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업체 “승격하면 큰돈”…열 달에 20만 원뿐
서울 강남과 신촌지역을 중심으로 불법 다단계사업이 다시 판친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이 업체들은 회원이 또 다른 회원들을 모집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는 직급으로 올라간다며 '승격식'을 엽니다.
그러나 이렇게 승격돼봐야 남는 건 빚밖에 없습니다.
윤수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승격식'이라고 써진 칠판 앞에서 즐겁게 춤을 춥니다.
소감을 말하다 울먹거리기까지 합니다.
[현장음 : 다단계 업체 회원]
"(직급이) 올라가면 힘들 거다. 멋있을 거다 하는데… 더 못 올라간 것도 마음 아픈데… 다시 한 번 축하 한 번만 해주세요."
곧이어 다른 회원들의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회원을 많이 모집한 사람을 진급시켜 준다는 명분이지만 사실은 다른 회원들을 자극하기 위한 자리입니다.
아예 대형 건물을 빌려 마치 콘서트를 하듯 떠들썩하게 단합행사를 열기도 합니다.
[전화인터뷰 : 승격식 참석자]
"나랑 비슷한 시기에 시작했는데 저 사람은 벌써 두 계단, 한 계단씩 먼저 올라가는데…
(진급)하고 월급날 오면은 '나는 오늘 뭐를 샀다'…"
그렇다면 승격한 뒤에 실제 큰 돈을 벌게되는 걸까.
[인터뷰 : A씨/전 다단계 업체 회원]
"10개월 동안 (수입이) 20만 원인가? 그런데 거기서 진짜 있는 척 엄청… 어떻게든 추가 대출 계속하면서."
여동생까지 끌어들인 25살 B씨는 2천 3백만 원의 빚만 떠안았습니다.
[인터뷰 : B씨 / 전 다단계 업체 회원]
"둘이 갔으니까 두 배로 더 힘들고… 아버지가 좀 힘들게 사셔서 '아버지 차 한 대 사드리자'. 지금은 후회 많이 하죠."
또 다른 남자 회원은 다단계에서 빠져 나온 뒤에도 빚을 갚기 위해 허덕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C씨/전 다단계 업체 회원]
"○○마트 배송일이요. 일당으로 5만 원씩 받는데…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만나고 싶은 사람도 많고…"
이들은 지인을 다단계에 끌어들였다는 죄책감으로 심리적 고통까지 받고 있습니다.
채널 A뉴스 윤수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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