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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공화국...

여행가/허기성 2005. 5. 16. 20:24

미디어다음   2005.3.23(수) 15:49
대통령은 '투기와의...  다음기사 - 대통령은 '투기와의 전쟁', 정부부처는 투기 방조?
내수침체, 빈부격차...부동산거품이 만드는 해악들
[기획]부동산공화국을 고발한다 1편
미디어다음 / 선대인기자
부동산공화국을 고발한다
· 내수침체, 빈부격차...부동산거품이 만드는 해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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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사는 신모씨(34). 신씨는 아파트 때문에 한이 맺힌 사람이다. 서울 강동구 일대에서 주로 살았던 그는 당시 함께 자랐던 친구들을 만나기가 꺼려진다. 사연은 이렇다. 90년대 후반까지 그의 가족이 살던 강동구 암사동 강동아파트는 11~18평짜리 소형 서민아파트 단지로 11평 짜리가 5000여만원에 불과했다. 서민아파트 단지이다 보니 주민들도 다들 고만고만한 형편이었다.

하지만 신씨 가족이 내린 단 한 번의 선택이 이후 그와 그의 친구들의 삶을 갈라놓았다. 99년경 신씨 가족은 당시 시세 5000만원이던 아파트를 팔고 피땀 흘려 저축한 돈 5000만원을 더 보태 강동구 명일동의 삼익아파트로 이사갔다. 당시 20평짜리 아파트로 늘려가 가족들 모두 한동안 행복감에 젖기도 했다. “우리도 이런 집에 한 번 살아보는구나” 하고 감격할 정도였다는 것. 하지만 그것도 잠시. 2001년부터 재개발 재건축 붐이 불면서 강동아파트 18평짜리는 3억원을 넘어섰다. 그곳에 가만 머물러 살던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서 2억여원을 간단히 벌었던 셈이다.

이보다 좀더 거슬러 올라가면 그가 느끼는 박탈감은 더 크다. 암사동 이전에 살았던 강동구 고덕동 주공아파트 13평은 88년경에 불과 3000만~4000만원에 불과했다. 그 아파트들이 지금은 4억원을 넘어선다. 눈치 빠른 친구네는 한, 두 채를 더 사놔 십억대 부자가 된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반면 계속 ‘잘못된 선택’만 한 60대의 신씨 부모님들은 여전히 노후 걱정을 하고 있다. 이 문제로 심각한 불화를 겪은 것도 여러 차례다.

신씨는 “초등학교 시절 함께 살던 한 친구네는 집값이 올라 대학도 과외를 받으며 다닐 정도로 윤택했고, 외국 유학도 자비로 갔다 왔다”며 “심지어 집에서 사업 밑천도 대줄 정도”라고 말했다. 비슷한 처지에 있던 친구네가 순전히 집 하나 때문에 ‘신분’이 달라졌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11일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3차 분양 아파트의 모델하우스에 모여든 인파. 지난해 잠시 주춤했던 부동산 값이 올초부터 다시 들썩이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그는 지금도 집 때문에 시달리고 있다. 2001년부터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결국 2003년말 뒤늦게 집장만에 나섰다. 지금 사는 방화동의 22평 아파트를 1억6000만원에 산 것. 집을 살 때 주택 담보 대출을 받아 9000만원의 빚을 졌다. 그동안 원금 일부를 갚아 7500만원의 빚을 지고 있지만 여전히 매월 50여만원을 은행 이자로 고스란히 갖다 바치고 있는 셈. 더구나 한 시중은행에 다니던 아내가 휴직하고 난 뒤에는 살림살이가 더욱 빠듯해졌다. 그는 “한 달 50여만원을 이자로 내다 보니 저축은커녕 외식 한 번 제대로 할 돈도 안 남는다”고 푸념했다. 집을 산 뒤 500만~1000만원 정도 집값이 소폭 오르기는 했지만 그동안 은행 이자와 취등록세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밑졌다는 게 그의 계산법이다.
신씨의 사례는 2005년 현재 대한민국 평범한 서민들의 생활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많은 국민들이 부동산 문제로 고통을 겪으면서도 정작 부동산 투기가 우리 사회 전반에 얼마나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 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정책 당국자들이 자신들의 정책 실패를 감추기 위해 이 부분을 애써 외면하고 대다수 언론도 이를 철저히 따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부동산 투기가 경기 침체와 사회 양극화의 주범이라고 주장한다. 또 부동산 투기는 기업가의 투자 의욕과 근로자의 근로 의욕을 감퇴시켜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떨어트리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부동산 투기로 인한 부작용을 하나씩 따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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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부채로 연간 1% 성장률 손실
김태동 위원 "카드 빚 사태보다 더 걱정되는 분야"
▲부동산 부채로 소비 위축, 내수 침체=부동산 거품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분석해온 민간 싱크탱크인 김광수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가계가 부동산 투기를 위해 은행에서 과다 차입한 돈은 약 133조원에 이른다. 한국 가계부문의 금융이자수지는 2001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투기로 인한 은행차입의 급증으로 2004년 3분기 현재 -6.9조원의 적자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투기가 시작되기 전인 2000년의 금융이자수지가 약 4조원 가량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11조원 가량 줄어든 셈. 결국 이 11조원은 부동산 투기가 없었더라면 국내 가계 전체가 물품과 서비스 구매 등 소비에 쓸 수 있었던 돈이었다.

