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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은 몰라도 삼성은 안다

여행가/허기성 2005. 9. 23. 23:08
귀신은 몰라도 삼성은 안다

   
 
ⓒ연합뉴스
공정거래법을 다룬 정무위(위)와 금산법을 다룬 재경위 등이 삼성의 주요 공략 대상이다.
 
지난 7월 초 열린우리당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삼성이 제기한 공정거래법 위헌 소송에 대해 비판 성명을 발표하기 전날의 얘기다.김현미 의원은 삼성의 한 임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정무위 간사가 성명 문안을 작성하기로 했기 때문에 정작 김의원은 내용을 잘 모르고 있었는데도, 이 임원은 이미 문구까지 줄줄 꿰고 있었다.그는 공정거래법 통과에 김의원이 적극적이었다는 것을 의식한 듯 “적당히 해 달라”는 말만 남겼다.

다음날 아침, 정무위 간사인 문학진 의원의 집 앞에는 삼성 고위 임원의 차가 대기하고 있었다.출근하는 문의원에게 ‘선처’를 호소하기 위해서였다.문의원 역시 강경파여서 이 임원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이 날 기자회견장에는 여당 정무위원 11명 가운데 이 두 사람만 나타났다.

겸손한 황태자? 안하무인?
   
 
ⓒ연합뉴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이재용 상무(위)를 만난 뒤 삼성의 미래는 밝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강원도 홍천 휘닉스파크에서 열린 삼성그룹 신입사원 하계 수련회에서는 사장단이 새벽 3시가 지날 때까지 자지 못하고 삼성전자 상무이사 한 사람을 기다려야 했다.직급상 직속 상관인 삼성전자 사장단도 예외는 아니었다.사장단을 하염없이 기다리게 한 장본인은 ‘삼성의 황태자’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37).

이재용 상무는 주요 계열사 사장단이 자기를 기다리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고 새벽 늦게까지 신임 임원과 영입 임원을 포함해 신입 사원들과 어울려 술잔을 건네고 있었다.이날 행사에 참석한 삼성그룹 계열사 임원 한 사람은 “밤 10시쯤이면 술자리가 정리되어 사장단을 포함해 임원들과 함께 모이기로 했으나 이상무가 오지 않아 사장단은 서울로 올라가지도 못하고 피곤해도 잠자리에 들지 못하는 상황이 새벽까지 지속되었다”라고 말했다.

주위에서 한결같이 ‘겸손하고 성실하다’는 평을 듣는 이재용 상무가 젊은 임직원들과 어울려 들뜨다 보니 실수한 것일까. 이상무가 워낙 외부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데다 이상무와 함께 일하는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말을 아끼는 바람에 이상무가 어떤 사람인지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지인들은 ‘재벌 3세답지 않게 소탈하다’ ‘진정으로 자기를 낮추는 겸양이 몸에 배어 있다’ ‘예의바르고 성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제3의 물결> 저자로 유명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이재용 상무와 만나고 나서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 기자에게 “삼성은 복이 많은 기업이다.삼성의 미래는 밝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부자 세습 논란 잠재울 경영 능력 증명해야

이상무를 가까이서 접한 전직 삼성그룹 임원은 익명을 전제로 뜻밖의 말을 꺼냈다.삼성전자 간부 출신 김 아무개씨는 “외부 인사를 만날 때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이재용 상무가 삼성 내부 직원에게는 고압적이고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사례를 자주 경험했다”라고 말했다.제왕처럼 임직원에게 지시를 내리는 아버지에게 도제식으로 경영을 배운 이상무에게 ‘안하무인’ 태도가 무의식적으로 몸에 배어 있다는 것이다.김씨는 “이회장에게는 깊은 통찰력에서 나오는 카리스마가 있지만 재용에게는 그게 아직 없는데, 아버지처럼 굴면 직원 사이에서 ‘재 왜 저러는데?’라거나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있나’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라고 말했다.한마디로 권위가 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재용 상무를 둘러싸고 나오는 두 가지 평가 가운데 어느 쪽이 맞을지는 판단하기 어렵다.아무튼 자질이나 인성과 상관없이 이상무는 혹독한 경영 수업을 하고 있다.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게이오 대학과 미국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에서 석·박사를 취득한 이상무는 2001년 5월 삼성전자 상무보로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하면서부터 3년 동안 삼성그룹 계열사의 국내외 모든 사업장을 방문했다.또 2002년
제너럴일렉트릭(GE) 크로턴빌 연수원에서 인재개발시스템인 EDC 과정을 수료하고 2003년에는 일본 도요타자동차에서 TPS(도요타생산시스템)를 연수했다.

