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은 단물, 수익은 쓴물 … 커피 전문점의 눈물
스타벅스 성적표 통해 본 실태
매장서 즐기는 문화 … 큰 공간 필요
작년 임대료 971억에 인건비 883억
매출 6171억 최고인데 수익률 6.5%
다른 곳도 비슷 … 이면도로·2층으로
커피 가격이 해마다 오르고 있지만 커피전문점의 수익성은 최근 10년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의 30~50%를 차지하는 매장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 때문이다. 덩치는 커졌지만 실속은 없는 ‘빛 좋은 개살구’ 신세다.
일부 커피점들은 임대료를 한 푼이라도 줄이기 위해 매장을 중앙도로에서 이면도로로, 접근성이 좋은 1층에서 2층으로 옮기고 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가맹점주의 수익률을 보장하기 위해 임대료가 주위 상권보다 저렴한 ‘서브스트리트(뒷골목)’ 매장 전략을 쓰고 있다”며 “이 덕분에 현재까지 두 자릿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 전문점의 실속없는 장사는 업계 1위인 스타벅스코리아 성적표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15일 스타벅스의 글로벌 연간보고서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6171억원)은 6000억원을 돌파했다. 1호점이 생긴지 15년 만의 대기록이다. 문제는 얼마나 장사를 잘 했느냐다.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스타벅스코리아의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6.5%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았다. 4100원짜리 아메리카노 한 잔(톨사이즈)을 팔면 266원이 남는 셈이다. 지난해 미주지역 스타벅스 영업이익률은 23.4%로 한국의 3.6배에 달했다. 한국이 속한 아시아 지역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무려 33%다.
가장 큰 원인은 임대료와 인건비다.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임대료는 신규매장 개설과 기존 매장 자릿값 인상으로 매년 약 27%씩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임대료는 971억원, 인건비는 883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26.9%, 29.6%씩 올랐다. 두 부문의 비용 증가가 영업이익 증가율(25.3%)을 웃돌고 있는 것이다.
임대료 부담은 커피 문화와도 관련이 깊다. 스타벅스 측은 “미국 등 서구에선 테이크 아웃 문화가 발달한 반면 우리나라는 매장에서 대화나 업무를 하는 문화가 강해 넓고 쾌적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의 스타벅스 매장은 740개. 이중 상당수가 231㎡(약 70평)이상으로 미국의 132~165㎡(약40~50평)보다 넓다. 특히 스타벅스코리아는 신규 매장 비용을 빚을 내서 조달해 이익률 악화의 원인이 됐다. 지난해 총부채는 2196억원으로 전년보다 37.3%나 늘었고 부채비율도 130%로 17%포인트 악화했다. 인건비도 줄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전점이 직영이고 99% 이상이 정직원”이라며 “퇴직금과 교육비, 상·하반기 인센티브까지 포함돼 시급이 1만원을 훌쩍 넘는다”고 말했다.
다른 커피전문점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국내 유명 커피전문점인 A사의 영업이익률도 6~7%대다. 역시 원두·밀가루·우유 등 재료 값보다는 부동산 임대료 영향이 크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임대료가 매출의 25%가 넘는 상황이라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가 되긴 어렵다”며 “좋은 상권은 월세만 4000만~5000만원 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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