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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뚝섬에 110층 빌딩 추진

여행가/허기성 2006. 10. 12. 06:30



현대차그룹이 서울 뚝섬 서울숲 옆에 110층짜리 초고층 자동차 테마파크빌딩 건설을 추진한다. 이 빌딩이 건립되면 국내에도 100층 이상의 초고층시대가 열려 도심 스카이라인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하지만 빌딩 건설 과정에서 용도 변경 등 특혜 시비가 일어날 수 있어 무난히 건설작업이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11일 “계열사인 삼표레미콘 공장이 있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1가 683번지 일대 9492평(공유지 2787평 포함)의 부지에 지상 110층, 지하 7층 규모의 자동차 테마파크빌딩 ‘서울 포리스트 워터프론트 타워(Seoul Forest Waterfront Tower·가칭)’를 짓기로 하고, 서울시청·성동구청 등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 빌딩 지하 3층부터 지상 2층을 자동차 테마파크로 조성, 자동차박물관과 미래형 자동차 체험관 등을 건립할 계획이다. 대규모 국제회의를 열 수 있는 컨벤션센터(지상 3~5층)와 전자·정보기술(IT) 분야의 연구·개발센터(6~25층), 대형 호텔과 사무실(26~110층)도 들어선다. 현대·기아자동차 본사도 이 건물로 옮겨간다.



빌딩 건설에 필요한 자금은 약 1조원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빌딩이 건립되면 약 2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약 3만명의 직·간접 고용 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삼표레미콘 공장이 공해를 유발한다는 주민들의 지적이 있어 이 공장을 서울 외곽으로 이전하고, 공장부지에 초고층 빌딩을 건립키로 했다”면서 “빌딩 건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발 이익(274억원 추정)은 사회에 환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계열 현대제철은 당초 이 지역에 약 2만2000평의 부지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서울숲 조성으로 1만5000여평이 수용돼 현재는 6705평이 남아 있는 상태다. 여기에 주변 국·공유지(國公有地) 2787평을 매입, 총 9492평에 빌딩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110층 빌딩을 최종 건립할 때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초고층 빌딩이 들어서려면 현재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돼 있는 부지의 용도가 ‘상업지역’으로 바뀌어야 하므로 이 과정에서 ‘특혜 시비’에 휩싸일 가능성이 있다. 해당 지역이 상업지역으로 용도 변경이 이뤄지면 최소 3000억원의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초고층 건물 건립에 따른 교통난과 고도 제한 여부도 문제다.

삼성그룹도 90년대 중반 강남구 도곡동에 100층이 넘는 초고층 빌딩을 건립, 삼성타운을 조성하려 했으나 교통난을 유발할 수 있다는 반대 여론에 밀려 주상복합 아파트 타워팰리스(최고 69층)를 건립했다. 롯데가 서울 잠실에 추진 중인 112층짜리 ‘제2 롯데월드’는 고도 제한에 걸려 12년째 건립이 지연되고 있다.

서울시청 도시계획과 김영호 주임은 “아직 빌딩 건립 계획이 공식적으로 제출되지 않았지만 빌딩 건립 과정에는 용도 변경 타당성 조사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의 주민 의견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공군측은 “고층빌딩이 전투기 비행에 방해가 될 수 있는지 여부는 구체적인 건립 계획안을 보고 판단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