연구소는 가계의 금융이자수지가 1조원 감소하면 가계소비 위축으로 실질 GDP성장률은 0.28% 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2001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2분기까지 약 3년 동안 부동산 투기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실질 GDP 성장률이 약 3%가량 감소한 것이다. 부동산투기 때문에 한국경제는 지난 3년간 매년 1%가량의 GDP 성장률을 손해 본 셈이다.

부동산 투기는 사실 카드 빚 사태보다 한국경제에 훨씬 더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카드 빚 문제가 주로 하류층에 국한됐다면 부동산투기로 인한 소비 위축은 소비 여력이 큰 중상류층에 폭넓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하나경제연구소가 가계수지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 점이 명확히 드러난다. 이 연구소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현재 가계 대출 433조여원 가운데 부동산 관련 대출은 57.9%인 265조 2930억여원에 이르렀다. 이 같은 부동산 대출 비중은 99년 1분기의 29.1%보다 두 배가량 높은 수치다. 이 자료에서 눈에 띄는 점은 소위 중상류층의 부동산 대출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점. 소득 수준에 따라 10개 계층으로 구분할 때 중상위 계층인 소득 상위 30~40%계층(가구당 월평균 소득 323만원)은 처분 가능한 소득의 29.4%를, 소득 상위 20~30%계층(소득 373만원)이 25.9%를 부채 상환에 쓰고 있었던 것. 상류층인 상위 10% 이상과 상위 10~20% 계층도 각각 처분 가능 소득의 23.0%와 22.6%를 부채 상환에 쓰고 있었다. 이는 부동산 투기 붐이 시작되기 전의 15% 전후와 비교할 때 각각 7~15% 포인트씩 증가한 것. 반면 카드 빚 증가는 부동산 부채에 비해 규모가 작고 저소득층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카드 빚 사태 때 최하위 2개 계층의 가계 부채 규모는 50%대를 넘었으나 상위 5개 계층에서는 부채 상환액에서 거의 변화가 없었던 점이 이를 입증한다.

하나경제연구소 배현기 금융팀장은 “2001년 이후 부동산 투기 때 발생한 중상층의 부동산 부채로 인한 소비 위축이 현재의 내수 침체를 부른 주원인으로 추정된다”며 “저소득층에서 주로 발생한 카드 빚 부담은 조정이 거의 끝난 반면 중상층의 부동산 부채 부담은 여전히 경제에 큰 주름을 안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김태동 금융통화위원은 “부동산 투기 문제가 잠재적으로 카드 빚 사태보다 더 걱정되는 분야”라며 “일본이 부동산 문제를 제대로 대처 못해 10년 이상 잃어버렸는데 우리는 부동산 문제가 해결 안 되면 선진국 꿈을 버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이 같은 상황은 지난해 한국경제의 아이러니를 잘 설명해준다. 지난해 수출기업들은 2003년 대비 30%이상 고성장했고 경제 전체로도 4%대 후반의 괜찮은 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내수경기는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물론 첨단기술산업 중심의 수출이 과거와 같은 내수 진작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것도 한 원인이지만 부동산에 돈이 묶이는 바람에 내수 침체가 극심해졌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노력과 능력 상관없이 땅값, 집값 따라 계층 달라져
"재산 불평등은 소득 불평등보다 더 심각한 사회문제"

▲빈부 격차의 주범=위에 든 신씨의 사례처럼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인한 빈부 격차도 심각해지고 있다. 한 개인의 노력이나 재능과 상관없이 단지 땅값, 집값 때문에 계층이 달라지는 경우가 종종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는 최근 펴낸 책 ‘한국의 계급과 불평등’에서 “주택가격이 비싼 지역에 고가의 아파들이 건설되면서 한국 사회의 독특한 계급불평등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2002년 시정개발연구원이 수집한 1500개 표본 자료를 토대로 소득 및 재산과 지역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눴을 때 강남지역(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의 소득이 평균보다 크게 높지 않았다. 강남지역의 월 평균 소득이 298만여원인데 비해 서울 전체로는 285만원 정도였다.