이상무는 2000년 5월 인터넷 사업을 벌이면서 ‘e삼성’을 설립했다.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이상무는 닷컴 열풍이 몰아치던 시기에 의욕적으로 인터넷 사업을 벌였으나 초기 투자비 5백5억원을 날리고 삼성그룹 계열사에 그 손실을 떠안겼다.따라서 이상무가 말썽 없이 삼성그룹 경영권을 인수하려면 국내 최대 기업집단을 이끌어갈 경영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를 눈부시게 성장시켜 부자 세습 논란을 잠재웠듯이.

극비 조직 ‘지대위’가 노조 설립 원천 봉쇄

   
  삼성 본관 앞에서 열린 ‘삼성그룹의 노동 인권 탄압, 정경 유착, 경제 파탄 책임자 처벌을 위한 촛불문화제’ 모습.  
삼성그룹의 ‘무노조 경영’ 막후에 ‘지역대책위원회’(지대위)라는 비밀 조직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시사저널> 취재 결과 밝혀졌다.구조조정본부 인사팀 산하에 있는 지대위는 삼성 노무 관리의 핵이다.그동안 삼성그룹 해고 노동자들은 개별 사업장이 아니라 그룹 구조본 차원에서 노무 관리를 한다고 주장했는데,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최초로 지대위의 존재가 드러남에 따라 앞으로 정치권과 노동계 등에서 그 역할과 위상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무노조 경영’은 ‘이재용 후계 체제’와 함께 삼성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단순히 노조 없는 경영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숱하게 인권을 탄압했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노동계 인사들은 삼성이 초일류 경영을 하는 이면에서 시대에 맞지 않게 권위적이고 봉건적으로 노무 관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건희 회장도 이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지난 5월2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에서는 때아닌 소동이 있었다.학교측이 이회장에게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수여하는 것에 반대하는 학생 1백50여명과 이회장측이 충돌한 것이다.언론이 ‘고대 사태’라고 이름 붙이며 폭력 사태만을 부각했지만, 당시 학생들은 삼성그룹의 아킬레스건을 정확히 겨냥했다.

‘삼성은 노조를 만들려는 노동자들을 납치·감금하거나 사직을 종용한다. 일류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정당한 권리를 짓밟는 행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이다.당시 학생들은  ‘이건희는 노동탄압 박사이고, 그의 경영 철학은 노동탄압 철학이다’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삼성에서 노동조합을 만들려고 시도했던 사람들은 이런 주장에 고개를 끄덕인다.전부터 노동계에는 ‘헌법 위에 삼성법 있다’는 속설이 있었기 때문이다.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은 헌법으로 보장된 노동 3권 중 하나인데 삼성에서는 이것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동계 “헌법 위에 삼성법 있다”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은 일종의 경영 이념이다.고 이병철 회장이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노조는 안 된다”라고 했던 것이나, “삼성이 인정하지 않는 것은 노조가 아니라, 노조의 필요성이다.삼성은 노조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경영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라는 이건희 회장의 언명에 잘 나타나 있다.

그렇다고 삼성에 노조가 없는 것도 아니다.삼성 계열사 가운데 노동조합이 있는 곳이 8곳이나 된다.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중공업 삼성정밀화학 호텔신라 에스원에 노동조합이 있다.성격은 다르지만 2003년 2월에는 개별 기업을 초월한 삼성일반노동조합(위원장 김성환)도 설립되었다.

그러나 삼성 계열사 노조 가운데 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중공업·호텔신라·에스원 노조는 이른바 ‘유령 노조’ ‘종이 노조’다.삼성화재는 안국화재 시절인 1987년, 노조를 만들려던 노동자들보다 한 발짝 앞서 회사측이 먼저 노조 설립을 신고했다.삼성중공업도 1988년 노동자들이 노조 설립 서류를 접수시키기 10분 전에 회사측이 먼저 서류를 접수시켰다.호텔신라는 40분 먼저, 에스원은 20분 먼저 회사측이 노조 설립 신고 서류를 해당 관청에 접수시키는 바람에 노동자들의 노조 설립이 좌절되었다.노동부에 신고된 노조원은 호텔신라 3명, 에스원과 삼성카드는 각각 5명, 삼성화재 2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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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에게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주는 데 반대하는 고려대 학생들.
 
