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지난 8월 임시국회에서 '서민'들을 위한다며 부동산 거래세인 취등록세와 재산세의 추가 인하를 고집한데 이어 이번에는 전세대란을 빌미로 또다시 종합부동산세를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
지난 8월 29일 국회에서 통과돼 이달 1일부터 시행중인 지방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우여곡절 끝에 취득세와 등록세 비율을 각각 4%(법인-개인간 거래)에서 2%로, 2.5%(개인간 거래)에서 2%로 인하했다.
그런데 당시 한나라당은 취등록세를 2%에서 0.5% 더 내린 1.5%로(취득세 1% 등록세 0.5%) 하라며 이것이 국민에게 세금을 돌려주는 것이라고 선전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면서 취등록세 감소분에 대한 정부의 보전 방안인 종합부동산세 교부금으로 보전하는 것에 반대하며 양도소득세나 부가가치세를 지방세로 전환하거나 지방교부세율을 높여서 '안정적'으로 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한나라당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 지자체의 세수인 취등록세를 더 줄여 마치 국민 세금을 경감하는 생색을 내는 동시에 부족한 부분은 정부가 떼우라는 말이었다.
그런데 한나라당의 진짜 목표는 취등록세 인하나 지방세 세수 확보가 아니라 종합부동산세였다.
한나라당이 추가 인하를 고집하고 있던 8월 25일 한나라당 김기현 제1정책조정위원장은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교부금으로 취등록세 인하에 따른 기초단체 지방세수를 보전한다는 주장은 광역지자체로 하여금 세수 감소를 그대로 감수하라는 것"이라며 종합부동산세를 믿지 못하겠으니 차라리 법으로 중앙정부가 지방세 세수 부족분을 떼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종합부동산세는 당초 기초자치단체세인 보유세(종합토지세, 재산세) 감소분의 보전대책이다. 한나라당의 주장은 기초단체로 전액 이양되는 종합부동산세 교부금을 광역자치단체세인 거래세수의 감소분으로 보전하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언뜻 들으면 이치에 맞는 듯 하지만 이와 같은 형식 따지기는 곧 한나라당의 최종목표가 '종합부동산세 허물기'에 있다는 점을 드러낸다.
정부여당의 거래세, 보유세 인하만이라도 빨리 이루어 지기를 기대하는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자 취등록세 추가인하와 지방세 세수 국세보전을 이루지 못한 한나라당은 9월 정기국회 들어서 부터는 본격적으로 종부세를 흔들기 시작했다.
이른바 전세대란의 원인을 둘러싸고 한나라당에 새로운 계기가 온 것이었다.
이번에 한나라당이 꼬투리를 잡은 것은 지난 8월 임시국회에서 인하된 재산세 상한 비율이었다.
8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된 지방세법 개정안에서 재산세 인상 상한은 3억 이하 주택에 대해서는 5%, 3억에서 6억 까지는 10%, 6억 이상 주택에 대해서는 50%로 제한 하도록 하향 조정되었다.
당시에 한나라당은 취등록세와 마찬가지로 재산세에 대해서도 각각 2.5%(3억 이하), 5%(3-6억), 20%(6억 이상)로 절반 이상 추가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를 관철시키지는 못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논란이 되고 있는 전세대란과 관련한 일간지의 14일 보도가 나가자 기다렸다는 듯이 종부세를 걸고 넘어졌다.
이날 유기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전세대란이 "오른 집값을 잡겠다며 세금을 잔뜩 올려놓아, 집주인의 세금부담마저 전셋 값에 더하게 된 결과"라면서 "강남 집값을 잡는 데 매진한 이 정부의 부동산정책이 집값은 못 잡고 애꿎은 서민만 잡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대변인은 또 "무주택 서민을 위한다는 정부가 엉뚱하고 어설픈 부동산정책(8.31대책, 종합부동산세)으로 이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면서 전세대란의 원인을 종합부동산세에 돌렸다.
요컨대 집주인의 세금부담(재산세)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에 이것이 전세 세입자에게 전가돼 나타난 것이 전세대란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이 생각하는 해법은 보유세의 추가인하와 마지막 남은 종합부동산세의 폐기처분으로 보인다.
