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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2호선 지하화 수혜지..한양대·건대 등 대학 상권 급부상

여행가/허기성 2015. 3. 23. 14:59

 서울 지하철 2호선 지하화 수혜지..한양대·건대 등 대학 상권 급부상

 

서울시가 지하철 2호선 지상구간의 지하화 검토를 발표한 이후 역세권 지상 개발이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일부 자치구들이 줄기차게 지하화를 요구했음에도 줄곧 난색을 표했던 서울시가 처음으로 '지하화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에 나서면서 지하화 역의 지상 개발이 현안으로 떠올랐다. 서울시는 막대한 예산, 지역 형평성 문제로 아직 추진 확정은 아니라며 선을 긋지만 자치구와 지역 주민들은 서울시의 입장 변화를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서울시 내 지상·고가 철도는 9개 노선(13개 구간), 총 81.9㎞ 구간이다. 서울시는 이 가운데 약 23%(18.9㎞)인 도시철도 2호선 구간에 대해 지하화 타당성 조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중심 시가지를 통과하는 2호선 구간은 철도 구조물로 인해 도시 경관을 해치고 진동·소음으로 민원이 많은 편이다. 이번 타당성 조사를 통해 교통·환경 편익과 경제·도시 재생적 측면에서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 지하철 지상구간 지하화는 상권뿐 아니라 주택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사진은 2호선 지상 철도가 지나는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일대.

만약 지하철 2호선 지상구간 지하화가 이뤄질 경우 그동안 지상철로 가로막혀 상권 발달이 지연됐던 유명 상권들이 대대적인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영등포구청역~합정역 2.5㎞ 구간이 지하화되면 이 일대가 주거와 상업, 업무시설이 결합된 상권으로 탈바꿈될 공산이 크다. 인근 홍대와 신촌 유명 대학가 상권과 연계돼 주거-오피스 상권이 복합된 상권으로 번창하면서 유동인구가 대거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합정균형발전촉진지구와 대규모 주상복합단지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대형 상권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한양대역~잠실역 8.02㎞ 구간 일대도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거주지와 인접해 소음·분진 문제가 끊이지 않은 데다 지상철 고가 구조물로 인해 상권 확대에 한계를 겪어왔다. 하지만 이 구간이 지하화될 경우 지하 쇼핑몰과 주변 상권을 개발하면 경제적 타당성도 충분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상업·업무 기능을 강화해 서울 동북권의 최대 상권으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높다.

신도림역~신림역 4.82㎞ 지하화 구간 가운데 신도림역은 하루 평균 환승객만 30만명에 달하는 유동인구를 자랑한다. 역세권을 중심으로 발전한 상권이기 때문에 20~30대 젊은이들의 만남과 문화공간으로서 발전 가능성이 높다. 상권 크기에 비해 먹거리 상권 발전이 미흡했기 때문에 상권 규모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준공업 지역에서 주거와 산업이 조화된 공간으로 바뀔 가능성도 높다. 역세권 일대 소형 오피스텔(37㎡) 시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 80만~90만원을 형성하고 있다.

구로디지털단지역도 첨단산업단지를 등에 업고 변화의 물꼬가 기대되는 '제2의 테헤란로 상권'이다. 이 역 주변은 현재 상가와 오피스 단지로 상권이 양분된 상태다. 지하화가 이뤄지면 통합 상권으로 바뀌어 소비력이 큰 20~40대 직장인 유입이 늘어날 것이다. 현재 시흥대로를 중심으로 먹자골목 상권이 활기를 띠면서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이 늘고 있다. 33㎡ 점포당 보증금 3000만~5000만원에 월임차료는 150만원, 권리금은 2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노후 아파트가 많아 재건축이 진행 중인 영등포구청역~당산역 구간은 신(新) 주거벨트로 부상할 전망이다. 영등포구 주거 중심 지역인 당산동 일대는 잘 갖춰진 생활편의시설과 한강을 낀 쾌적한 주거환경, 좋은 학군 덕분에 여의도 업무지구와 도심권 직장인의 선호도가 높은 곳이다. 지하화로 접근성과 도시 미관이 좋아지면 기존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져 주거시설 매매가는 상승세를 탈 수 있다.

