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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드라마, 중국인 삶 바꾼다

여행가/허기성 2005. 10. 10. 22:20
한국 드라마, 중국인 삶 바꾼다

일부 언론 ‘한류’ 폄훼보도에도 불구 인기 지속 ... 음식, 패션, 결혼 문화까지 바꿔

미디어다음 / 온기홍 프리랜서 기자

“한국 드라마가 13억 중국인의 삶을 바꾸고 있다.”
“중국 시청자들이 ‘한독(韓毒)’에 중독되었다.”

최근 일부 중국 언론과 연예계에서 ‘한류’ 열풍을 폄훼하는 보도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한국 드라마가 중국인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중국 언론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5월 21일 홍콩을 방문한 '한류' 스타 이영애가 '대장금' 포스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05년, 중국 대륙에 한류가 가장 세게 불어 닥친 해”= 지난 6일 중국 화시두스바오(華西都市報)는 “중국 대륙에 한류가 불어 닥친 이래 2005년은 가장 충격적인 한 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에는 한국 드라마들이 잇달아 소개되면서 중국 안방에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9월부터 후난 위성TV에서 방영되고 있는 사극 ‘대장금’과 국영 CCTV에서 방영되는 ‘굳세어라, 금순아’는 같은 시간대에 편성되면서 한국 드라마끼리 시청률 경쟁을 벌일 정도다.

지방 방송인 쓰촨TV에서도 ‘여인천하’에 이어 ‘파리의 연인’을 방영하고 있다. 쓰촨TV는 ‘파리의 연인’ 종영 뒤에는 또 다른 한국 인기 드라마를 방영할 계획이다.

‘인어아가씨’, ‘보고 또 보고’, ‘천국의 계단’, ‘목욕탕 집 사람들’ 등도 중국 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바 있다. ‘가을동화’, ‘겨울연가’, ‘다모’, ‘미안하다, 사랑한다’, ‘옥탑방 고양이’, ‘이브의 모든 것’, ‘안녕 내사랑’, ‘모델’과 같은 한국 인기드라마는 DVD나 인터넷을 통해 중국인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 드라마의 선전 덕분에 드라마에서 보여 지는 한국의 예절ㆍ가족관계ㆍ음식ㆍ의복 등이 중국인에게는 부러움과 반성의 대상이 되면서 실생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집에 돌아오면 ‘다녀왔습니다’라고 인사해라”= 한국 드라마가 중국인의 생활에서 가장 먼저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부문은 ‘예절’.

화시두스바오에 따르면 올해 칠순이 되는 중국인 장 모 할머니는 ‘천국의 계단’을 시청하면서부터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게 됐다. 한국 드라마에는 일상생활의 인정과 세태가 그대로 배어있다고 느꼈기 때문.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면서부터 장 할머니는 손자, 손녀들에게 “집에 돌아오면 ‘다녀왔습니다’고 인사하라”고 특별한 ‘명’을 내렸다고 한다. 할머니는 또 자녀들에게 월급을 타면 내의를 선물해달라고 부탁을 했다고 한다. 드라마 ‘인어아가씨’에서 본 것을 그대로 따라 했던 것이다.

신문은 “한국의 문화전통은 중국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며 “예와 효는 중국인 팬들이 인정하는 품덕이다”고 전했다.


드라마 `대장금'의 선풍적인 인기와 함께 한류열풍이 계속되면서 홍콩에서는 대한항공 기내식 비빔밥이 '장금식',' 대장금식' 등으로 불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은 홍콩의 젊은 층이 즐겨보는 주간지 4월11일자에 보도된 대한항공 기내식 비빔밥 소개 기사. [사진=연합뉴스]
▲”한국 비빔밥 좋아한다”= 드라마에 소개된 한국 음식도 중국인들의 큰 관심 대상이다. 원래 샤브샤브는 중국인이 즐겨 찾는 음식 중에 한 가지였다. 그런데 샤브샤브가 새로운 경쟁자를 만났다.

