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새해부터 혹독한 다이어트... 신한은행 내주부터 희망퇴직 실시
신한은행이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지점 40여개를 통폐합하고 희망 퇴직을 실시해 몸집 줄이기에 나선다. 경기 침체와 저금리 국면이 지속되고 있어 현 수준의 영업망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오는 13일부터 18일까지 만 55세 이상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희망퇴직을 원하는 직원들이 많아 퇴직자는 약 300명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희망퇴직 대상자는 근속연수에 따라 24~30개월치 임금을 받는다.
신한은행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희망퇴직과 함께 지점 통폐합도 실시한다. 지점 통폐합 대상은 36곳으로, 신한은행의 지점수는 796개에서 760개로 줄어든다. 영업 구역이 겹치는 일부 영업점을 합치는 방식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초에도 지점 40여개를 통폐합했다.
신한은행은 또 비용 절감을 위해 올해부터 일반 소매영업점과 금융센터 등 연접해있는 6∼7개 지점을 하나의 그룹 단위로 묶는 ‘커뮤니티 협업시스템’도 도입한다. 거리가 가까운 지점·금융센터를 지역 단위로 묶어 직원 교육과 교차 근무 등을 하는 방식이다.
신한은행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력·지점 감축에 나서는 것은 영업이익 대비 인건비와 지점 임대료 등 고정 비용이 많이 들어 수익성 개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연말 성과급 성격의 보로금도 지급하지 않았다. “신한금융투자·생명 등 실적이 좋은 타계열사도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데다 경영환경이 나빠져 성과급 지급 사유가 없다”는 게 사측이 제시한 주요 근거지만, 거의 매해 지급해오던 보너스가 사라져 직원들의 불만이 커진 상황이다.
◆ 은행권 고(高)비용 구조 해소 고민
신한은행뿐 아니라 국민·우리·KEB하나은행도 지난해 말부터 지점·인력 감축을 추진 중이다. 은행들이 이처럼 혹독한 ‘다이어트’를 실시하는 것은 은행 지점의 일감이 줄어 들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입금과 조회거래 등을 기준으로 지점 창구를 통해 이뤄지는 거래 건수는 지난해 말 기준 10% 미만에 불과했다. 나머지 거래는 인터넷과 모바일뱅킹, 자동화기계(ATM) 등 비(非)대면거래 채널을 통해 이뤄진다.
대면 거래 비중은 계속 떨어지는데 은행 지점 운영 비용은 은행 수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게 국내은행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KEB하나·신한·우리 등 주요 시중은행의 총영업이익경비율(CIR·영업이익 대비 판매관리비 비율)은 60% 안팎이다. 인건비, 점포 임차료, 물건비 등 판매관리비가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로 발생하는 이자이익과 수수료를 포함한 비이자이익 등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과 비교할 때 60% 가까이 된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고비용 구조가 수익성을 악화시킨다고 보고 이를 개선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은행들이 금융시장 규모에 비해 은행 수나 지점 수가 너무 많은 것은 아닌지 ‘오버 뱅킹(over-banking)’ 이슈가 불거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고령층 등 일부 고객들은 아직도 지점 거래에 의존하고 있어 고객의 불편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적자 점포 폐쇄를 통해 지점 수 축소나 인력 감축을 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비용 절감에는 도움이 되지만 오버 뱅킹 해소의 목적이 결국 은행의 수익성과 성장성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은행 접근성이 떨어질 경우, 고객 확보 및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주거래 고객에 대한 다양한 교차 판매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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