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평택개발… ‘땅 치는’ 투자자들
미군기지 이전 등 개발 호재 속 임대사업 고수익 과대광고 ‘봇물’
건설업체 믿었던 피해자 속출
‘역세권개발 부지’ 20억 투자자 부동산 전문가 ‘3억’ 평가에 분통
개발 호재를 맞은 평택에 추측성 허위·과대광고를 앞세운 건설업체가 난립하고 개발 예정지를 헐값에 사들인 뒤 투자자들을 현혹해 비싼 값에 지분을 되파는 사기 등이 우려(9월17일자 1면)되는 가운데 실제 피해자들이 잇따라 발생,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5일 평택시 등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천670건, 지난해 1천610건 수준이던 시의 건축허가 현황이 올해 8월까지 1천408건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업체 등이 근거 없는 장밋빛 미래를 언급하며 투자자들을 현혹, 피해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수원에 사는 A씨는 지난해 1월 임대사업을 통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말에 2억여원을 투자해 평택시 포승읍에 있는 도시형 생활주택 2세대를 분양받았다. 심지어 A씨는 훗날 투자가치가 높아질 것이란 기대에 부풀어 현장도 방문하지 않고 계약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두 차례에 걸쳐 8천만원을 대출받기까지 했다.
A씨는 “분양을 받아 임대사업을 시작하면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55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현혹돼 빚까지 져가며 분양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기대와 달리 실제 거래는 보증금 300만원, 월세 30만원가량에 이뤄지고 있고, 이마저도 방이 나가지 않아 매달 11만원의 대출이자와 8만~9만원의 관리비를 지불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시행사인 B업체 측은 “입주 당시 월세는 35만~50만원까지 형성돼 있었지만, 현지 부동산업체들의 불협화음과 수분양자들의 불안한 심리로 임대료의 현저한 하락이 초래된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일부 분양 사원들이 당사와는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임대 보장확약에 대한 언급 등을 했을 수는 있지만, 당사는 임대 보장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에 사는 C씨도 평택시 현덕면 일대가 KTX 역세권으로 발전할 것이란 말에 확인도 없이 20억여원을 들여 5천여㎡를 구입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는 “개별 공시지가와 입지 유용성 등을 살펴본 결과, 해당 부지는 3억원이면 살 수 있는 토지”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투자자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평택 곳곳에서는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묻지마’ 홍보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임대사업으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내용의 광고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시는 건축주들에게 공문을 보내 허위·과대광고를 통한 분양을 삼가라고 지도했다. 이에대해 장정민 평택대학교 도시 및 부동산개발학과 교수는 “검증되지 않은 광고가 평택에 난립하는 상황에서 광고만 믿고 투자하는 건 상당히 위험하다”며 “투자에 앞서 반드시 현장을 방문하고 형성된 부동산 가격과 주변 여건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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