샤브샤브를 즐기던 중국인들이 최근 들어 부쩍 한국 불고기를 찾기 시작한 것. 최근 베이징이나 청두 등 도시에서는 한국 전통음식점 앞에 기다랗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또 집에서 식사할 때 젓가락을 쓰지 않고 밥과 반찬을 한 그릇에 담아 비벼 먹으며 ‘한국 비빔밥’이라고 부르는 중국인도 늘고 있다고 한다.

▲“대장금 보고서 중국 주부들 너도나도 주방에 들어가”= ‘대장금’이 방영된 후부터 중국 주부들 사이에는 작은 변화가 생겼다. 집에서 밥을 짓지 않던 많은 여성들이 ‘너도나도’ 주방에 들어가기 시작한 것.

중국 신문에 따르면, 류 모씨(여)는 특별히 서점에 가서 한국요리 책을 사가지고 국경절 연휴 동안 가족과 친척들에게 손수 ‘한국 궁중요리’를 대접했다고 한다.

한국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각 서점에서는 한국요리책 판매가 부쩍 늘었다. 중국요리책에서조차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한국 요리를 추가한 경우도 많다.

요리나 음식 문화뿐만 아니라 한국 드라마는 중국인들의 집안 청소 방식까지도 바꿔놓고 있다. 중국은 같은 동양 문화권이지만 주로 침대를 사용하면서 밀걸레로 바닥을 청소해 왔다. 그런데 드라마를 통해 한국의 ‘온돌문화’를 접하게 되면서 손걸레를 사용해 바닥청소를 하는 중국인이 늘었다고 한다.


최근 중국 본토의 한국 드라마 인기는 대만, 홍콩 등보다 늦은 감이 들 정도다. 사진은 작년말 대만 입법위원 선거에 출마하는 미스 대만 출신 린페이러(林佩樂) 타이중(臺中)시 시의원이 '국회 대장금'이 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한복차림으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웨딩 촬영도 한복차림으로= 중국인들의 패션에도 한국드라마 열풍은 거세다. 새로운 한국 드라마가 방영될 때마다 옷 입는 유행이 변할 정도다.

화시두스바오 보도에 따르면 열렬한 한국 드라마 팬인 이 모씨는 요즘 매일 밤 9시 40분부터 사천TV 부녀아동채널에서 방영하는 ‘파리의 연인’을 시청하고 있다. 그녀는 TV를 시청하는 동안에 극중 주인공이 입었던 옷들을 메모해 둔다. 다음날이 되면 그녀는 청두 시내 각 백화점을 돌아다니며 비슷한 옷을 구입한다.

중국 각 도시의 옷가게에는 한국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옷가지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요즘은 짧은 카디건이 유행하고 있다.

웨딩 촬영에서도 한국 드라마의 위력을 엿볼 수 있다. 요즘은 특히 ‘대장금’을 주제로 한 웨딩 촬영이 유행이다. 한 웨딩 촬영소 사장은 “수많은 중국 여인들이 대장금에 나오는 전통 한복의 아름다움에 혼을 뺏겼다”며 “대장금을 주제로 웨딩 촬영을 하려는 고객들의 예약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 여행, “은서네 집에 한번 가보자”= 10월 1일부터 9일까지 이어진 국경절 황금연휴 때 청두지역의 한 언론매체에서 근무하는 우 모씨(여) “TV에 나오는 한국의 실제 모습이 어떤지 너무 궁금하다”며 “이번 휴가 때에는 꼭 한국에 가 볼 것”이라고 말했다. 우 씨는 이번 여행길에 ‘파리의 연인’에 나오는 여주인공이 입었던 짧은 카디건을 입고 나섰다.

'가을동화'에서 나왔던 속초 청호동의 '은서네 집', 준서가 은서를 업고 걸었던 강원도 고성 화진포 바닷가, 준서가 작업실로 썼던 양양군 상운폐교, 태석과 은서가 자전거를 타고 거닐었던 창평군 '가을 길' 등은 중국팬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