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조원대 '예산 폭탄' 실천 했지만…
6조짜리 쓰레기,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의 절규
"호남에서 제2의 이정현 키워달라는 그런 뜻 전한 것"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이 지난 26일 자신을 '쓰레기'에 비유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낙선한 모습을 "광주 시민들이 이정현을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자극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는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나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 탈탈 털어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시키고 홍보수석을 시켰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의 이러한 발언은 새누리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4.29 재보선 필승 결의대회에서 광주 서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승 후보를 위한 찬조발언 도중에 나왔다.
한달 뒤로 다가온 재보선, 나아가 내년 총선 때 호남에서 또 다시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탄생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호남 예산지킴이로 열심히 뛰었지만 '제 2의 이정현', 새누리당 지역구 2호 국회의원 등이 탄생하기 어려운 지역 구조를 깨 달라는 '읍소'인 것이다.
이 최고위원은 27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역발전을 위해 크게 일할 수 있는 능력있는 인물이 새누리당이라는 것 때문에 광주에서 또 버림 받으면 안된다는 의미로 호소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광주에서, 호남에서 제2, 제3의 이정현으로 키워달라는 그런 뜻을 간절하게 전한 것"이라며 "누구를 비난한 것도, 누구를 원망한 것도 아닙니다. 길게 보고 호남의 먼 미래를 위해 인재를 두루 키워서 큰 재목으로 써 달라는 의미의 호소"라고 했다.
그러면서 "1년짜리 국회의원이지만 광주에서도 새누리당에 한 석을 줘서 불모지에 새누리당 싹도 틔워 달라"면서 "광주 사람들이 30여 년간 밀어줬던 당의 정치인들에게는 한번쯤 정신 차리고, 유권자 무서운 것도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는 이미 고향에서 두 번 눈물을 쏟았습니다. 그래도 제 힘으로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되어 광주, 전남, 전북 고향의 구석구석 예산을 챙겼다"고 적었다.
실제 이 최고위원은 19대 총선 당시에는 39.7% 득표율로 아쉽게 석패한 뒤 지난해 7.30 재보선을 통해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는 재보선 당시, 호남의 예산 폭탄을 약속했고 보란듯이 이를 지켜냈다.
특히 이 최고위원이 국회에 입성한 8월은 정부의 예산편성이 상당 부분이 진행된 상태라 예산을 별도로 챙기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 최고위원이 지난해 따낸 예산의 규모는 무려 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완도 고속도로 사업설계비 100억원을 비롯해 호남에서 향후 수년 동안 진행될 굵직한 사업들이 많이 있다. 더군다나 지역 사업인 아랫장 환경개선사업비, 철도관사마을 관광자원화비 등은 이 최고위원이 아니었으면 예산 확보가 불가능했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호남에 많은 야당 의원들이 있지만 이정현 최고위원은 호남 예산지킴이로 통한다.
지난 10월에는 새누리당 황인자 의원이 국정감사 보도자료로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을 향해 이정현 사용법 강의'를 내는 일도 있었다. 광주시 재정건전화를 위한 방안으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을 활용하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황 의원은 "호남 지역구의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은 광주광역시 국비 확보를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뛸 것"이라며 "전북, 전남 지사와 이정현 사용법을 공유해 호남의 예산폭탄을 현실화 시키라"고 조언했다.
이정현 최고위원의 '예산 챙기기'의 핵심은 성실함에 있다. 그는 지난 연말 호남에서 챙길 사업 예산 목록을 150여개로 정리해 가지고 다녔다. 당선 직후부터 세종시를 찾아 기획재정부 관료들을 찾아가 부탁하고, 목소리도 높여가며 설득해 왔다고 한다.
한국갤럽이 2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3월 호남지역에서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14%를 기록, 지난해보다 4%p 상승했다. 새정치연합의 정당 지지율은 45%로 1년 전과 비교해 10%p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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