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우익 시민단체들이 종부세 납세를 사실상 ‘거부’하는 운동을 시작했다.
라이트 코리아(공동대표 강승규·봉태홍), 대한민국 바로세우기여성모임(대표 임은주) 등 보수 우익 시민단체들은 1일 낮 12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조세저항 국민운동 결성’ 기자회견을 갖고, “종부세 납부거부운동을 전국적으로 전개한다”고 밝혔다.
‘북은 핵폭탄! 남은 세금 폭탄! 불안해서 못살겠다!’라는 현수막을 배경으로 진행된 기자회견은 참석자들이 “종부세 내지말자”, “국세청장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시작됐다. 사실상 종부세 납세거부를 천명하는 자리여서 참석자들보다 오히려 많은 취재진들이 취재에 열을 올렸다.
라이트 코리아 봉태홍 대표는 “노무현 정부가 4년동안 급진적이고 졸속적인 정책으로 경제성장을 멈추게 하여 국민에게 고통만 안겨 주었다”며 “북한은 핵폭탄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더니, 노정부는 세금폭탄으로 국민을 까무라치게 하고 있다”고 정부의 조세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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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종부세 과징은 전년대비 두 자리 숫자도 아닌 몇백 퍼센트에서 많게는 수천 퍼센트 이상 과세하는, 전 세계 어느 나라 역사에도 없는 가렴주구(苛斂誅求)형 세금폭탄으로, 종부세와 같은 부당한 조세에 대한 거부운동은 국민의 당연한 권리”라며 “국세청에서 납세거부를 반국가사범이라고 하는 것은 ‘대국민협박’으로 간주할 수 밖에 없다”고 종부세에 대한 거부의 뜻을 밝혔다.
봉 대표는 또 “한나라당이 국민들의 조세부담의 고통을 외면하고 종부세 부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노 정권과 함께 ‘조세과징의 공범’이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봉 대표는 “앞으로 서초, 송파, 강남 지역 주민 대표들과 연대해 보다 체계적인 운동을 펼쳐 나가겠다”며 “5일 국세청 앞에서 가질 청장 퇴진 기자회견이 그 시발점이 될것이다”고 말했다.
16억 아파트 소유 퇴직 교사 “종부세 360만원 못내겠다”
기자회견장에는 자신을 종부세 납세 대상자라고 밝힌 시민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본인을 “퇴직 교사”라고 밝힌 이동호(67)씨는 “교사 생활을 접고 대출을 받아 99년에 3억5천만원에 32평형 아파트를 구입했는데 그게 현재 16억이다”라며 “한달에 연금 240만원 받고 생활하고 있는데 부과된 종부세 360만원을 어떻게 내느냐”고 성토 했다. 그는 “반포동 아파트 주민들은 종부세 대해 거의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진 질의 응답 시간에 “단체의 대표성이 어느정도냐”, “사실상 세금 안내겠다는 것이냐”, “종부세 납세자들이 얼마나 호응하느냐” 등의 질문이 나오자, 봉 대표는 “세금을 내지 않아서 국기를 문란하게 하는 납세거부가 아니라 내용상 납부 지연에 가깝다”며 급히 해명했다.
국세청 “종부세 납부거부 선동 엄벌”
이러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의지는 단호하다. 국세청은 30일 “성실 신고를 방해하거나 거부하도록 선동하는 행위는 조세범 처벌법 등에 의해 고발 등 의법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상률 국세청장도 이날 〈문화방송〉라디오에 출연해 “종부세 대상자의 세부담 능력에 대한 분석작업을 진행중이며 지금까지 분석으로는 공시가격 6억원을 넘는 주택에 사는 분들은 재산이나 소득이 상당 수준에 이른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또한 “공시가격 6억~9억대의 주택에 대한 평균 종부세가 60만원 수준으로 큰 부담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는 일부의 조세저항 움직임이 ‘엄살’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개인 종부세 대상자 23만 7천명 가운데 종부세액이 1백만원 이하인 사람은 10만 9천명으로 전체의 46%에 해당하는 상황에서 이런 단체들의 조세저항 운동이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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