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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가는 집값’ 백약이 무효?

여행가/허기성 2006. 11. 7. 20:01

[서울신문]대출 받아 내집장만 꿈 사라져

#사례 1 인천 검단에 사는 학습지 교사 최모(37·여)씨는 요즘 울화가 치밀어 밤잠을 설친다. 저축에다 대출을 끼고 이루려던 내집 장만의 꿈이 눈앞에서 날아가 버렸기 때문이다. 신도시 발표로 검단지역의 집값이 평당 1000만원선으로 오르면서 당초 사려던 1억 2000만원짜리 아파트가 며칠 사이 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편과 함께 월 250여만원의 소득으로 금실좋게 살아왔지만 일이 이렇게 되자 괜한 부부싸움만 늘고 있다.“집값이 떨어진다.”고 노래를 부르던 정부 말을 믿고 내집 장만을 늦춰온 자신이 원망스러울 뿐이다.

매도자 우위장세 “부르는게 값”

#사례 2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에서 5년째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 있는 김모(57)사장은 최근 매매 거래를 위해 계약금을 치를 때 매도자가 앉은 자리에서 1억원 정도 매도 가격을 높여 부르는 일은 아주 일반적이라고 소개했다. 매물이 귀해 사려는 사람이 안달하는 매도자 우위의 장세여서 위약이 속출, 호가를 좀 높여 부르는 것은 애교라는 것이다. 추가 호가 제의가 먹혀들수록 집값은 계속 오른다고 김 사장은 덧붙였다.

보수적인 공무원도 “사자” 가세

#사례 3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공무원들이 상담하러 오는 사례가 부쩍 늘어난 게 새로운 경향이라고 지적했다. 투자에 가장 보수적인 집단으로 꼽혀온 공무원들마저도 최근 ‘일단 집을 사고 보자’는 실수요자로 전환했다는 얘기다. 이번 집값 이상 급등은 기존 투기꾼이 아닌 무주택 서민들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단면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참여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한 방안을 거듭 내놓으며 고심하지만 요즘 같은 이상급등 장세에서는 백약이 무효처럼 느껴진다.

기반시설을 국민세금으로 부담하고 용적률을 높여 분양가를 낮추는 것은 물론 민간아파트 분양가 원가를 공개해 집값 인하를 추진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와도 시장은 꿈쩍하지 않는다.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은 공급과 규제 등 지금까지 나올 만한 대책은 이미 다 나온 만큼 정부는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기존 대책들이 조화를 이루도록 점검하고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부동산 114 김희선 전무는 “서둘러 추가 대책을 내놓기보다 기존 대책들의 문제점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면서 “예컨대 판교 중대형 등에 적용한 채권입찰제에 따른 고분양가 등 의도는 좋지만 역효과로 시장 혼란을 초래한 대책들은 다시 한번 점검하고 개선점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분양시장뿐만 아니라 매물이 없어 호가가 치솟는 기존 시장의 문제도 손을 대야 한다는 주문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의 이상급등은 매물 부족으로 생긴 문제인 만큼 시장에 매물이 많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양도소득세 감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남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공급대책도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신한은행 고준석 부동산 팀장은 “강남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신도시를 소비자들이 원하는 강남과 가까운 곳에 지어야 한다.”면서 “용적률을 높여 고급 중대형을 많이 짓는 한편 이와 별도로 중소형 임대에 대한 청사진도 함께 내놓아야 소비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무주택 소비자들은 분양 시장에 적극 뛰어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스피드뱅크 김광석 실장은 “민간아파트의 분양원가마저 공개되더라도 서울에서는 앞으로 더 좋은 물량이 나오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용인 흥덕지구, 경기도 시흥 등 입지가 좋고 가격 측면에서 메리트(이점)도 있는 단지에 적극 청약해 연말까지 통장을 해소하는 전략으로 가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