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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빅대전 시작됐다…연 1800조원 시장 여는 新기후체제…한국엔 위기이자 기회

여행가/허기성 2015. 11. 29. 06:27

세계 빅대전 시작됐다…연 1800조원 시장 여는 新기후체제…한국엔 위기이자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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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녹색기후기금(GCF) 청와대사진기자단]


위기냐, 기회냐-. 연간 1800조원 규모의 거대한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세기의 경쟁이 시작됐다. 기후변화 재앙을 막기 위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는 ‘신(新)기후체제’ 출범 초읽기 상황에서 대한민국호(號)가 맞은 현실이다.

파리 기후총회 개막, 박 대통령 오늘 출국
타결 땐 한국도 2030년까지 CO2 37% 줄여야
제조업 비중 커도 에너지 효율 등 기술 우수
타국보다 불리 안 해, 철저 대비해 돌파해야


30일(현지시간)부터 다음달 1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로 한국은 시험대에 오른다. 이번 회의는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모멘텀으로 꼽힌다. 기온 상승을 19세기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해 2도 이내로 억제할 수 있느냐가 달려 있어서다. 회의에는 140여 개국 정상과 196개 당사국 대표단, 기후 전문가와 기업 관계자, 환경단체 등 4만여 명이 참가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29일 출국한다.
신기후체제는 온실가스 감축 경쟁을 통해 세계 경제지도까지 뒤흔들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은 긴장하고 있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한국은 유엔에 제출한 자발적 감축 방안(INDC)을 이행해야 한다.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 대비 37% 감축이 우리의 의무다. 국내 제조업 비중이 31%로 유럽연합(EU)의 16%보다 크고 에너지 효율도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해외 배출권을 사 일부(11.3%)를 채워도 녹록지 않은 과제다. 자칫 산업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정서용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는 “(영국의 경제학자 니컬러스 스턴 경의 지적처럼) 신기후체제 출범으로 세계총생산(GWP)의 2%에 해당하는 새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보급, 에너지 효율 제고, 기후변화 적응 등과 관련해 거대한 시장이 열린다는 것이다. 2014년 기준으로 GWP는 78조 달러인데 이 중 2%는 1조5600억 달러(약 1800조원)다.

대부분 국가는 자국 내에서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선진국이 개도국을 지원하는 형태도 나올 전망이다. 선진국들은 2020년까지 모두 1000억 달러를 모금하고, 2020년 이후에는 매년 1000억 달러를 개도국에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개도국들은 2030년까지 6000억 달러의 기금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은 개도국 지원자금을 총괄하는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을 인천 송도에 유치했다. 우리 기업이 이 자금을 활용해 개도국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지난달 유엔기후변화 정부 간 패널(IPCC) 의장에 당선된 이회성 고려대 교수도 “새로운 기회를 선점한다면 신기후체제는 한국에 축복”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른 나라처럼 기후 대책을 위해 포기해야 할 화석에너지 자원이 없고 1차 오일쇼크 이후 40년 동안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제고에 투자한 덕분에 어느 국가보다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최근 ‘2030 에너지 신산업 확산전략’을 통해 전기차 100만 대 이상 보급과 에너지저장장치(ESS) 확대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2030년 국내 에너지 신산업 시장이 지금보다 10배 이상인 10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추정한다.

이런 기회는 거저 얻는 게 아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유환익 산업본부장은 “온실가스 포집·저장(CCS)기술을 상용화하는 데 10년 이상 걸린다”며 “정부 정책에 일관성이 있어야 기업들이 투자를 한다”고 말했다. 녹색기술과 관련된 정부 예산이 2011년 1조원에서 올해 7000억원으로 줄어드는 상황은 곤란하다는 것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김길환 박사도 “민간 부문이 투자를 결정하려면 장기적인 시그널이 중요하다”며 “투자하면 돈을 벌 수 있고 저탄소 경제가 중요하다는 정치적 시그널이 동시에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