당산동 일대는 2004년 이후 신규 아파트 공급이 거의 끊긴 상태지만 입지 여건은 양호해 새 아파트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당산동 상아아파트, 현대1차아파트가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고 이들 아파트 매매가는 상승세다. 지난해 3월 3.3㎡당 1376만~1551만원 선이던 아파트 매매가가 1405만~1617만원 선으로 올라 있다. 인근 양천구 목동 일대 노후 아파트에서 신규 분양 아파트로 갈아타려는 수요도 풍부하다.

건대입구역 같은 대학가 상권도 눈여겨봐야 할 유망 투자처다. 대학가 상권은 한번 유입된 인구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 소비하는 '저수지 상권'에 속한다. 지상철 구간이 사라지면 고급 복합쇼핑몰 수요가 몰리면서 상권이 점차 커질 가능성이 있다. 20~30대 젊은 층뿐 아니라 40대 이상 중장년층도 몰려 핵심 상권으로 변모할 여지가 높다.

건대 상권의 경우 1층 상가 권리금만 3억5000만~6억원 선이다. 월 임대료와 보증금도 각각 최고 600만원, 1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건대 상권의 평균 권리금은 2억원으로 서울시 내 대학가 상권 중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상권뿐 아니라 주택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최근 한양대역 인근 성동구 행당, 성수동 일대에서는 단독주택을 사려는 수요가 늘면서 주택 시세가 여느 강남권과 맞먹는다. 학생 임대 수요가 많은 학교 주변에서는 좀처럼 매물이 없다 보니 매매가격은 3.3㎡당 2500만원 수준에 달한다. 만약 지하철 2호선이 지하화되면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주택가를 가로지르는 지하철 2호선 지상구간 지하화는 해당 자치구민들의 숙원사업으로 꼽혀왔다. 지하철 지상구간이 지역 발전을 막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시, 2호선 18.9㎞ 구간 지하화 검토 영등포구청~합정, 한양대~잠실 수혜

특히 선로 주변에 있는 주민들은 소음과 공해, 사생활 침해 문제로 항의·민원이 잇따랐다. 이들 지역에 출마하는 구청장이나 국회의원이 제일 먼저 내세우는 개발공약이 지하철 2호선의 지하화였다. 광진구 등 관련 자치구의 경우 서울시의 이번 조사를 계기로 지하화 사업을 반드시 성사시킨다는 입장이다.

지하철 2호선 지상구간이 지하화되면 소음과 공해가 줄고 지상 선로보다 운행 속도가 빨라지는 등 이점이 많다. 철로가 있던 자리에는 아파트와 건물을 먼저 만들고 공원이나 휴식공간을 배치하면 지역 상권 개발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들 역세권에 투자해도 괜찮을까.

2호선 역세권은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고 유동인구가 많아 상가와 오피스, 임대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 투자지로 적합하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역세권 상권이 최근 유동인구 감소로 침체를 겪는 경우도 많다. 9호선 등 신설 역세권이 속속 개통되고 기업이 임대료가 저렴한 지역으로 옮겨가는 등 유동인구가 줄어드는 사례도 적지 않다. 따라서 지상구간에 대한 지하화가 추진되기 전에 꼼꼼한 상권 분석은 물론 주변 지역에 다른 변화 요인은 없는지 확인하는 게 바람직하다.

지하화 걸림돌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이다. 수조원에 달하는 예산이 소요되는 탓에 지하철 지하화가 빠른 시일 내에 진행될지 미지수다. 민간자본을 유치하고 지하 개발 후 상점 운영 등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방안이 제시됐지만 사업비는 여전히 큰 부담이다. 건설사 등 민간사업자 참여가 사업 성공의 열쇠다. 또 터널 내부 공기 질 개선과 연기 배출 등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필요하다.

결국 이들 역세권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멀리 내다보고 인근 상가, 주택 수급 상황뿐 아니라 향후 유동인구 흐름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지하화가 확정되기도 전에 대출을 끼고 상가, 주택에 섣불리 투자하는 건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