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어자 "임금내역 신고"반발확산

자영업자 ‘임금내역 신고’ 반발 확산

정부가 올해부터 모든 자영업자에게 종업원의 임금을 신고토록 한 조치에 대해 자영업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9일 종업원 임금 지급조서를 내지 않을 경우 가산세(2%)를 물리는 대상을 종전의 복식부기 의무자에서 모든 사업자로 확대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다만 일용근로자를 고용한 경우는 신고는 의무화하되, 가산세 부과는 내년부터 하기로 한 바 있다. ◇근로소득보전세제(EITC) 위한 것=정부는 우선 이 제도는 자영업자에게 세금을 더 거두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저소득 근로자의 소득파악 수준을 높여 이들에게 복지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저소득 근로자의 세금납부액이 세금공제액보다 적을 경우 그 차액을 지급하는 근로소득보전세제(EITC)를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인데 이를 위해서는 저소득 근로자의 소득파악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의 홍보가 부족해 이런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영업자도 많고, 또 취지를 안다해도 실제로 여러가지 부담이 는다면서 불만을 표시하는 자영업자도 많다. ◇자영업자 왜 불만인가=종업원 임금을 신고하게 되면 4대 사회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함에 따라 부담이 는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납세자연맹은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자영업자들이 종업원의 임금을 세무서에 신고하게 되면 4대 보험에 가입해야 하고, 이로 인해 인건비가 평균 8.14% 늘게 된다”고 주장했다. 연맹측은 또 “(보험가입에 따라)자영업자에게 고용된 근로자의 급여도 평균 7.19%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연맹측은 또 임금지급 명세서(지급조서)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가산세 2%를 내야 하지만, 사회보험 부담액보다는 낮아 가산세를 내겠다는 자영업자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맹은 이에 따라 입법반대 서명운동, 사이버시위, 전국규모의 집회 등을 열 예정이다. 자영업자들이 부담증가를 내세우는 국민연금 보험료는 급여의 9%(사용자, 종업원 부담 각 4.5%씩), 건강보험은 급여의 4.48%(사용자, 종업원 각 2.24%씩)이며, 고용보험료(중소기업기준 사용자 0.7%, 종업원 0.45%), 산재보험(식당기준 0.7%, 사용자전액 부담)도 있다. ◇정부 “문제없다”=정부는 “자영업자 가운데 당연히 해야 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들이 반발하고 있다”며 이같은 움직임을 일축했다. 김낙회 재정경제부 소득세제과장은 “그동안 성실하게 4대 보험료를 내고 있는 자영업자와의 형평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경부는 4대 보험 의무가입 사업장은 ‘근로기간 1개월 이상, 월 80시간 이상 근무하는 근로자’를 고용한 곳만 적용되며, 파트타임 근로자를 고용한 자영업자는 보험가입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 ▲일용근로자의 경우 연말정산 의무가 없고 ▲일당 8만원까지는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의무가 없는 점 등을 들었다. 김과장은 “일용근로자에 대한 지급조서는 올해부터 제출해야 하지만, 적응기간이 필요해 가산세 부과는 내년부터 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영업자 중 이미 지급조서를 내고 있는 50만명을 제외하면 올해 새롭게 지급조서를 내야 할 사람은 60만명”이라고 말했다. 재경부는 “지급조서 제출로 인해 불편이 늘겠지만 자영업자들이 종업원의 임금을 쉽게 신고하도록 조치하겠다”며 “4대 보험 업무 역시 복잡한 지식이 없어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로 세무사 비용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