이처럼 ‘선수치기’를 통해 노조 설립을 막는 것은 삼성의 고전적인 수법이다.이것이 가능한 것은 복수 노조 설립 금지 조항 때문이다.노동조합법 제3조 5호에는 ‘조직이 기존 노동조합과 조직 대상을 같이하거나 그 노동조합의 정상적 운영을 방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복수 노조를 금지한다고 명문화되어 있다.그러나 2007년부터는 복수 노조가 허용되게끔 되어 있어 더 이상 이 방법으로 노조 설립을 막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들 외에 노조가 있는 삼성 계열사들은 거의가 합병·매수 전에 노조가 있던 회사들이다.삼성증권은 국제증권이, 삼성정밀화학은 한국비료가 전신이다.민주노총 소속인 삼성증권 노동조합은 지난해 12월 비정규직 노동자 4백명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는 힘을 발휘하기도 했다.한국노총 소속인 삼성정밀화학 노동조합 관계자는 “삼성 계열사 가운데 임금 인상률이 높은 편이다.회사가 노조를 탄압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구조본 “지대위라는 조직 없다”

하지만 새로이 노조를 만들려는 사람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초를 겪는다.삼성 계열사의 한 노동조합 관계자는 “삼성에서 노조 활동을 하는 것은
광주 민주화운동 때 서울 사람들이 삽 들고 광주로 내려가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라고 말했다.그만큼 결사적인 각오가 없이는 노조 활동에 나설 수가 없다는 것이다.

삼성에서 해고된 노동자들의 증언은 이 관계자의 말을 뒷받침한다.노조 설립을 추진하다가 2000년 삼성SDI에서 해고된 김갑수씨는 이렇게 증언했다.
“격리, 회유와 협박, 해외 파견 또는 해고 순으로 탄압이 진행된다.우선 한 사람당 관리자 3-4명이 붙어 동료들로부터 격리시킨다.나도 2000년 2월 한 달간 일본으로 출장 아닌 출장을 다녀온 적이 있다.상급자가 계속 말하는데 버티기가 어려웠다.해외로 파견가지 않으면 해고될 것이라고 했다.내가 파견 나가기를 거부하자 업무를 태만히 했다는 이유로 해고되었다.”

회사는 김씨의 담당자로 그와 가장 친한 친구를 정해 날마다 따라다니도록 했다고 한다. 김씨는 “계열사에 근무하는 친인척이나 친한 친구를 동원해 노조 활동을 그만두지 않으면 자기가 진급하지 못한다거나 잘린다는 식으로 집요하게 설득·회유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삼성SDI의 또 다른 해고 노동자 송수근씨는 “삼성SDI에서 노조 활동과 관련해 해외로 파견나간 사람만 20명이 넘는다.삼성전자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해고냐, 해외 파견이냐 하는 갈림길에서 해외 파견을 택한 노동자가 많다는 것이다.송씨는 “8년째 해외에 머무르고 있는 사람도 있다.들어오면 다시 노조 활동에 나설까 봐 회사가 특별 관리를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2000년 8월 삼성SDI 천안공장에서도 노조 설립을 추진했던 5명 가운데 2명이 멕시코와 말레이시아 사업장으로 파견되어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다.나머지 3명은 해고, 명퇴, 회사편을 택해 길이 갈렸다.

일각에서는 이런 사례를 거론하며 삼성 노동자들이 노조 설립을 빌미로 해서 자기 잇속을 챙긴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이에 대해 김갑수씨는 “노조가 조직되어 있는 회사에서 해직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너무 다르다.어느 누구도 당사자를 챙겨줄 수 없다.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그들을 욕할 수는 없다.상황을 그렇게 몰아가는 회사측이 문제다”라고 말했다.

지대위 인원은 극비 사항

삼성SDI 홍보팀 관계자는 “노조 활동과 관련해 해외로 파견된 경우는 없다.3~5년 근무하는 경우가 보통인데, 법인장이 판단해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면 본인의 동의를 얻어 연장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말했다.해외로 파견 가면 온 가족이 나가는데, 수당이 별도로 나오는 등 혜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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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노무 관리는 일관성이 있다.어떤 사업장에서건 노조 설립 움직임이 있으면 대응 방식이 거의 똑같기 때문이다.이 때문에 삼성일반노조(위원장 김성환)는 노동자들에 대한 삼성의 탄압은 ‘345 사업장 수호지침’ ‘노사관리지침’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시나리오 및 대응방안’ 등의 극비 문서에 따라 치밀한 사전 각본을 갖고 이루어진다고 주장한다.김위원장은 삼성SDI 노동자들에 대한 휴대전화 위치 추적 사건에 대한 검찰 조사에서 “삼성에서는 노동자에 대한 사찰과 감시를 구조본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라고 진술했다.

