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10개 권역으로 분산개발

수도권, 10개 권역으로 나눠 분산개발

[한겨레] 수도권 낙후지역 등을 대상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정비발전지구가 내년에 도입되고 앞으로 3년 동안 한해에 60만평씩 모두 180만평의 산업단지가 수도권에 공급된다. 또 수도권 공간구조가 서울 집중에서 통근권과 생활권, 역사성 등을 고려해 인천~부천~김포권, 수원~화성권, 성남~용인권, 안양~군포~의왕권, 남양주~구리권, 평택~안성권, 의정부~양주~동두천권, 안산~시흥권, 파주~고양권, 이천~광주~여주권 등 10개의 자립적 도시를 기반으로 하는 다핵 연계형으로 바뀐다. 3년간 산업용지 180만평 공급등 민심 달래기 낙후지역 규제완화 ‘정비발전지구’ 2006년 도입 국토연구원은 2일 경기 안양시 평촌 본원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제3차 수도권정비계획(2006~2020년)안 공청회’에서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수도권정비계획안’을 발표한다. 이번의 수도권정비계획안은 행정도시 건설,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으로 상심이 큰 수도권 민심을 달래기 위해 나온 것으로, 정부는 이 안을 토대로 여론을 수렴한 뒤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거쳐 연말까지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 정비발전지구 도입=공장총량제 등 수도권 관련 규제를 예외적으로 풀어주거나 완화하는 정비발전지구제는 소규모 지역별, 프로젝트별로 지정된다. 대상은 공공기관 지방이전, 행정도시 건설로 공백이 예상되는 과천청사 등 공공기관 터와 주변지역, 낙후도가 심한 접경지역·자연보전권역, 서울 구로·영등포 등 도심권 공업지역 등이다. 건설교통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법령을 정비하고 지자체의 신청을 받아 3~4곳을 정비발전지구 시범사업지로 우선 지정할 방침이다. 정비발전지구의 규제완화 범위는 개략적인 것만 정해졌는데, 현재 금지된 과밀억제권역과 성장관리권역 안의 100만㎡ 미만 택지조성 사업, 30만㎡ 미만 공업용지, 10만㎡ 미만 관광지 개발 등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재영 건설교통부 국토균형발전본부장은 “수도권정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사안에 따라 규제를 풀어줄 수는 있으나, 재정적인 직접 지원은 없다”고 말했다. ◇ 수도권 공간구조 개편=서울 중심에서 10개의 자립형 도시 중심으로 바뀐다. 서울 및 주변지역은 동북아 금융·업무기능으로 특화하고 지식기반 산업 및 도시형 제조업을 중심으로 해 ‘업무 및 도시형 산업벨트’로 조성한다. 수원·인천지역은 수원의 반도체산업, 안산·시흥의 부품소재, 인천 경제자유구역 및 인천공항·항만을 거점으로 한 ‘국제물류 및 첨단산업벨트’로 키운다는 것이다. 또 경기북부지역은 개성공단과의 연계체제를 구축해 ‘남북교류 중심의 산업벨트’로 만든다. 경기동부지역은 자연환경을 활용한 휴양관광과 이천·여주·광주의 도자산업을 문화관광상품과 연계해 ‘전원 휴양벨트’로, 평택항이 있는 경기남부는 ‘해상 물류·복합산업벨트’로 육성한다. ◇ 인구집중유발시설 관리=대기업 공장의 신·증설은 수도권심의를 거쳐 선별적으로 허용한다. 4년제 대학 신설은 금지하지만 인천경제자유구역에 한해 외국대학의 설립과 서울시내 대학의 이전을 허용한다. 또 정원이 늘지 않는 3년제 간호전문대는 4년제로 승격시키기로 해, 적십자간호전문대와 국립의료원간호전문대가 조만간 4년제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연면적 1만5천㎡ 이상의 판매시설과 2만5천㎡ 이상의 업무시설 등 서울의 대형건축물에 부과하는 과밀부담금은 장기적으로 서울 주변지역으로 확대된다. 과밀억제권역과 성장관리권역 안에 택지를 조성할 때는 업무·생산시설을 함께 배치하는 복합적 개발을 유도하고 자연보전권역 안에서 오염총량제를 실시하는 비도시지역은 자구단위계획 구역 안에서 10만㎡~50만㎡, 도시지역은 10만㎡ 이상의 개발을 허용한다. 또 앞으로 5년 동안 매년 900만평씩 모두 4500만평의 택지 공급을 위해 수도권 외곽지역에 대규모 택지를 개발한다. ◇ 앞으로 과제=제3차수도권정비계획은 수도권 인구 비중을 2020년에 전국의 47.5%로 안정화하고 주택 보급, 녹지 등을 늘려 선진국 수준의 삶의 질을 갖춘다는 것이다. 여기에 동북아 경제중심지로서의 경쟁력 있는 수도권 형성, 지방과 더불어 발전하는 수도권 건설이 목표다. 그러나 이번 수도권정비계획안은 올해 6월의 수도권종합발전대책과 내용이 중복되고, 경기도 등 자치단체들이 요구해온 대기업 공장 신·증설 허용, 공장총량제 폐지 등 핵심 내용이 빠져 있다. 또 단계별로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아 앞으로 계획이 바뀌거나 수정될 여지도 있다. 충남발전협의회는 이날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이번 결정은 수도권 과밀억제 정책을 사실상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며 “선별적인 수도권 공장 신·증설 허용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등 지방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