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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먹은 ‘물 펀드’

여행가/허기성 2007. 12. 4. 06:52


“물 펀드로 완전히 물 먹은 셈입니다.”

올해 상반기 여러 증권사,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물 펀드 판매경쟁을 벌였을 때, 3000만원어치 물 펀드에 가입한 직장인 A씨(43)는 요새 한숨만 나온다. 지난 6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 수준으로 곤두박질치면서, 과연 돈을 빼야 할지(환매), 아니면 좀 더 지켜보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물 펀드는 전 지구적으로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는 현실에 착안해 만들어진 펀드다. 대부분 자산을 물과 관련된 상수도 및 하수, 오수 처리 산업, 수자원 관련 인프라 업체에 투자하고 있다.

물 펀드뿐 아니다. 증시가 달아오르던 올 상반기 이후 쏟아져 나온 각종 ‘섹터펀드(Sector fund·특정 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한 많은 투자자들의 심정이 요즘 착잡하다. 위험분산을 위한 대안(代案)투자로서 인기를 모았던 섹터펀드가 요즘 같은 하락 증시에서 수익률을 방어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 큰 하락폭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부동산펀드는 25%까지 깨져

펀드 평가기관인 제로인이 분석한 섹터펀드의 최근 수익률 추이(지난 11월 30일 기준)를 보면, 고유가와 증시호조에 힘입어 일부 원자재 펀드나 금융펀드의 6개월 수익률은 15~28%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나 해외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인 16~22%를 상회하는 양호한 성적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섹터펀드들은 원금(元金) 자체를 지키지 못하는 수익률을 수개월째 보이고 있다. 지난 6개월간 물 펀드의 수익률 성적을 보면, ‘삼성글로벌Water주식종류형’이 -3.46%, ‘한국월드와이드워터종류형주식’이 -2.84%를 보이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충격에 영향을 받은 각종 부동산 펀드들이다. ‘골드만삭스글로벌리츠CLASS1’은 지난 1개월간 수익률이 -7.75%이고, 6개월 수익률은 -10.59%를 보였다. 최악(最惡)의 결합은 ‘일본+부동산’인 일본에 투자하는 리츠펀드들이었다. 삼성투신운용의 ‘삼성J-리츠종류형재간접1-A’의 1개월 수익률이 -4.73%에, 6개월 수익률은 -25.56%에 이르렀다. 여전히 경기회복이 더딘 일본 부동산시장이 글로벌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세계적인 명품을 보유하고 생산·판매하며 재무상태 및 시장지배력이 탁월한 명품브랜드 기업에 투자하는 ‘럭셔리(Luxury)펀드’ 역시 이름값을 못하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였다. ‘우리CS 글로벌럭셔리주식’의 6개월 수익률은 -9.88%, ‘기은SG럭셔리라이프스타일주식’은 -10.45%에 이르렀다.

◆희망을 걸 섹터펀드는 없나

그러나 최근처럼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받는 상황에서 여전히 섹터펀드는 의미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정 국가의 증시상황에 얽매이지 않는 섹터펀드의 특성상, 증시의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위험분산을 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국제경제의 흐름을 잘 파악해 섹터펀드를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대투증권의 손명철 애널리스트는 “섹터펀드는 그 자체로 큰 수익을 얻는다기보다, 다른 메인(Main·주종) 투자를 보완하는 의미로서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어떤 섹터펀드를 고르는 게 좋을까? 하나대투증권은 3일 발간한 ‘월간 펀드 리서치’를 통해 “부동산(리츠) 펀드의 비중은 줄이고, 인프라(사회간접자본)와 원자재에 투자하는 섹터펀드는 늘릴 것”을 권했다. 내년에도 원자재의 가격상승은 계속될 전망인 데다, 아시아지역의 인프라투자 확대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