하지만 주택을 포함한 부동산 재산 규모의 차이는 상대적으로 훨씬 컸다. 강남지역의 가구당 평균 부동산 재산 규모가 3억 1412만원인 반면 가장 적은 서남지역(관악, 동작, 영등포, 구로, 양천구)은 1억8673만원이었다. 서울 전체 평균도 2억1963만원에 그쳤다. 강남지역이 다른 구보다 50~70%가량 더 많은 부동산 자산을 갖고 있는 것이다. 분석 자료가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 폭등이 본격화하기 이전인 2002년 자료이므로 지금 상태에서는 이 같은 부동산 자산 규모의 차이가 더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또 행정구별로 세분화된 분석이 가능했다면 지역별 부동산 재산 격차는 훨씬 더 크게 나타났을 것이라고 신교수는 추론했다.

신교수는 “소득은 주로 직업을 통해 획득되지만 재산은 상속이나 증여를 통해 형성되는 경우가 많아 노력 없이도 세습을 통해 이뤄어 질 수 있다”며 “이러한 재산은 개인의 노력에 따른 대가가 아니라 불로소득이라는 점에서 공평한 사회원리에 합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런 점에서 재산 불평등은 소득 불평등보다 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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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직장 동료, 연봉 비슷해도 부동산 따라 재산 엄청난 차이
"부동산에 눈 밝은 사람이 돈 버는 사회"
최근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사퇴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그가 명확한 증거 없이도 물러나게 된 데에는 집값 폭등에 시달린 서민들의 박탈감이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사진제공=연합뉴스]

▲사회적 위화감 증폭=이 같은 불로소득에 의한 빈부격차 확대는 사회적 위화감을 급속도로 키우고 있다.

올해 나이 39인 김모씨는 30억대의 자산가다. 독신으로 사는 그는 사업을 하거나 로또에 당첨된 것도 아니고, 부모로부터 재산을 많이 물려받은 것도 아니다. 연봉 4000만원 정도를 받는 평범한 봉급생활자일 뿐. 그가 돈을 번 비결은 이렇다. 경상도 시골 출신인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다니게 된 직장 근처인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15평짜리 전세를 살았다. 외환위기 이후인 98년 무렵 재건축이 되면 집값이 오른다는 주위 사람의 말을 듣고 은행 대출과 시골 부모님이 보태준 돈으로 전세로 살던 아파트를 샀다. 이후 이 아파트 가격이 오르자 그는 이 아파트를 담보로 돈을 더 빌려 근처 재건축 아파트를 하나 더 샀다. 이런 식으로 계속 추가 대출을 받아 주상복합아파트를 포함, 지난해까지 모두 5채의 아파트를 사모았다. 특히 2001년 이후 아파트 한 채에서만 5~6억원씩 뛰는 경우가 보통이었기에 그는 은행 빚을 다 갚고도 30억여원의 자산가가 된 것. 그가 이 과정에서 낸 취등록세나 재산세는 그가 번 돈에 비하면 ‘껌값’에 불과했다.

반면 김씨와 같은 직장에 다니는 강모씨(42)는 집값 때문에 가슴에 피멍이 든 사람이다. 조그만 법무법인에 다니는 그는 특수학교 교사로 있는 아내와 함께 맞벌이를 했다. 그는 서울 도봉구 우이동에서 강남 교대역 인근의 사무실로 출퇴근할 때마다 심한 박탈감에 시달린다. 10여년 살아온 20평짜리 빌라는 집값이 제자리걸음인 반면 강남 집값은 하루가 다르게 뛰었기 때문. 맞벌이를 하면서 매월 100여만원씩 저축해왔지만 평수를 늘려 집을 이사가는 일은 갈수록 힘들어지는 것 같다. 그는 “주변에서 아파트 사서 몇 억씩 벌었다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라며 “맞벌이로 열심히 돈을 모았지만 오히려 더 가난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능력이나 노력과 상관 없이 부동산에 눈 밝은 사람이 돈 버는 사회이고 정부는 이를 방치했다”며 “아파트로 돈 벌었다는 사람을 보면 뺨따귀라도 때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500억대 자산가, 사업 적자 나도 부동산으로 돈 벌어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강화에 도움 안돼

