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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헤드라인"♣

배밭에 고층건물이.. 지방 땅값 '들썩'

여행가/허기성 2015. 11. 5. 22:09

 

[혁신도시 등 개발 好材.. 지방이 전국 땅값 상승 주도] 年 20조 이상 풀린 토지보상금 절반은 인근 토지 투자에 몰려 한전 등 14개 공공기관 이전.. 나주혁신도시 地價 16% 상승 40~50代 귀촌 인구 증가.. 전남 구례 땅값 4.3% 올라

"몇 년 전만 해도 배나무 과수원과 논밭뿐이었던 땅에 고층 건물과 상가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상전벽해(桑田碧海)가 아니라 이전벽해(梨·배나무)라고나 할까요." 나주 빛가람동에 있는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의 김권중 대표는 나주혁신도시의 변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주혁신도시는 작년부터 한국전력 등 14개 공공 기관이 이전하고 아파트와 상가 등이 자리를 잡으면서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인구도 올 9월 1만명을 넘어섰다. 주민 대부분이 30·40대다. 지가(地價)도 올 들어 16.46% 상승해 전국 최고(最高)를 기록했다. 김 대표는 "서울·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투자자들이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전남 공동 혁신도시인 나주 빛가람동의 전경(全景). 빛가람동은 한국전력 등 14개 공공 기관이 이전하고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땅값이 올 들어 16.5% 정도 올랐다. /한국전력 제공
광주·전남 공동 혁신도시인 나주 빛가람동의 전경(全景). 빛가람동은 한국전력 등 14개 공공 기관이 이전하고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땅값이 올 들어 16.5% 정도 올랐다. /한국전력 제공

 

◇59개월째 오르는 땅값, 거래도 역대 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땅값은 2010년 10월부터 올 9월까지 59개월째 오르고 있다. 올해 토지 거래량(229만필지)도 2006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만큼 토지 시장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올 1~9월 전국 지가 상승률은 1.67%로 2013년 같은 기간(0.67%)의 2.5배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혁신도시·기업도시 등 개발 사업으로 대거 돈이 풀린 데다 부동산 시장까지 회복세를 보이면서 땅값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PB센터 팀장은 "각종 도시 개발로 매년 20조원 이상 토지 보상금이 풀렸는데, 이 돈의 절반가량이 다시 인근 지역의 토지 투자로 이어지면서 연쇄 지가 상승을 일으킨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적으로는 수도권(1.57%)보다 지방(1.85%)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전국 17개 시·도별로 땅값이 많이 오른 지역을 살펴보면 대구(2.89%)의 상승 폭이 가장 컸고 제주(2.81%)와 세종(2.73%), 부산(2.21%), 광주(2.0%) 등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수도권이 각종 규제에 묶여 있던 사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던 지방이 각종 개발 호재(好材)를 등에 업고 땅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공공 기관 이전, 개발 사업 등이 地價 상승 요인

공공 기관 이전으로 인구가 늘어난 지역일수록 땅값이 많이 올랐다. 전남 나주는 광주·전남 공동 혁신도시 개발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올 들어 지가가 4.33% 상승했다. 전국 시·군·구 중 가장 많이 올랐다. 올해 인구 20만명을 돌파한 세종시도 2.7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대구 동구(3.1%) 혁신도시, 경북도청이 옮겨가면서 신도시로 조성되는 경북 예천·안동 일대도 땅값이 큰 폭으로 뛰었다.

각종 지역 개발 사업의 수혜를 본 지역도 많다. 대구 달성구는 테크노폴리스와 사이언스파크 조성 등의 개발 호재에 힘입어 3.38% 가격이 올랐고, 대전 유성구도 과학비즈니스벨트 개발 사업, 학하지구 등 신개발지의 토지 수요 증가로 땅값이 3.22% 상승했다. 강원도에서는 레고랜드 등 관광단지 개발 기대감이 큰 춘천(2.28%)과 기업도시인 원주시(2.22%)의 상승세가 거세다.

귀농·귀촌 열풍도 땅값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40·50대 귀촌 인구가 늘고 있는 전남 구례(4.3%)가 대표적인 곳이다. 구례지리산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가격 2억원 이내, 300~500평 규모의 땅을 찾는 도시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땅값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아파트 부지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전국적으로 개발 사업이 지속되고 있어 향후 1~2년간 지가는 계속 오를 것"이라며 "특히 수도권 주거용지는 상승 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보고 무턱대고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금물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동부이촌동 지점장은 "토지이용계획확인서와 토지대장, 지적도 등 공부(公簿)를 꼼꼼히 살펴서 땅의 용도·지구·종류 등을 파악해야 미래 가치가 있는 땅을 선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