 떨어지면서 그 역할을 대신해 경제부처는 물론 비경제부처까지 사실상 챙겨왔다는 게 중론이다. 이 총리의 운신 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다.

황우여 사회부총리는 5선 의원에 새누리당 대표까지 거쳤다. 원내대표 출신 총리 아래 당대표 출신 부총리라는 어색한 조합인 것이다. 과연 3선의 정치 후배이자 당대표 아래인 원내대표 출신의 이완구 총리가 '영'을 세울 수 있을지 의문시되는 대목이다. 자칫 친박 3인방이 서로 충돌할 수 있다.

청와대로 눈을 돌려봐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청와대에서 총리와 호흡을 맞춰 정책을 조율할 정책조정수석 역시 행정고시 선배다. 현정택 수석은 행시 10기로 이완구 신임 총리보다 5년 선배다. 선후배 관계가 엄격한 경제관료 사회를 고려하면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이완구 신임 총리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정치력도 빛바랜 상황이다. 원내대표 시절 잘 쌓아온 야당과의 관계는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 사실상 무너졌다. 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여당에 큰 신세를 진 탓에 총리로서 당에 목소리를 높이기도 어려워 보인다.

오는 25일부터 27일간 실시되는 대정부질문에서 야당은 이완구 신임 총리를 강하게 몰아붙일 생각이다.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서민경제 활성화와 개헌 문제와 관련해 세밀한 질문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충청권 민심 때문에 무리해서 총리 인준에 협조했지만 이제는 야당으로서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어렵게 인사청문회를 넘은 이완구 신임 총리. 산을 넘었는데 더 큰 산이 기다리고 있다. 향후 이완구 총리가 어떤 행보를 통해 이런 난관들을 넘어설지 정치권은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