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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의 실버타운 - 과연 사업성이 있을까

여행가/허기성 2006. 9. 10. 08:36
대통령의 전후원회장이 매각한 용인땅에 실버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것이 기사화되면서 과연 실버타운이 무엇이며, 또한 현 시점에서 실버타운의 사업성이 있는 것인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실버타운에 앞서 우선 실버란 용어부터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버란 노인의 머리카락 색이 변하는 것에 기인하는 용어로, 일본에서 노인을 상징하는 용어로 사용되던 것을 우리나라가 그대로 사용함으로써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만 쓰이는 개념이다. 영어권에서는 실버라는 개념은 말 그대로 은(銀)과 관련된 용어로만 사용된다. 실버라는 용어가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중반이후이며, 그 후 1990년대 초반부터는 실버타운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의 실버타운이란 노인과 관련된 주거시설, 요양시설, 레저시설 등이 복합적으로 갖추어진 곳을 의미하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실버타운이란 공식적인 용어가 아니기 때문에 사용하는 사람들에 따라서 다소 다르게 쓰이기도 한다.

가령 1988년 국내에서 가장 먼저 돈 있는 노인들을 입주대상으로 하는 양로시설인 유당마을을 실버타운으로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유당마을의 경우 1996년 양로시설과 연계해서 건강하지 않은 노인들이 입주하는 요양시설을 건설했기 때문에 연계된 건물에 양로시설(64실)과 요양시설(21실)이 붙어있기는 하지만, 실버타운으로 부르기에는 미흡한 점이 많다. 건물부지에 타운으로 부를 만큼 레저와 문화생활을 즐길만한 시설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노인인구가 많은 구미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시설을 일컬어 서비스 하우징(serviced housing)이라고 부른다. 실버타운이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단지 안에 주택과 병원, 레저와 문화시설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간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삼성에서 건설한 노블 가운티조차 실버타운이라기보다는 서비스 하우징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에서 실버타운이 현재 사업성이 있을까? 더욱이 산속 깊은 곳에 지어진 실버타운의 사업성이 있을까? 지난 200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의하면 전체인구중 65세이상 노인인구는 7.3%인 3,372천명으로 나타났다. 전체가구 중 노인 혼자 또는 부부로 가구를 형성하고 있는 비율은 8.1%로 1,159천 가구로 나타났다. 결국 실버타운은 노인가구를 입주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점에서 1,159천 가구가 입주대상이 될 것이다. 여기에 공식적인 노인에 대한 정의는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정의하지만, 주택과 관련된 사업시 노인에 대한 정의는 60세까지 낮아지는 점에서 입주대상은 더욱 늘어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선진국의 경험이나 전문가들의 견해에 의하면 노인과 관련된 사업이 체계화되기 위해서는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10%가 넘어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노인과 관련된 주택이나 시설의 입소율을 볼 때 시외곽이나 산속과 같이 조용한 곳에 노인주택이 지어진 경우에는 입소율이 30%를 넘지 못한다. 설문조사를 해도 노인들이 공기좋은 곳을 선호한다는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노인이기 때문에 외롭고 한가한 곳에 살고 싶어할 것이라는 것은 가장 잘못된 편견이기 때문이다.

노인들도 노인들만이 아닌 여러 세대가 이웃하는 단지에서 대접받으면서 살고 싶어 한다. 다만 노인들이 이용하는 시설이나 노인들만을 위한 전용시설은 노인의 변해버린 육체가 적응할 수 있는 것이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용인의 산속에 건설되는 실버타운은 허가를 받지 않았기에 오히려 건설비용이 낭비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버타운을 건설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인접한 곳에 많은 사람들이 거주하면서 좋은 교통과 자연을 이웃할 수 있는 부지를 찾아야 할 것이다.

[대한주택공사 박신영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