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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200조원 '시한폭탄', 이래도 빚내서 집 사라?

여행가/허기성 2015. 5. 13. 21:18

주택담보대출 중 부실 위험이 큰 금액의 규모가 약 200조원으로 지난해 기준 한국 GDP의 약 1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금액은 평균 1억~1억2000만원 대출을 받은 약 190만 가구가 원리금 상환이 어려운 부채·소득 구조라는 점을 고려해 산출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전날 공개한 안심전환대출 실적을 보면 안심전환대출 대상자 112만 가구 중 30%를 밑도는 32만 가구만 안심전환대출로 갈아탔다. 나머지 80만 가구는 2%대 파격적 금리에도 원금을 같이 상환하기 어려워 포기한 것으로 금융권은 분석했다.

이번에 안심전환대출 대상에서 제외된 2금융권의 주택 담보대출 110만 가구도 대부분 원리금 상환 능력이 없을 것이라는 게 금융 당국의 판단이다. 이번 통계는 실제 원리금 상환 능력과 의사가 있는 가구가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어서 그 의미가 크다

 

서울 한 아파트단지 전경. 사진제공=뉴시스즉 안심전환대출 대상이 되는데도 신청하지 않은 190만 가구는 사실상 원금상환이 몰리는 시기에는 가계부채가 집단 부실화될 위험이 크다는 얘기로 그동안 정부의 규제완화 기조에 힘입어 폭증한 가계 부채가 우리경제의 얼마나 위험한 뇌관인지를 여실히 증명한다.

이런 대출 방식은 풍선의 바람구멍처럼 일정 거치기간 동안 이자만 조금 내다가 원리금을 내는 시기가 도래하면 부담이 풍선 몸통처럼 커지는 탓에 풍선식 대출(balloon payment)이라고 불린다.

풍선식 대출 구조는 과거 미국 대공황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등 두 차례 위기를 불러온 바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2008년부터 거치기간 연장을 시행하며 문제를 더욱 키웠다. 노무라증권은 지난 3월 보고서를 통해 이 비율이 우리나라가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으로 2017년까지 원금 상환이 시작되는 분할상환 대출 규모는 84조원에 달한다. 올해 17조6000억원, 내년에는 30조6000억원에 해당하는 대출자들이 원금을 갚기 시작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원금을 갚을 능력이 안 돼 몇 년째 만기를 연장하는 비율이 90% 안팎에 달한다. 일시상환 대출의 만기 연장률은 2011년 90.4%와 2012년 89.5%, 2013년 88.0%, 지난해 1~9월 중에도 89.5%를 기록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팀장은 "집값 하락과 금리 변동, 소득 하락 등이 겹친다면 대출자는 원금을 갚아야하는 시점에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 "가계부채를 구조개선 한다면서도 빚내서 집 사라고 부추기는 정부의 이중적 행태가 근본적 원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