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후폭풍, 세금 폭탄 피해가는 노하우

연말정산 후폭풍, 세금 폭탄 피해가는 노하우

'13월의 월급'으로 불리던 연말정산 환급금이 올해는 '13월의 세금 폭탄'이 돼 돌아왔습니다. 추가 납부세액이 3월 급여부터 공제되면서 많은 근로소득자들이 얇아진 지갑을 실감하고 있을텐데요. 그래서 그런지 요즘 세제 혜택이 있는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오늘은 절세 삼총사(연금저축·소득공제 장기펀드·청약저축) 중 하나로 손꼽히는 소득공제 장기펀드(이하 소장펀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소장펀드는 2015년 12월 31일까지 가입하는 경우 가입한 날로부터 10년 동안 납입한 금액(연 600만원 한도로 납입)의 100분의 40에 해당하는 금액을 해당 과세기간의 근로소득금액에서 공제 받을 수 있는 상품입니다. 지난해 세법 개정으로 대부분의 소득공제 항목이 세액공제로 전환된 지금, 소장펀드는 몇 안 되는 소득공제 항목으로써 그 절세 효과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총 급여 5000만원으로 15%의 소득세율 구간을 적용 받는 근로소득자의 경우 최대 32만4000원의 절세 효과(농특세 20% 부과)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입과 동시에 약 5.4%의 이자를 수취하는 셈입니다.

소장펀드는 직전 과세기간의 총급여액이 5000만원 이하인 근로소득자로 가입대상을 한정하여 사회 초년생과 중산층 이하 근로소득자를 가입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가입 이후 총급여액이 증가하더라도 그 금액이 8000만원이 될 때까지는 소득공제 혜택을 계속해서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가입 연도 직전 과세기간에 근로소득 외에 종합소득과세표준에 합산되는 소득이 있었다면 가입 부적격자에 해당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위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연말정산 소득공제 항목의 대부분이 세액공제로 바뀐 지금 소장펀드 소득공제는 반갑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엄격한 공제 요건 및 사후관리가 뒤따른다는 것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먼저, 근로소득 외에 종합소득과세표준에 합산되는 소득이 있는 경우 당해 년도 소득공제를 적용 받을 수 없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연간 발생하는 소득의 종류와 크기를 납세자 마음대로 조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소장펀드에 가입한 총 급여 5000만원인 근로소득자가 연간 300만원의 기타소득금액이 발생한 경우(지방세 포함 22% 원천징수) 해당 기타소득을 종합소득에 포함하여 신고하면 약 16만5000원의 세액을 환급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장펀드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분리과세를 선택하고 기타소득 원천징수세액에 대한 환급을 포기해야 합니다. 기타소득이 종합소득과세표준에 합산되면 소장펀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소장펀드 소득공제와 기타소득 원천징수세액 환급액을 비교해 둘 중 하나는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해당 과세기간에 근로소득이 없는 경우에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습니다.

이 외에도 부득이하게 이자?배당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초과했다거나 기타소득이 300만원을 초과하는 등의 경우에는 선택의 여지 없이 소득공제 혜택은 받을 수 없습니다.

중도 해지시 추징액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소장펀드 가입일로부터 5년 미만의 기간 내에 해지하는 경우 해당 저축에 납입한 총 누계 금액의 6.6%를 추징합니다. 불입시 소득공제라는 혜택을 받았으니 중도 해지하는 경우 추징하겠다는 논리인데 목돈이 필요해 부득이하게 중도 해지하는 경우에는 억울할 법도 합니다. 추징액 없이 온전히 소득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적어도 5년 이상 당해 펀드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높은 가입 문턱도 아쉽습니다. 총급여액 5000만원은 직전 과세기간의 총급여액을 기준으로 하므로 당해 연도 취업자 및 근로소득자가 아닌 자영업자는 가입할 수 없습니다. 또한 총급여액 5000만원인 근로자의 월 실수령액이 대략 350만원 전후라고 가정하면 소장펀드에만 연 최대 600만원을 납입할 능력이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소장펀드의 활성화를 위해 가입 대상자를 더 넓게 확대함으로써 가입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2015년 12월 31일까지로 되어 있는 가입 기한도 연장돼 더 많은 근로소득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세제 혜택이 있는 금융상품의 경우 실제보다 그 혜택이 부풀려지기도 하고 사후 관리 부분에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얘기치 않게 세금을 토해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장펀드도 그럴 가능성이 높은 상품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근로소득 외의 종합소득이 있거나, 목돈이 필요해서 5년 내 중도 해지를 하는 경우 추징세액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연말정산과 관련해 절세 상품을 선택할 때는 가입 시점에 얼마나 혜택을 볼 수 있는지와 더불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요건 및 중도 해지시의 과세 문제까지도 꼼꼼하게 따져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