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대 2인승 전기차 나온다
"한국야쿠르트 탑승형 전동카트의 성공으로 만족할 수 없습니다. 전동카트를 개발하면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제는 초소형 전기차 시장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최근 충북 진천 대창모터스 본사에서 만난 오충기 대창모터스 대표(사진)는 자체 개발한 초소형 전기차 '다니고(Danigo)'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오 대표는 "다니고라는 제품명은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뜻"이라며 "'다니다'라는 우리말에 '간다'는 의미의 '고(go)'를 붙여 다니고라는 이름이 탄생했다"며 웃었다.
다니고는 앞뒤로 사람이 탈 수 있는 2인승 초소형 전기차다. 배터리를 포함한 총중량이 450㎏에 불과한 가벼운 차량이다. 최고 시속 80㎞를 낼 수 있다. 오 대표는 "LG화학에서 리튬이온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자체 개발한 고용량 리튬이온배터리 팩을 만들어 장착했다"며 "한 번 충전으로 100㎞를 주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장 2300㎜, 전폭 1190㎜로 일반 승용차 주차 공간의 3분의 1 정도면 어디라도 주차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초소형 전기차지만 부가적인 기능도 적잖다. 오 대표는 "기존 2인승 전기차는 양옆이 뚫려 있는 구조지만 다니고는 승용차처럼 사방이 막힌 구조"라며 "비나 눈이 차량 내부로 들이칠 염려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초소형 전기차에 있어 기술적으로 까다로운 부분인 에어컨도 갖췄고 후진 시 후방을 살필 수 있는 소형 모니터도 대시보드에 부착했다"고 설명했다.
쉬운 충전 방식도 다니고의 강점이다. 오 대표는 "차량 후면에 가정용 220V 콘센트를 꽂을 수 있는 충전단자를 만들어 충전소에 가지 않고도 쉽게 충전할 수 있다"며 "아파트 단지 주차장 내에 간단한 충전설비만 만든다면 다니고 소유자들이 주유하듯 쉽게 충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0년 설립된 대창모터스는 설립 이후 전기차 개발에 끊임없는 노력을 지속해왔다. 100억원을 들여 한국야쿠르트의 신형 탑승형 전동카트 코코(COCO) 개발에 성공해 이를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골프카트를 기반으로 한 저속전기차(LSV)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전동카트와 LSV 등을 통해 기술을 축적한 대창모터스에 초소형 전기차는 또 다른 도전이자 도약의 기회다.
정부는 7월 4일 개정된 '자동차 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에 특례규정을 둬 초소형 전기자동차에 대해 외국의 자동차 안전 및 성능에 관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초소형 전기차를 도로 주행을 목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대창모터스는 지난 8월 특례 신청을 마쳤으며 특례 대상 인정을 기다리고 있다. 오 대표는 "연말까지는 특례 대상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늦어도 내년 초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니고 가격은 1000만원대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전기자동차 보급 대상 평가에 관한 규정에 따라 정부 보조급 지원 대상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가격이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보조금을 지원받으면 소비자는 1000만원 이하에 차량을 구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가격은 더 낮아질 수도 있다. 오 대표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배터리 값이 지금의 2배였다. 10년 뒤 배터리 값은 지금의 절반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대표는 "최근 1인 가구 증가 추세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이들이 집 근처로 나가거나 도심 내 출퇴근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작은 국내 전기차 시장엔 대기업이 뛰어들기가 힘들어 중소기업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내년 상반기 국내 시장에 다니고를 선보인 이후 유럽 등을 타깃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8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0년 매출 1000억원, 영업이익률 15%의 글로벌 회사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다니고에 자율주행을 적용하는 내용으로 충북대와 9월 20일 업무협력 협약서를 체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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