▲자원 배분 왜곡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500억대의 자산을 이룬 한 중소기업 사장 배모씨. 세간에 그는 꽤 성공한 사업가로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그는 자신이 10년전부터 해온 주력 사업에서는 사실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가 돈을 번 것은 부동산이었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수십억원대에 나온 강남의 건물을 사뒀다가 이후 부동산 값이 폭등하는 바람에 100억원을 넘게 벌었다. 그는 이런 식의 부동산 투자로만 수백억원을 벌었다. 그는 요즘도 어느 땅이 개발될지, 어느 건물의 값이 오를지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서울시내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씨(63). 그는 3년전 고민에 싸였다. 3억원 가량의 여윳돈이 있어서 음식점을 더 키울 것인지, 다른 자산에다 더 투자할 것인지를 고민했다. 음식점이 잘 되는 편이어서 음식점을 넓혀도 됐지만 당시 부동산 값이 급등하고 있어서 결국 그는 부동산에 투자했다. 서울 강남의 한 상가건물에 투자한 것.

배씨와 김씨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부동산 투기가 일면 생산적인 영역에 투자될 돈이 부동산에 묶이는 결과가 나타난다. 돌고 돌면서 설비투자와 고용창출 등 얼마든지 생산적으로 쓰일 돈들이 부동산에 묶이게 되는 것이다. 부동산 투기로 인한 자원 배분 왜곡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정부의 각종 건설사업의 비용이 증가하고, 기업의 물류 비용과 공장 임대료 등이 연쇄적인 파급효과가 발생한다. 결국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기업 및 국가 전체의 생산성이 떨어지게 된다. 부동산 비용 때문에 기업의 R&D 지출 등이 위축돼 중장기적으로 기업과 국가 전체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도 물론이다.

한국 집값,소득 3만달러 국가들과 비슷
한국 집값 거품 가득한데 건교부는 계속 집값 부양 신호
"도대체 국민 위한 정책 펴는 건가"
강동석 건교부 장관이 이달 7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올해 업무계획을 보고하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올해 집값 상승을 3% 범위 내에서 억제하겠다"고 보고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한국 집값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지난해 중반부터 부동산 가격 급등세가 한 풀 꺾였지만 한국의 집값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경제신문이 22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서울의 집값과 사무실 임대료는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인 영국 런던과 일본 도쿄 수준에 이르렀다. 예를 들어, 도심지 중상급 주택을 기준으로 할 때 서울의 집값은 7억5000만원인데 비해 일본은 6~7억원, 런던은 7억원가량이었다. 우리의 경제력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수준인 셈이다.

실제로 지금 집값은 각종 투기수요 등으로 인해 평균 20% 이상의 거품이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대신경제연구소가 지난 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가격의 20% 정도가 버블이라는 것. 이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2001년 3/4분기 본격적인 버블이 형성돼 지난해 5월 아파트값 대비 버블이 40.7%로 최고에 이른 뒤 지난해 말 20.0%로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김태동 위원은 이 같은 상황을 “10대 청소년이 장정이 져야 할 짐을 지고 가는 것”이라고 비유할 정도다. 현재의 집값이 유지될 경우 국민들은 상당 기간 엄청난 경제적 부담을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집값 거품을 빼야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속도에서는 1년 안에 20%가량을 빼서 주택시장을 실수요 시장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갑작스러운 ‘거품 빼기’가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으므로 서서히 거품을 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반면 건설산업연구원 등 건설산업의 이해를 대변하는 연구기관에서는 “서울의 집값이 다른 나라에 비해 덜 올랐다”며 ‘시장원리에 맡기라’고 주문하기도 한다. 어찌 보면 집값이 더 올라도 괜찮다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건설산업연구원이 건설산업 전체의 이해 관계를 대변할 수는 있지만 문제는 건설교통부의 상황 인식. 강동석 건교부 장관은 3월초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업무보고에서 “올해 집값을 3% 범위 안에서 억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거꾸로 말하면 집값이 3% 정도 오르는 것은 용인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상승률이 전국 평균보다 훨씬 가팔랐던 점을 고려하면 이론적으로는 이들 지역의 집값 상승률은 10%정도까지도 용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경실련 김헌동 아파트값 거품빼기운동본부장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현재 집값이 비정상적으로 높다고 판단하는데 건교부는 지금 집값이 정상이라고 보지 않는다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며 “건교부가 도대체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김광수 소장은 “하루 빨리 부동산 거품을 해소해 가계와 기업이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게 하지 않으면 내수침체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장기화되고 경제 성장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