1989년부터 3년간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연구실에서 근무하며 삼성의 노사관계 이론을 정립한 김선동씨는 <기업경영>이라는 책에서 ‘삼성의 모든 관리는 정보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썼다.‘(그룹)비서실에서는 전국 각 사업장에서 올라오는 정보를 취합해서 그날의 상황을 분석하고 대처한다.정보가 얼마나 빠르고 정확한지 당국에서 삼성에 물어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주목되는 조직이 지대위다.삼성의 한 관계자는 “삼성 노무 관리의 핵심은 구조본 인사팀에 있는 지대위다.구조본 인사팀장이 책임자다.인원은 5명 정도다.삼성 사업장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에 5~8개 지대위가 있다.핵심은 삼성전자·삼성SDI·삼성SDS 사업장이 있는 수원 지대위다.삼성 내에서도 이런 조직이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삼성 구조본 관계자는 구조본에 그런 조직이 없다고 존재를 부인했다.

상시 체제로 가동되는 지대위는 지역마다 별도 사무실이 있다.지대위 직원은 회사 소속이지만 회사에는 거의 출근하지 않고 외곽에서 각종 정보를 수집한다.노조와 관련한 부분 외에도 사업장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고도 모두 챙긴다. 경찰·시청·노동상담소 등 유관 기관들과의 관계 맺기에도 노력한다.

지대위는 현정권 들어 지역 내 시민단체나 환경단체 활동을 살피는 등 영역이 과거에 비해 넓어졌지만 주력은 역시 노무 쪽이다.각 지역 지대위는 최소 인원이 10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전국적인 지대위 인원이 몇 명인지는 베일에 가려 있으나 100명 가까이 되지 않을까 추측된다.계열사-지대위-구조본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통해 신속하고 정확한 보고와 분석이 나오고 그에 따른 즉각적인 대응이 이루어지는 것이다.상황이 발생하면 지대위에 인원이 더 보강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출신 채용하고 공인 노무사 자체 양성

지대위와 관련해 주목되는 사건이 2003년 8월부터 2004년 6월까지 삼성SDI에서 노조 설립을 주도했던 노동자 20여명의 위치를 휴대전화로 추적했던 사건이다.고소 대리인인 김칠준 변호사는 “(삼성에는) 회사 내에서 거의 볼 수 없는 노무담당자들도 있다고 한다.이들의 행적에 대해 수사를 집중한다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삼성그룹의 노무사찰팀은 전국을 무대로 가동된다.삼성SDI 수원공장 ㅅ과장은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경찰서 정보과라든지 노동자에 대한 사찰과 미행을 주로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그를 엄격히 조사해 달라”고 진술했다.

삼성SDI 수원공장 김광하 공장장이 “노조 관련 담당 업무를 맡는 직원을 두고 있지 않다”라고 진술한 것도 눈에 띈다.지대위와  ‘휴대전화 위치 추적 사건’이 관련성이 있는지 주목되는 부분이다.이 사건은 검찰이 이건희 회장 등 삼성 관계자들에게 ‘참고인 중지’ 결정을 내리고, 위치 추적을 한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에 대해 기소를 중지함으로써 현재 미궁에 빠져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경찰 출신들을 챙기는 것도 노무 관리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에는
경찰대학을 나온 사람만 10명 정도 근무한다.경찰은 최일선 정보 창구인 데다 노동 현안이 발생하면 초기 대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또 1990년대 후반부터 공인 노무사를 자체 양성하기 시작했다.한 삼성 관계자는 “시대 상황이 변함에 따라 노무 부문에서도 법적인 대응이 중요하다고 판단되면서 회사 차원에서 공인 노무사를 양성할 필요를 느껴 시험을 보라고 장려했다”라고 전했다. 한국공인노무사회 관계자는 “2000년 이후 삼성 출신 공인 노무사 합격자는 20명 정도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칠준 변호사는 “삼성이 노조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봉건적인 사고를 버리지 않고 모든 것을 관리하려고만 하면 국민 기업이 되기는 힘들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