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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갑부' ZARA 회장, 명동 빌딩 산다

여행가/허기성 2015. 11. 1. 16:19

 

 

 오르테가 인디텍스 회장, 22층 엠플라자 매입
아시아 부동산 첫 투자
입찰가 4300억원에…자금조달 증명서도 제출

 

글로벌 패션 브랜드 자라(ZARA)의 창업주 아만시오 오르테가 인디텍스 회장이 서울 명동의 복합상업시설인 ‘엠플라자’를 매입한다. 막대한 재력을 앞세워 10여년 전부터 전 세계 부동산시장의 ‘큰손’으로 군림하고 있는 오르테가 회장이 아시아 지역 부동산을 사들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2위 갑부의 명동 입성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국계 자산운용사 인베스코는 명동 엠플라자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스페인계 자산운용사인 폰테 가데아 프라이빗에쿼티(Ponte Gadea PE)를 선정했다. 오르테가 회장은 이 회사를 통해 개인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매각 측은 4300억원 상당의 입찰가를 써낸 폰테 가데아 PE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하고 세부 조건을 협의하고 있다.

엠플라자의 주소는 서울 중구 명동2가 31의 1. 명동 한복판 옛 제일백화점 자리에 있다. 1971년 준공돼 2008년 리모델링을 거쳐 지하 2층~지상 22층, 연면적 2만7010㎡의 현재 모습을 갖췄다. 지하 1층~지상 5층에는 패션 브랜드 자라와 포에버21의 플래그십 스토어(브랜드를 대표하는 대형 매장)가 있다. 지상 7~22층에는 일본의 서일본철도그룹이 운영하는 솔라리아니시테츠호텔이 9월부터 문을 열고 영업 중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자라와 포에버21은 2023년까지, 호텔은 2027년까지 임대 기간이 남았다”며 “안정적인 임대수익뿐 아니라 호텔의 영업실적에 따라 초과 수익도 낼 수 있는 건물”이라고 말했다.

본인이 세우고 키운 글로벌 브랜드인 자라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입점한 건물이라는 점도 오르테가 회장이 투자를 결심한 이유라는 분석이다. 오르테가 회장은 인디텍스그룹을 통해 자라, 마시모두띠, 풀앤베어 등의 패션 브랜드를 갖고 있다. 올해 포브스가 선정한 갑부 순위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라 있다.

○글로벌 부동산 쥐락펴락

이번 입찰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코람코자산신탁, 도이치자산운용 등 국내 기관과 해외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폰테 가데아 PE는 평균 입찰가(약 4200억원)를 웃도는 4300억원을 제시했다. 가장 높은 가격은 아니었지만 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투자확약서(LOC)를 제출한 것이 신뢰성을 높였다는 관측이다. 향후 기관투자가로부터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운용사보다는 확실한 자금력을 증명한 개인 자산가를 더 선호한다는 얘기다.
오르테가 회장은 엄청난 개인 재산을 앞세워 글로벌 부동산시장에서 기관투자가들을 제압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1년 말 43층 규모의 스페인 마드리드 ‘피카소 타워’ 입찰 과정은 유명한 일화다. 글로벌 부동산투자회사인 티시먼스파이어프로퍼티스의 매입이 거의 결정된 상황에서 매입가 5억5600만달러 전액을 현금으로 내겠다는 조건을 내걸며 막판에 매물을 가로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오르테가 회장의 지난해 말 기준 추정 부동산 자산은 61억달러(약 6조9000억원)에 이른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미드패킹 지구, 베벌리힐스의 로데오 드라이브, 영국 런던의 웨스트엔드 내 알짜 부동산들이 그의 ‘쇼핑 리스트’에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