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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땅값 급등 주택사업 포기 잇따라

여행가/허기성 2008. 4. 1. 12:26
서울 서초구 방배동 321 일대 노후 단독주택 지역.

지하철 7호선 내방역 인근 2만580㎡ 규모의 이곳에는 낡은 집을 헐고 500여 가구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던 S시행사가 최근 사업승인 신청을 자진 철회해 이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이유는 땅값이 너무 올라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 약 1년 전 사업을 시작할 당시 이곳 땅값은 3.3㎡당 1300만원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서초~방배 간 장재터널 추진 등 개발 호재로 땅값이 급등해 지금은 3.3㎡당 2500만원이 넘는다. 2배 이상 가격이 뛴 셈이다. 시행사가 아파트 단지 조성을 위해 땅 매입에 들어가면 값이 더 오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호가가 5000만원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건설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사업을 검토했던 건설사 관계자는 "S사가 시공과 함께 땅 매입을 위해 지급 보증을 요구했으나 분양가 상한제 조건으로 아파트를 공급해서는 수익성을 낼 수 없다고 생각해 거절했다"며 "다른 건설사도 똑같은 이유로 참여를 거부해 사업이 무산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서울 땅값이 매년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건설사의 주택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 실시 이후 급등한 땅값 대비 채산성이 맞지 않아 일부 건설사들은 서울에서는 아예 주택사업을 포기하고 있다. 이미 사업을 시작했던 건설사나 시행사도 땅 매입 부담이 늘자 사업승인 신청을 연기하거나 사업을 중단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단독주택 밀집지역 모습.
동작구 신대방삼거리역 인근에서 200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 분양을 계획했던 C사는 땅 매입 문제로 사업이 지지부진하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해 말 분양을 끝낼 방침이었으나 용지 확보조차 못해 아직 사업승인 신청을 제출하지 못했다. 이 건설사 관계자는 "땅을 비싸게 샀기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를 공급해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승산이 없다는 결론이 나면 사업을 그만둘 수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성동구 성수동 재정비촉진예정지구 안에 고층 아파트 건립을 추진하는 D사도 급등한 땅값으로 고전하기는 마찬가지다. 이 업체는 당초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사업용지 매입을 조건으로 작년 8월 사업 승인을 신청했다. 그러나 땅값이 오르면서 매입에 실패했다. 천신만고 끝에 조만간 분양에 들어갈 계획이지만 업계에서는 비싸게 매입한 땅 때문에 수익을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의 땅값은 매년 큰 폭으로 뛰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최근 발표한 지가 동향에 따르면 서울은 가격 오름폭을 나타내는 변동률이 2006년 9.17%, 2007년 5.88%로 2년 연속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올 들어서도 1월 0.53%, 2월 0.59%로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속적인 인구 유입으로 주택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뉴타운과 한강변 개발(한강 르네상스), 경전철, 지하철 연장선 등 각종 개발 호재도 땅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재개발과 재건축만으로는 서울에서 공급할 수 있는 주택이 한정돼 있고 그렇다고 대규모 아파트를 공급할 만한 택지도 없어 앞으로도 지가 상승은 불가피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정가로 택지비를 인정받아 아파트를 공급해야 하는 분양가 상한제로는 서울 도심에서 땅 매입부터 분양까지 하는 자체 주택사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