소위 '감세정책'을 이끌고 있는 한나라당 전재희 정책위의장도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무현 정부는 어설픈 부동산정책으로 애꿎은 서민만 힘들게 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서민을 위한 정책을 하루빨리 내놓기 바란다"면서 재산세를 낮추고 종합부동산세를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한나라당은 6억이상의 주택을 보유한 집주인(국민의 1.2%)과 그집에 살고 싶어하는 '서민'들을 위한 '감세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형국이다.
"주택임대차법 개정해 전세대란 막아야"
△15일 여의도 민주노동당 당사 앞에서 열린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촉구 발대식에서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세입자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민중의소리 맹철영 기자 |
민주노동당이 전세대란의 근본적 치유를 위해 나섰다. 민주노동당은 15일 오전 10시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촉구 발대식을 열고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개정을 촉구했다.
지난 6월부터 '민생경제 SOS, 민생지킴이 전국탐방'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동당은 이번 발대식을 통해 주택임대 문제를 본격적인 이슈로 부상시킨다는 계획이다.
민주노동당은 최근의 전세난이 구조적이고 주기성을 띠고 있다면서 세입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4일 국민은행이 발표한 2006년 8월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8월말 현재 서울지역의 전세가격이 올 1월보다 4.0% 올랐고 작년 1~8월 상승률(0.4%)보다 무려 10배나 폭등했다. 또한 월세비율도 2005년 1월 41.4%에 비해 2006년 7월에 43.4%로 증가하는 등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정부는 최근의 전세난을 계절요인이라며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는다"면서 "(정부가) 주기적인 전월세 불안에 대해 제도적인 해법을 내놓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은 1999년 이후 2001년 전세난 및 월세 전환 가속화 등의 급등 시점에서 발생한 세입자 피해, 2004년 말과 2005년 연초 역전세난 등의 전월세 난이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발대식에서 이선근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장은 "정부가 전세자금 대출과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대안으로 제시하지만 미흡한 수준"이라며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으로 주기적인 전세난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는 이날 발대식을 시작으로 민생탐방을 통해 서울 강서, 양천, 노원 등 전셋값이 급등한 주요 지역을 방문해 전세대란의 원인과 세입자들의 피해를 직접 조사하기로 했다. 아울러 민주노동당이 발의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서명운동을 함께 벌이기로 했다.
민주노동당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세입자 자동갱신계약 청구권 및 연 5% 임대료 인상률을 현행 2년에서 10년으로 확대 △전세의 월세 전환율을 10%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제한 △임대료 과다인상 등 임대인 부당행위에 시정명령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전세난 탓에 아파트값도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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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세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강북·강서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물건 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매매가도 덩달아 뛰고 있다. 전세 구하기를 포기한 일부 수요자들이 아파트 구입에 나서면서 ‘전셋값 상승→전세물건 품귀→매매가 상승’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1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세시장은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주요 지역의 전세 품귀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 한 주간(8∼14일) 전세값 상승률은 서울 0.31%, 신도시 0.12%, 수도권 0.35%로 최근 들어 가장 큰 폭의 주간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강북(0.83%), 금천(0.53%), 광진(0.52%), 마포(0.48%), 강동(0.47%) 등 지역의 전세 변동률은 전 주에 이어 눈에 띄게 상승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매매가 상승률도 높게 나왔다. 강북(0.51%), 금천(0.48%), 동작(0.37%), 광진(0.36%), 중구(0.33%), 구로(0.31%), 강서(0.30%) 등 전세가가 많이 오른 강북 지역이 매매가도 많이 오른 것이다.
관계자는 “가을 이사철을 맞아 전세 물건이 달리면서 소형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늘어 가격이 강세로 돌아섰다.”면서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24평형은 전 주에 비해 500만원,33평형은 750만원 정도 각각 올랐다.”고 말했다.
매매가는 서울 0.13%, 신도시 0.1%, 수도권 0.26%로 이전 한 주(서울 0.04%, 신도시 0%, 수도권 0.17%)보다 오름폭이 더 커졌다. 강남(0.02%), 서초(0.10%), 송파(0.02%) 등 강남3구의 상승폭은 미미했다. 분당은 0.03%로 11주 만에 하락세를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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