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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싸게 타는 법

여행가/허기성 2017. 8. 30. 11:05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싸게 타는 법

 

 

해외여행을 가지만 비행기만큼은 ‘우리 것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 기내식은 무조건 한식을 먹어야 하는 사람, 승무원이라면 모름지기 한국어를 쓰고 친절해야 한다는 사람. 은근히 많다. 이렇게 한국식 서비스를 고집하지 않는다 해도 한국인에게 한국 항공사가 여러모로 편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저비용항공을 제외한 한국 국적 항공사, 즉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값이 비싸서 부담스럽다. 단돈 5만원이라도 저렴하게 국적 항공사를 타고 싶다면 ‘공동운항’, 이 네 글자를 기억하시라. 

 

요즘 항공사들은 실제로 비행기를 띄우지 않는 노선 항공권도 판매한다. 제휴 항공사 좌석을 이용하는 '공동운항'을 통해서다. 비행기 편명 숫자가 네자리인 게 공동운항 편이다.

공동운항(Code share)이란 A항공사가 제휴사인 B항공사의 좌석 일부를 자사의 항공편명으로 판매하는 걸 말한다. 보통 A항공사를 판매사(Marketing Carrier), B항공사를 운항사(Operating Carrier)라 한다. 이를테면 아시아나항공은 캐나다에 취항하지 않지만 인천~밴쿠버 노선 항공권을 판다. 실제로 인천~밴쿠버 노선에 비행기를 띄우는 에어캐나다와 공동운항 제휴를 맺은 것이다. 단순 왕복 노선뿐 아니라 경유편도 가능하다. 대한항공은 프랑스 니스에 취항하지 않지만 웹사이트에서 인천~니스 항공권을 예약할 수 있다. 인천에서 대한항공이나 에어프랑스를 타고 파리로 가서 에어프랑스 국내선 항공편을 타고 니스로 가는 방식이다. 반대로 외국 제휴 항공사를 통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할 수도 있다.

편명 네자리 숫자에 비밀 있다
제휴 항공사 네트워크 이용하는 공동운항
장거리 노선 같은 비행기 50만원 저렴하기도
수하물 ·마일리지 등은 구매 항공사 기준 적용

현재 대한항공은 35개 항공사 604개 노선, 아시아나항공은 30개 항공사 277개 노선에 대해 공동운항 제휴를 맺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 항공사뿐 아니라 자회사인 저비용항공사와도 공동운항을 늘리고 있다. 공동운항이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판매사 입장에서는 직접 비행기를 띄우지 않고도 고객에게 다양한 항공편을 팔 수 있고, 운항사는 판매 채널을 다양화해 빈 좌석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어 이득이다. 롯데백화점이 관계사인 롯데닷컴뿐 아니라 롯데닷컴의 경쟁사이기도 한 지마켓·옥션 등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여행자 입장에서 공동운항은 잘만 이용하면 저렴한 여행의 일등공신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8월29일 에어프랑스 홈페이지에서 오는 9월1일 출발해 9월8일 도착하는 인천~파리 일반석 항공권을 검색했다. 왕복 노선을 모두 대한항공을 타는 공동운항 항공권(편명 AF5093·5092)이 최저 166만원이었다. 대한항공 사이트에서 검색한 같은 항공편(KE901·902), 최저가 항공권은 219만원이었다. AF5093과 KE901 항공편은 인천에서 오후 1시20분에 출발하는 똑같은 대한항공 비행기인데도 53만원이나 차이가 났다. 참고로 일반 항공편은 두자리 알파벳과 숫자 세자리로 이뤄져 있지만 공동운항편은 숫자가 네자리다. 

 

9월1일 출발, 9월8일 도착하는 대한항공 인천~파리 노선 항공권. 8월29일 검색 결과, 가장 저렴한 항공권이 219만원이었다. [대한항공 홈페이지 캡처]

 

에어프랑스 홈페이지에서 검색한 대한항공 공동운항 항공편은 대한항공에서 검색한 것보다 50만원 이상 저렴했다. [에어프랑스 홈페이지 캡처]

한국 출발을 기준으로 했을 때 외국계 항공사는 대체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보다 저렴하다. 특히 할인 프로모션을 잘만 이용하면 파격적인 가격으로 한국 국적기를 탈 수 있다. 공동운항편도 같은 할인 운임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에어프랑스는 지난 8월23일부터 29일까지 할인 이벤트(출발일 기준 11월~2018년 3월 출발)를 벌였는데 인천~파리 노선이 최저 79만원이었다. 여기엔 물론 대한항공을 타는 공동운항편도 포함됐다. 


외국 항공사가 파는 공동운항 항공권이 대체로 저렴하지만 늘 그런 건 아니다. 낮은 운임의 항공권이 모두 팔렸을 경우가 그렇다. 가령 여행 비수기인 11월, 델타항공이 대한항공 인천~로스앤젤레스 노선 좌석을 30석 할당 받았는데 한두 자리 밖에 남지 않았고, 대한항공은 자리가 많이 남았다면 대한항공에서 직접 사는 게 훨씬 저렴할 수 있다. 실제로 11월에 출발하는 대한항공의 유럽·미주 왕복 항공권은 현재 80만원대로 여느 외국 항공사보다 저렴한 편이다.

 

공동운항 항공권이 반드시 유리한 건 아니다. 제공되는 서비스 기준이 천차만별이어서다. 가령 위탁 수하물은 탑승 항공사가 아니라 구매 항공사 기준이 적용된다.

공동운항 항공편을 이용할 때 다른 유의점도 있다. 헷갈리는 게 은근히 많다. 먼저 구매 항공사가 아닌 탑승 항공사 기준이 적용되는 경우다. 공항에서는 구매 항공사가 아닌 실제 탑승 항공사 카운터로 가야 한다. 이걸 혼동해서 터미널이 여럿인 유럽이나 미국의 대형 공항에서 비행기를 놓치는 경우도 다반사다. 면세점에서 쇼핑을 할 때도 구매 항공사가 아닌 실제 탑승 항공사 편명을 알려줘야 한다. 

반대로 수하물과 마일리지는 구매 항공사 기준이 적용된다. 유나이티드항공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천~로스앤젤레스 공동운항 항공권을 구매했다면, 위탁 수하물은 32㎏(아시아나 기준)가 아닌 23㎏(유나이티드 기준)밖에 부칠 수 없다. 항공사에 따라 탑승 전 좌석 지정·기내식과 면세품 사전 주문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